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ㅣ 이범희 기자] 2016년에도 여풍이 계속 불 것으로 보인다. 각계 분야에서 여성이 리더 자리에 오르는 일이 계속 늘고 있다.

그동안 여성들의 사회 활동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결코 깨뜨릴 수 없는 장벽이란 의미의 ‘유리천장’에 가로막히는 일이 많았다. 능력과 자격을 갖춰도 고위직으로의 승진이 차단되는 상황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성대통령, 여성 CEO, 여성 임원 등 유리천장을 깬 주인공들이 늘어나면서 ‘여풍당당(女風堂堂)’이란 신조어도 나타났다. 이에 일요서울은 여성시대를 주도하고 있는 주인공들을 살펴봤다. 이번호 주인공은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이다.

재벌 3세 꼬리표 떼는 경영능력 시험대 오를까
국내 포화, 외국 시장 선점…오픈 첫날 ‘인산인해’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이 SPA(제조·유통 일괄화) 의류 브랜드 ‘에잇세컨즈’ 출시로 중국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뉴시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중국 상하이시 화이하이루(淮海路) 중심부에 에잇세컨즈의 상하이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한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30일 오전 8시 8분 그랜드 오픈한 에잇세컨즈 상하이 플래그십 스토어는 2층 규모에 약 3300㎡(1100평)에 달하는 초대형 매장이다.

에잇세컨즈 브랜드 제품 외에도 샵인샵 형태로 K스타일을 선도해 나갈 한국 브랜드가 함께 입점했다.

론칭부터 대륙 진출까지

함께 입점하는 브랜드는 코스메틱, 액세서리, 문구, 캐릭터 상품, F&B 등 분야의 7개 브랜드로 레미콘, 10X10, 스틸러&뮤지크, 반디네일, 누누핑커스, 토이리퍼블릭, 크렁크 등이다.

에잇세컨즈 상하이 1호점이 들어서는 화이하이루는 동서 방향으로 약 5km에 달하는 거리에 자라, H&M, 유니클로 등 글로벌 SPA 브랜드는 물론 명품, 스포츠, 주얼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총 집합해 있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상해 에잇세컨즈 매장은 옷을 판매하는 곳을 넘어 액세서리, 먹을거리 브랜드 등이 함께 입점하면서 한국 문화(K-컬처)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진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에잇세컨즈는 2012년 브랜드 론칭 단계부터 제품 디자인, 매장 콘셉트까지 이서현 사장이 특별 관리한 야심작이다. 약 3년간의 론칭 준비기간에 이서현 사장은 매달 SPA TF팀과 미팅을 가지며 관심을 쏟았고 론칭 이후에도 각 매장을 둘러보며 매장 디스플레이까지 직접 챙긴 것으로 유명하다.

이서현 사장은 2002년 제일모직 패션연구소 부장으로 입사하면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2004년 제일모직 패션부문 기획팀 부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이듬해인 2005년 제일모직 패션부문 기획담당 상무로 승진했다. 2009년 제일모직 패션부문 기획담당 전무에 올랐고 2010년 부사장에 올랐다.

2013년 12월 삼성에버랜드로 자리를 옮기면서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으로 승진했다. 제일기획의 경영전략부문장도 겸임했다. 2015년 통합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에 올랐다.

이서현 사장의 남편은 김병관 동아일보 명예회장의 차남인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사장이다. 두 사람은 2000년에 결혼했다. 당시 국내 최대 재벌과 언론 재벌의 결혼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건희 회장이 미국 텍사스에서 암치료를 받고 있을 때 김 사장이 문병하면서 둘 사이가 가까워져 결혼으로 이어지게 됐다. 이 사장의 오빠 이재용 부회장과 김재열 사장은 청운중학교 동창생이다. 슬하에 1남 3녀를 두고 있다.

GD효과로 날개 달까

한편 에잇세컨즈의 브랜드 명에 들어간 숫자 ‘8’이 ‘8초 안에 고객을 만족시킨다’는 브랜드 취지를 나타낸다. 또한 8이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숫자라는 것도 네이밍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을 만큼 브랜드 개발 초기부터 중국 진출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SPA 브랜드다.

지난 8월 한중 양국에서 동시에 활동하는 에잇세컨즈 모델로 GD(지드래곤)를 선정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GD는 에잇세컨즈 모델로 활동하는 것뿐만 아니라 디자인에도 직접 참여하며 시장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

지난달 12일 판매를 시작한 GD 콜라보레이션 제품은 현재까지 4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한 달 남짓한 기간에 개별 라인 제품의 매출로는 기록적인 수치라는 평가다.

에잇세컨즈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론칭 2년 만에 기존 인기 브랜드인 H&M의 매출액을 앞지르는 성과를 올리며 일순간에 ‘대세’로 떠올랐다.

실제 오픈 첫날인 지난달 30일. 개장 전부터 1000여 명의 중국인 고객들이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특히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은 쇼핑백을 여러 개씩 들고 다니는 모습이 눈에 띌 정도로 구매력을 보여줬다.

에잇세컨즈 관계자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픈 전일 오후 10시부터 매장에 줄을 서는 고객들이 있을 정도로 에잇세컨즈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라며 “대다수의 중국인 고객들은 쇼핑백을 4~5개 정도 들고 다닐 정도로 쇼핑계의 큰손임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2012년 2월 1호 매장을 연 에잇세컨즈는 첫 해 6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고 이듬해인 2013년 1300억 원, 지난해 150억 원을 기록했다.

박철규 삼성물산 패션부문 상품총괄 부사장은 “에잇세컨즈 상하이 플래그십 스토어는 단순한 하나의 패션 매장이 아니라 K스타일을 보고, 느끼고, 경험하는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K팝, K푸드를 넘어 중국 소비자들이 환호하는 K패션의 성공 신화를 그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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