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일요서울ㅣ정치팀]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은 7일 박근혜 대통령의 탈당을 공식 요구했다. 또 이날 비박계 의원들이 강성 친박계를 배제하고 자체 지도부 구축에 나서기로 하면서 분당 수순밟기에 들어갔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은 당의 제1호 당원으로서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당적을 버려야 한다"며 "국정 표류의 시발점이 된 대통령은 국민과 지지층, 당에 대한 도리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헌법 수호자인 대통령이 헌법을 훼손하며 국정을 운영했다"며 "탄핵의 길로 가는 것이 헌법 정신이나, 국가적으로 너무나 큰 충격이고 국가와 국민의 불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이날 "중립 내각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탈당이 필요하다"고 했고,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대통령이 당적을 정리해 정국을 풀어야 한다"고 가세했다.

그러나 이정현 대표와 조원진·이장우·최연혜 최고위원 등 친박 지도부는 "지금은 사태 수습이 중요하다"며 대통령 탈당 및 지도부 사퇴 요구를 거부했다. 하지만 김무성계보로 분류되는 강석호 최고위원은 최고위원직을 던졌다.

한편 김재경·심재철·나경원·권성동·김세연·김용태·김성태·이학재·장제원 의원 등 3선 이상이 주축인 비박계 의원 15명은 이날 회동에서 "국민 목소리와 건강한 보수를 대변하는 별도 체제와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모임 간사 황영철 의원은 "(당내) 임시 내각이나 망명 정부 같은 형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지도부 사퇴 요구에 동참하는 50여명의 의원들을 규합해 '구당(救黨) 모임' 형태로 조직화하기로 했다. 사실상 새누리당 내에 '제2의 당'이 출범하는 것이며, 당분간은 '한 지붕 두 가족' 살림에 들어가겠다는 것이다. 정국 추이에 따라 20명 이상 의원이 분당을 거쳐 별도 원내 교섭단체 구성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