이날 현장에 있던 기자들 모두 황당한 재용씨의 등장에 아연실색했다. 특히 이날 재용씨가 타고온 승용차는 1987년 시판됐다 97년에 단종된 기아 ‘콩코드’였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콩코드는 중고시장에서 거의 거래되지 않으며 가격도 50만∼80만원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 소유주도 재용씨의 소유가 아닌 이모(53)씨로 알려졌다.재용씨의 이날 모습은 마치 지난해 4월 서울지법 서부지원에서 열린 아버지 전두환씨의 재판과정을 지켜보는 듯했다. 당시 전씨는 법정에서 추징금 2,204억원 가운데 1,891억원을 내지않은 이유에 대해 “현금은 통장에 있는 29만1,000원이 전부다”라고 말해 판사와 입씨름까지 했다.
이 때문인지 재용씨의 이날 출두모습을 두고 동정심을 유발하기 위한 의도된 연출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취재진들 내에선 아버지가 추징금 낼 돈이 없어 도자기, 가전도구 등 집안 가재도구들까지 경매에 부쳐 판 상황에서 아들이 화려하게 등장할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니냐는 등 온갖 추측이 무성했다. 재용씨의 이날 출두모습은 네티즌들 사이서도 화제가 됐다. ‘겨울여행’이란 아이디의 네티즌은 포털 D 사이트 게시판을 통해 “전재용이 어제 검찰출두 때를 보니 10년이 넘은 고물 콩코드 승용차를 타고 나왔다”며 “아버지나 자식놈이나 국민들을 희롱한다. 피는 못 속인다”고 말했다.
‘hittc’라는 아이디의 네티즌도 “전재용 콩코드 몰고 나타났다던데. 요즘 코미디가 너무 유치해서”라고 비판했다. 한편 재용씨는 이날 검찰에서 괴자금 170여억원의 출처를 “외할아버지인 이규동씨에게서 받은 돈”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검찰은 재용씨가 돈의 출처를 감추기 위해 이미 사망한 이씨에게 떠넘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