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 간 3차 TV토론도 20일 끝났다. 결선의 날이 11월8일로 다가섰다. 둘 중 누가 당선될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그러나 트럼프는 당선될 수 없고 당선돼서도 안 된다. 그는 미국을 위해선 물론 국제사회의 협력과 평화정착을 위해 대통령으로는 적절치 않다. 그가 당선되면 그의 거짓말과 막가는 선거전이 다른 민주국가들에 의해 모방된다는 데서도 당선돼선 안 된다. 
트럼프는 아버지의 유산으로 부동산개발 재벌로 성장했다. 70평생을 돈 버는 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고 국가와 공익을 위한 공직이란 한 번도 맡아 본적이 없다. 사업하면서 자기 회사를 네 번이나 파산시켜 많은 사람들을 알거지로 만들었다. 30년간 3500여건의 송사에 휩싸였으며 1500건은 트럼프가 원고였고 1450건은 피고였다. 그는 함께 사업하던 동업자들도 걸핏하면 소송해 괴롭히기 일쑤였다. 대선이 끝나면 선거 불복 소송도 벌일 게 틀림없다. 
트럼프는 1995년 1조 원이 넘는 소득 손실 신고를 한 후 그 손실분을 내세워 18년 동안 개인소득세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여론의 뭇매를 맞자 “나는 세금을 한 푼도 안 낼 정도로 영리하다.”며 도리어 자랑했다. 그는 역대 대통령 후보로는 처음으로 소득세납부 공개를 거부한다. 구린 데가 있어서 그렇다. 그가 설립한 ‘트럼프 대학교’는 여러 차례 기만·사기 고발로 조사를 받고 있다. 두 번 이혼하고 24세 연하의 여인과 세 번째 결혼했다. 결혼생활도 복잡하다. 
트럼프의 공익을 외면한 자기중심 이기주의는 대외관계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미국의 돈이 들어가는 북대서양방위조약(NATO)을 쓸모없다며 해체를 주장했다. 주한미군주둔비도 한국이 전부 부담해야한다고 요구했다. 3차 TV토론에서도 한국 부담을 되풀이했다. 불법 입국한 남미 이민자들을 ‘강간’과 ‘강도’로 몰아대며 모두 추방하겠다고 했다. 해외군사개입 거부, 고립주의, 보호무역, 러시아 블라드미르 푸틴 대통령 찬양, 기후온난화 방지를 위한 ‘파리 기후협약‘ 탈퇴, 등 미국의 전통적인 대외관계 근본과 가치를 부정한다. 
뿐만 아니라 그는 아니면 말고 식 폭로, 거짓말, 법치 거부, 현실성 없는 정책 난발 등을 내뱉는다. ‘사기꾼’, ‘협잡꾼’으로 지탄되고 있다. 2012년 대선 때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밋 롬니는 트럼프를 ‘사기꾼’이라고 단정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트럼프가 “편의점 세븐일레븐에도 채용되지 못할 정도로 부적절한 사람”이라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사설을 통해 트럼프는 ‘사상 최악의 후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소속 공화당 지도층도 대부분 트럼프 지지를 철회했다. 미국 100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 중 트럼프를 후원한 사람은 한 명도 없다. 미국의 100대 일간지들 중 그를 지지한 신문은 단 하나뿐이다. 여론조사에서도 10% 내외로 뒤지고 있다. 그러자 트럼프는 언론이 여론을 조작한다고 억지를 쓴다. 그는 11.8 대선이 민주당의 투표 조작으로 부정선거가 될 것이라고 오래 전부터 주장해왔다. 뻔한 선거 패배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비열한 짓이다.  
그동안 미국에선 대선 후보가 ‘협잡꾼’이고 ‘편의점 점원’ 자격도 없는 사람으로 매도된 일은 없었다. 그런 사람이 당선된다면 미국의 국제적 위상과 민주주의 선거양태는 후퇴하고 만다. 동맹국들과의 협력도 깨지고 만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미국 민주주의와 대선을 ‘롤 모델 (Role Model:역할 표본)’로 삼아온 여러 민주국가들이 그의 나뿐 막말 선동을 배우게 된다. 그의 승리는 다른 민주국가의 건전한 선거문화를 해친다는 데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국제화·개방 속에 파산된 기업들, 실직자들, 중앙정부 불만·불신자들만이 트럼프를 지지한다. 그는 한국을 위해서도 당선되어선 아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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