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피임·불임으로 초산 연령층 높아지는 추세
임신 가능성 높이는 무작위적 시술 자제해야… 

과거와 달리 여성의 사회 진출이 잦아지면서 초혼 연령이 높아지는 추세다. 무엇보다 삶의 여유를 누리기에 팍팍한 경제적 여건과 육아 현실은 임신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는 나이를 늦춘다. 이런 실정 때문에 피임을 결혼의 필수 과정으로 여기게 되는 부부도 종종 있다. 임신을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는  ‘딩크족(Double Income, No Kids)’을 자처하는 부부들도 제법 늘어났다. 그러나 아직은 딩크족에 대한 시선이 너그럽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더군다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생식력이 떨어지고 딩크족만으로는 충족되지 못하는 뭔가를 느끼기 시작하게 되면 임신에 대한 조급증이 생기기 마련이다.  

임신이 되는 확률은 부부의 연령, 결혼기간, 성교횟수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이론상 정상적인 부부가 피임을 하지 않고 성관계를 하기 시작한 첫 달에 임신이 되는 확률은 20~25%, 12개월 내에 임신이 되는 경우가 90%다. 과거에는 불임을 1년간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임신이 되지 않는 것으로 정의했으나 현재는 그 기간을 2년으로 지정했다.

임신을 피하기 위한 피임방법으로 흔히 콘돔을 사용하거나 질외사정하는 방법이    있다. 또는 경구용으로 피임약을 복약하거나 팔뚝 안쪽이나 자궁내에 피임기구를 삽입하기도 한다. 질외 사정이나 남성형 피임도구의 경우 피임 실패확률이 비교적 높은 편이기 때문에 경구용이나 삽입형 피임기구를 선택하지만 이는 정상적인 호르몬 균형에 영향을 주거나 자궁 내 자극을 유발하는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차후 임신을 고려한다면 현명한 선택을 할 필요가 있다.

요즘은 한의학계에서는 임신이 안된다는 말을 불임(不姙)이 아닌 난임(難姙)으로 표현하는 것이 맞다고 보는  경우가 많다. 물론 자궁을 적출하였거나, 난소 자체가 없거나 기능을 상실한 경우를 제외한다. 즉 임신이 힘들어진 이유를 찾아 이를 해결하면 임신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양의학에서는 임신이 안 될 가능성이 높거나, 임신이 급하다고 판단될 경우 인공수정이나 시험관시술을 권유하며 배란을 유도하는 처방을 써 가능한 난자수를 최대한으로 끌어내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매달 양 쪽 난소에서 교대로 하나씩 나오던 난자를 한 달에 적게는 여러 개에서 수 십 개의 배란을 유도하기 때문에 몸에 무리한 영향을 미치게 만든다.

또한 그렇게 배란된 난자의 질도 보장하기 힘들다. 즉 부모가 된다고 생각하는 시점부터 남녀 모두 건강상태를 최고로 만들기 위한 시간적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우선 자연 배란 주기에 맞추는 것이 바람직한 데, 그런 노력을 3~6개월 반복했음에도 불구하다면 임신이 되지 않을 때 시술을 고려해보는 것을 권한다. 여성의 경우 다낭성난소증후군이나 비만한 상태에서 자궁을 따뜻하게 하고 순환을 촉진하거나, 체중 감량을 유도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임신될 수 있다. 남성의 경우, 무기력함과 피로감 등을 개선한다는 목표로 치료를 하다 보면 임신에 성공하는 확률을 높인다. 예비 부모의 건강 상태가 좋아지면 자연스러운 임신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평소 부부의 건강상태를 재차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혹 임신을 원하지만 아직 자신의 건강상태를 소홀히 하는 환자를 보면 안타까운 경우가 많다. 

건강한 임신을 위해 출산 전부터 장시간 시간·물질적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은 부부들은 그렇지 않은 부부에 비해 결과적으로 확연히 다르다. 상대적으로 남성보다는 여성의 경우가 더욱 그 준비를 일찍 시작하기 때문에, 가임기 여성의 몸 상태가 얼마나 건강하고 바른지에 따라 질적으로 다른 임신을 할 수 있다. 

건강한 가임률이 높은 20대에 출산을 한다면 문제될 것이 없지만 초산의 연령대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에 임신을 위한 준비기간에 대해서는 무감각한 것이 현실이다.  30대 중후반으로 가면서 생식세포 또한 나이에 비례하기 때문에 임신을 원한다면 준비기간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 불임이나 난임으로 고생하는 여성들도 평소 건강을 지키는 생활 수칙을 실천해 나간다면 임신 가능성을 한층 더 높일 수 있다.

난임을 겪는 부부들에게 자연적인 임신과 수월한 출산은 인생 전체를 걸 만큼 중차대한 일이다.

따라서 느긋한 마음으로 임신 가능성을 높이는 몸 상태를 만들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과정에 초점을 두기 바란다.

무엇이든 “못”하는 것과 “안”하는 것은 다르다. 그 차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건강한 임신의 시작’을 알린다.

<미가람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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