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변지영 기자] 해양경찰이 일본산 냉동멸치를 국내산 특산품으로 시중에 유통시킨 일당 17명을 무더기로 검거했다. 심지어 이 일당은 식중독균과 대장균에 감염됐거나 사료용 수입산 멸치도 부산 기장의 횟집 상인과 노점 상인들과 짜고 국내산인 것처럼 속인 것으로 드러나 국민의 공분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사진=뉴시스

울산해양경비안전서는 26일 식품위생법 및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수산물 유통업체 대표 김모(48)씨 등 1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김 씨는 2012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일본에서 수입한 냉동멸치 52t(시가 2억5000만 원)을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A횟집 등 부산 기장군 일대 식당과 노점상 13곳을 통해 시중에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유통된 멸치 가운데는 식중독균과 대장균에 감염된 일본산 해동멸치 135kg이 포함돼 있었고, 2012년에는 어류 미끼로 사용되는 사료용 멸치 6t이 식용으로 유통된 것으로 해경 조사에서 밝혀졌다.

심지어 음식을 속인 김 씨의 전력은 더 있었다.

울산해양경찰은 김 씨가 지난해 10월에도 구더기가 번식한 멸치액젓을 제조해 판매하다가 적발돼 처벌받은 것을 확인했다.

김 씨와 공모한 또 다른 수산물 유통업체 대표 황모(60)씨는 지난 6월 일본산 멸치 90kg(시가 180만원)을 A횟집 등 식당 3곳에 유통했다 수사 과정에서 함께 검거됐다.

해경 조사 결과 김 씨와 황 씨는 일본산 멸치 1상자(15kg)당 평균 2만 원에 구입해 식당과 노점상에 3만5000만 원에 판매했으며, 식당과 노점상은 소비자에게 7만 원에 판매해 차액을 남긴 것으로 드러났다.

울산해경은 6개월간의 추적 수사 끝에 이들을 검거하고 보관중이던 멸치 2t을 압수했다.

울산해경 측은 "김 씨 일당은 최근 조업부진으로 멸치 어획량이 줄자 수요를 맞추기 위해 서로 공모했다"며 "유사한 범죄를 막기 위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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