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의 대명사 당뇨>

불과 50여년 전만해도 ‘보릿고개’라는 말을 사용할 만큼 굶주린 때가 있었다. 지금은 과도한 영양섭취와 비만으로  그에 따른 2차질환을 고민하는 환자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과거에는 전염병이 돌면 수백에서 수천명이 사망하는 괴질로 인식됐던 병이 항생제의 발달과 수액처치로 생명을 잃는 상황에서 벗어나게 됐다. 그러나 항생제의 남용은 내성으로 손쓸 수 없는 병명을 늘렸다.

많은 질병들이 순차적으로 치료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대증치료로 증상을 없애고 진행을 늦출 뿐 치료법이 없는 질병이 많다. 그중에 우리 주변에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는 병이 ‘당뇨’다. 당뇨는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병이지만 그 후유증이 심각하고 무서운 병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는 혈관의 당분이 제대로 대사되지 않아 문제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병태에 따라 1형 당뇨와 2형 당뇨병으로 구분하는데 당뇨병의 90% 이상이 제2형 당뇨병이다. 보통 비만이 오래 유지될수록 발생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 등의 지질대사와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동맥경화, 심혈관질환, 신장질환 등의 합병증에 의한 사망률을 증가시키는 무서운 병이다. 2011년 사망원인으로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자살에 이어 당뇨병이 5위를 차지하였고, 유병률은 전체 9.8%를 차지하고 있으며, 매년 증가하는 추세에 있어 관리 및 치료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당뇨병은 공복혈당(8시간 이상 금식 후의 혈당)이 126㎎/㎗ 이상이거나, 식후 혈당(식사 후 2시간 후의 혈당)이 200㎎/㎗ 이상일 때 진단받게 된다.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당화혈색소(2-3개월간의 평균 혈당을 알 수 있는 수치)를 측정하여 수치가 6.5퍼센트 이상일 때 당뇨병이라고 진단하게 된다. 

당뇨병의 치료는 식이, 운동요법 등을 통해 생활습관 개선 및 체중감량과 함께 약물요법을 사용하고 있으나 경구혈당강하제인 메트포르민은 간에서 당 생산을 감소시키고 말초 인슐린 민감도를 향상시키며 체중을 감소시킨다. 문제는 설사, 오심 등의 부작용이 있는 등 항당뇨 약물들은 여러 가지 부작용과 함께 만족할 만한 수준의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므로 새로운 당뇨병 치료제, 그중에서도 대사증후군과 같은 제 2형 당뇨볍에 대한 치료제의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보통 여러 가지 방법으로 당 대사를 조절하는 경구용 약을 복용하다가 증상이 심해지면 인슐린을 직접적으로 투여하는 방법으로 당뇨를 조절하고 있을 뿐 당뇨병 자체를 치료약은 아직 없는 상태다. 

당뇨병은 영양·운동·약물요법으로 관리하는 것이 잘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당뇨환자에서 생활습관의 개선만으로는 당화혈색소 목표치의 도달 및 장기간 유지가 어렵기 때문에 초기 경구용혈당강하제를 비롯한 인슐린제제와 같은 약물치료가 필요한데 이러한 약들은 저혈당, 위장장애, 젖산증, 간독성, 비만, 부종, 심장독성등의 부작용과 내성 문제 뿐 아니라 결국 혈당조절이 잘 안되는 문제가 발생되어 어렵지만 영양요법과 운동요법을 병행하게 된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식이요법에서는 탄수화물의 섭취 억제와 지방과 단백질의 적절한 섭취가 매우 중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또한 운동으로 체중조절 및 혈당조절을 하기에는 물리적 시간적 제약으로 크게 힘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며, 적절한 수면이 더욱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의학에서 당뇨병은 위열(胃熱)로 인해 다식(多食)하게 되고 갈증(渴症)에 의해 다음(多飮)하게 되며, 진액과 기육이 마르게 되어 소갈(消渴)이 생긴다고 보고 있다. 상초(上焦), 중초(中焦), 하초(下焦) 등의 병변 부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나타나게 되는데 사상체질의학에서는 각 체질에 따라 소갈의 원인과 치료법이 다르게 설명되고 있다.  

체질에 따른 조문을 살펴보면 소양인의 위열증편과 태음인의 간수열 편에 소갈과 음혈모갈(陰血耗渴)의 어구들이 있어 이를 바탕으로 치료하고 있다.  소음인(少陰人)의 경우 비교적 단소(短小)한 체구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다른 체질에 비해 식욕이 많지 않고 비만이 비교적 적은 체질인 것으로 살펴보면 다른 체질에 비해 당뇨가 확률적으로 적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아직 그에 대한 연구가 진행된 것은 아니다. 

다만 당뇨가 비만, 식사습관 뿐만 아니라 유전적인 영향으로 발현되는 경우는 다르다. 만약 소음인 울광증(鬱狂症)의 경우일 가능성이 높다. 소음인은 상하(上下)의 기운이 소통이 되지 않을 경우 차가운 증상을 주로 이루는 본인들의 평소증상과 다르게 식사량이 많거나 튼실해 보이는 형상을 보이는데 이러한 증상이 당뇨의 증상과 통하는 면이 있다. 소양인(少陽人)의 경우 흉격열증(胸膈熱症)의 증상이 당뇨병과 병리상태 및 증상이 가장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조문을 살펴보면 소양인 흉격열증에 사용하는 양격산화탕(凉隔散火湯)을 이용하여 효과를 본 조문이 있다. 태음인(太陰人)의 경우 간수열리열병(肝受熱裏熱病)의 병리를 적용하면 음혈모갈로 설명되는 조문을 살펴보면 당뇨병의 2차병증과 상응하는 조문을 볼 수 있는데 이에 준하여 치료하고 있다.

당뇨병은 한의학, 양의학 모두 치료하기 어려운 질환이다. 평소 생활습관, 운동습관과 함께 유전적인 요인등 관여인자가 워낙 복잡해 간단하게 치료 할 수 있는 질환이 아니다. 그에 비해 발생되는 부작용과 2차 질환들이 심한 질환이고 평소 꾸준히 관리해야 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항상 관심을 가지고 치료해야 건강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참보인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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