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삶을 전쟁에 비유한다. 적어도 먹고 사는 문제에는 치열한 경쟁과 적자생존의 논리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렇듯 살아가는 것 자체가 매일매일 전쟁이라면, 자영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창업은 그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하고도 치열한 전투가 될 것이다. 

맹자는 저서를 통해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3대 요소’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한 바 있다. 그 첫째는 천시(天時)로 하늘이 내려준 시기를 의미하며, 둘째는 지리(地利)로 내가 싸우는 곳의 지형적인 이로움이다. 셋째는 인화(人和)로 같이 싸우는 사람들과의 화합을 의미한다. 이 3가지 요소가 맞아 떨어졌을 때,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고 했다.

필자가 오늘 얘기하고자 하는 바는 그 둘째 요소인 지리(地利)에 대한 사항이다. 외식창업에서 그 점포가 위치한 지리적 이점은 매우 중요한 성공요소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무조건 시내 중심가의 비싸고 반듯한 점포만이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하고자 하는 업종과 업태, 예상매출, 사업방식에 따라 적합한 상권과 입지가 결정되어야 한다.

일례를 들어 보자. 1년 전 수도권 신도시 학원가 밀집 지역 상가건물 1층에 66㎡(20평대) 카페를 오픈한 A씨. 비싼 권리금과 월세를 고민했지만, 학생 등 유동인구가 워낙 많고 배후 아파트 세대가 많다는 추천인의 말에 힘든 결정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가게를 내놓은 상태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그 지역 ‘상권’ 내의 아파트 단지는 대부분 소형 평형으로 맞벌이 부부 비중이 높아, 평일 지역 매출 발생이 힘들었고, 점포가 위치한 ‘입지’ 주변에는 저가형 카페 매장 3곳이 밀집돼 있어 가격에서 경쟁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 보면 아이템 선정에 실패한 경우라고 볼 수 있지만, 더 깊게 들어가 보면 ‘상권과 입지’에 대한 정보파악이 없었기 때문이다. 즉, 앞서 밝힌 지리(地利)적 이로움을 활용하지 못한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최고가 아닌 최적의 위치를 찾아라.

보통 예비 창업자들은 아이템의 선정에 앞서 점포를 구하는 일부터 하게 된다. 본인이 가진 예산, 출퇴근 거리, 장사가 잘될 만한 곳 등 나름 발품을 팔며 점포를 보러 다닌다. 하지만 여기서 오류가 시작될 수 있다. 정말 장사가 잘될 것 같은 최고의 자리만을 보러 다닌다. 그렇게 최고의 자리를 찾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단정하고 싶다. 그렇다면 모든 외식 사업가들이 서울 명동으로 집합해야 한다.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전문가의 조언을 골고루 듣는다면 ‘최고’가 아닌 ‘최적’의 상권과 입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자신이 팔려는 상품의 아이템을 결정하고 그 아이템의 주요 매출형태가 내점형인지, 테이크아웃이나 배달형인지를 알아야 하고, 주 소비계층이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내가 주거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접근성이 용이한 상권을 몇 군데 선정한 후, 그 상권 내의 입지를 알아봐야 하는 것이다. 물론 상권에 대한 파악이 우선시된다. 인접해 있는 지역이라 하더라도 상권이 미치는 영향은 대단히 크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일반상권이라 하면 5개 상권으로 분류했다. 그러나 현재는 복합형 상권을 포함, 8가지 상권으로 분류하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다. 각각의 상권별로 주 이용 고객층이나 소비성향, 고매출 품목이 다를 수 있다. 이것이 점포를 고르는 근본적인 정보가 되어야 한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지역의 주요상권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면, 우선 검토 아이템과의 적합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그렇다면 상권과 입지 중 무엇이 더 중요할까? ‘상권과 입지’는 샴쌍둥이와 같이 붙어사는 존재다. 사거리코너의 아무리 좋은 입지를 가진 점포라 하더라도 주변 상권이 활성화되지 않았다면, 죽은 점포와 마찬가지다. 반대로 아무리 좋은 상권 내 위치한 입지라도 그 점포에 입점할 아이템이 맞지 않거나, 점포 노출이 어려운 위치라면 사업을 성공시킬 수 없다.

냉정한 시장원리 파악부터 신중해야…

하지만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사실이 있다. 상권은 마치 생물과 같아서 계속 성장하거나, 아니면 서서히 죽어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수도권의 경우에도 10년 전쯤 대한민국 최고의 유흥가 상권이라 불리던 지역이 지금은 주택가 상권보다 못한 곳이 있다. 이는 상권이 진화하지 못했다는 증거다. 소비계층을 떠나게 만든 이유가 있을 텐데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점포를 물색하거나 추천받기 전에 기본적인 상권정보를 알아보기를 권한다”며 “‘최고’를 찾지 말고 ‘최적’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 항상 최고의 자리는 아무에게나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고 입을 모았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