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고정현 기자] 친노 친문 독설가들이 돌아왔다. 온갖 추문의 중심에 있는 미국 대통령 후보 트럼프의 막말정치를 떠올리게 한다. 이들은 정치권 유명 인사임에도 불구하고 공식 석상에서 연일 독설을 내뱉고 또 열광한다. 정치권에선 친노 친문 독설가들이 네거티브 메시지를 내뱉은 이유로 ▲ 지명도를 이용한 정치권 판세 장악 ▲ 친노 친문 세력 결집 ▲ 반대 세력 숙청 ▲ 제2의 노무현 만들기를 꼽는다. 반면 일각에선 과거에도 그랬던 것처럼 이들의 독설이 결국엔 부메랑이 돼 돌아올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 끊임없는 막말·독설 숨은 의도 살펴보니…
- “막말·거짓 정치 부메랑 돼 돌아올 것”

과거 야권에는 독설가들이 넘쳐났다. 지난 4·11 총선에 출사표를 던졌던 김용민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는 과거 한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여성비하·노인 무시 발언을 했다. 그는 여성을 성도구로 삼은 포르노 내용을 상세히 전하더니 심지어 저출산 대책으로 지상파 방송들이 매일 밤 성행위 영화를 방영해야 한다는 충격적인 제안을 했다. 특히 그는 “노인네들이 오지 못하도록 지하철 시청역에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를 모두 없애자”는 노인 비하 발언마저 서슴지 않았다.

심지어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당시 민주당 상임고문)의 발언은 이보다 몇 발 더 나갔다. 2004년 17대 총선 때도 노인 폄하 발언으로 비난을 받았음에도 2012년 대선 당시 자신의 트위터에 ‘이번에 하는 청춘 투표가 인생 투표야, 너 자신에게 투표하라, 꼰대들 늙은 투표에 인생 맡기지 말고 나에게 표를 던지는 거야’라는 글을 실었다.

결국 비판 댓글에 못 이겨 뒤늦게 글을 내릴 때에도 ‘이런 게 십알단이라는 거군요. 지우겠습니다’라고 비꼬았다. 십알단 이란 십자군 알바단의 줄임말로 보수 성향의 네티즌들을 비꼬는 말이다.

그럼에도 야권의 막말과 독설은 현재 진행형이다. 정봉주 전 의원은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청에서 열린 정청래 전 국회의원 출판회 축사에서 “오늘 오신 분 중에는 대통령 될 분도 있고 감옥에 갈 분도 있다. 파란 집에서 감옥으로 옮길 분도 있고 삼성동에서 감옥으로 옮길 분도 있다”고 말했다. 파란 집은 청와대, 삼성동은 박 대통령의 사저를 지칭한 것이다.

이에 정치권에선 “정 전 의원의 발언은 명백히 정치보복을 시사하는 발언이다”며 “그럼에도 이날 참석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지도부를 비롯한 친노 친문 인사들은 당혹스러움은커녕 박수갈채로 화답했다”는 비난이 나왔다.

방송인 김갑수 씨 역시 같은 자리에서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에는 국가정보원장이 작살낼 놈들을 작살내야 한다”며 “(대선 전) 내란에 준하는 사태가 유도될 수도 있고, 교전이 일어날 수도 있다. 유력 후보의 암살이 있을 수도 있다”고 협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나아가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막말정치도 다시 고개를 드는 듯한 모습이다. 박 위원장은 지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 자리에서 “청와대 이재만 총무비서관이 국가정보원에 지시해서 박근혜 대통령의 사저를 준비하고 있다”고 근거 없는 주장을 했다.

또한 지난 국군의 날 박근혜 대통령의 경축사를 김정은에 대한 선전포고라 하는가 하면 지난 2010년에는 시진핑 당시 중국 부주석이 ‘이명박 정부는 한반도 평화 훼방꾼’이라고 말했다고 폭로했으나 중국 정부가 이를 부인하면서 박 위원장의 거짓 막말 정치의 민낯이 드러난 바 있다

당내 세력 결집→반대 세력 수청→제 2의 노무현 탄생

과거에도 그랬듯이 이들의 독설은 언제나 대선과 집권을 거론하고 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야권이 끊임없이 독설을 내뱉는 데에는 자극적인 언어로 내 편을 결집해 정권을 잡겠다는 의중이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적 반대 세력에 대한 증오와 분열을 부추겨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나아가 당내 친노 친문 세력까지 결집하게 되면 막강해진 본인들 세력으로 당내 반대 세력을 숙청하겠다는 의중이 담겨 있다는 것.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전 대표는 본인의 친위대들이 닦아놓은 길을 ‘경제 회복’을 외치며 묵묵히 걸어가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는 동안 만약 안철수 전 대표를 비롯한 야권 내 경쟁 세력들이 본인들과 뜻을 같이 하지 않는다면 이 역시 막강한 힘을 이용, 언제든 ‘숙청’하면 된다는 자신감도 내포돼 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친노·친문의 시나리오대로 판세가 흘러간다면 이들이 궁극적 목표인 ‘제2의 노무현 만들기’도 꿈은 아닌 듯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과거 독설가들…선거 패배 원흉으로 지목돼

그러나 이 같은 친노·친문 세력의 독설을 통한 세 결집은 부메랑이 돼 자신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정치권은 경고한다. 실제로 정동영 의원은 아직까지도 ‘노인 비하 정치인’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나아가 ‘야당이 질래야 질 수 없는 선거’로 불린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조차 야당은 모두 패배했다. 당시 선거 패배 원흉으로 현재 민주당 주류를 구성하는 친문 세력의 뿌리인 친노 진영의 막말 파문이 제일 먼저 지목됐다.

그럼에도 친노·친문 인사들은 2012년의 교훈을 잊은 듯 여전히 막말과 독설을 내뱉고 있는 실정이다. 설상가상으로 문 전 대표는 ‘대북 안보관’마저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다. 문 전 대표가 싱크탱크를 출범시키며 본격 대선 행보에 들어갔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낙관적이지만은 않은 이유다.

한편 어버이연합 등 보수 단체들은 TV조선에 출연하고 있는 방송인 김갑수 씨의 퇴출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시위에 들어갔다. 어버이연합 회원 100여 명은 19일 오후 3시께 서울 중구 TV조선 본사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고 “내란을 선동하는 김갑수 출연을 당장 금지시키라”며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는 TV조선 시청거부 운동으로 강력하게 맞설 것임을 밝힌다”고 주장했다. 현재 김 씨는 TV조선 시사토크 프로그램 ‘강적들’에 출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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