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정치팀] 중국 베이징 주재 무역대표부 소속으로 추정되는 북한 간부가 최근 탈북한 것으로 5일 전해졌다. 태영호 주영 공사를 비롯해 북한 체제에 등을 돌리는 엘리트가 속출하면서 김정은 체제 불안정이 가속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대북 소식통 등에 따르면 북한 보건성 출신인 이 간부는 지난달 말쯤 가족과 함께 탈북했으며 현재 국내로 들어와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그 가족 전용 의료시설인 평양 봉화진료소, 간부용 시설인 남산병원, 적십자병원을 담당하는 보건성 1국 출신으로 전해졌다. 그는 최고위층 전용 진료소에서 사용되는 의료장비와 약품을 북한에 반입하는 일을 맡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현재 확인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밝혔다. 다른 당국자도 “아직 확인된 건 없다”면서 “유관 부처와 해당 보도의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했다. 다만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탈북이) 사실이라면 북한 정권의 최측근이 탈북한 것이기 때문에 저희도 크게 주목하고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 북한 간부는 당초 일본행을 바라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북한인이 주중 일본대사관과 접촉한 사실이 없다”면서 “또 일본에 망명을 희망하는 북한 사람이 있다는 것도 알지 못한다”고 부인했다.

한편 러시아에서도 북한 인사가 탈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8일 러시아 극동지역의 북한 인력송출회사 간부가 근로자 4명과 함께 탈북해 국내로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최근 6개월간 북한 근로자 20여명이 탈출, 난민 보호시설 등지에서 한국행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사건이 박근혜 대통령의 최근 북한 주민들을 향한 ‘탈북 권유’ 발언과 맞물려 향후 '엘리트층' 탈북이 가속화 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일 국군의 날 기념사를 통해 “북한 주민들이 희망과 삶을 찾도록 길을 열어놓을 것”이라며 “언제든 대한민국의 자유로운 터전으로 오시기 바란다”고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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