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현(SK), 양현종(KIA), 최형우, 차우찬(이상 삼성)(왼쪽부터)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오는 11일부터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열리는 가운데 17년간 유지됐던 원소속구단 우선협상이 폐지돼 FA시장에 새로운 긴장감이 불고 있다. 특히 협상 개시일부터 원소속구단을 비롯해 다른 구단(해외구단 포함) 모두 참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몸값 역시 변화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7일 2017년 FA 자격 선수 명단을 공시했다.

2017년 FA자격 선수는 이현승, 김재호, 이원석(이상 두산), 용덕한, 이호준, 조영훈(이상 NC), 봉중근, 우규민, 정성훈(이상 LG), 양현종, 나지완(이상 KIA), 김광현, 김승회(이상 SK), 황재균, 이우민(이상 롯데), 차우찬, 최형우(이상 삼성), 이진영(kt) 등 모두 18명이다.

이에 따라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은 9일까지 FA권리 행사 승인을 신청한 후 오는 11일부터 계약협상에 들어가게 돼 본격적인 스토브리그가 시작된다0.

이런 가운데 올 시즌부터 FA 원소속구단 우선협상제도가 폐지돼 협상일 첫날부터 구단들이 바빠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지난해까지 원소속구단은 다소 여유가 있었다. 소속 팀 선수 중 복수의 선수가 FA 신청을 하면 협상 일자를 구성해 순차적으로 접촉해왔다. 통상 우선순위의 선수는 3차례 이상 만나면서 탐색전을 벌여왔다.

하지만 제도가 폐지됨으로서 구단과 선수는 첫 대면부터 전면전을 펼치게 됐다. 자칫 구단이 책정한 금액과 선수의 기대치에 부합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곧 바로 협상테이블을 다른 구단에 넘겨주는 상황이 됐다.

이 때문에 올해 각 구단은 시즌 내내 FA 대상선수들과 교감을 이어왔다. 특히 해외진출 의지 등에 대해 살폈다. 하지만 우선협상기간이 사라지면서 원소속구단에게도 여유를 부릴 시간이 사라졌다.

이와 함께 동시에 협상이 가능해 지면서 FA 계약 금액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각 구단들은 우선순위의 선수에 ‘올인’하는 경향이 짙어져 계약을 위해 다소 무리한 계약금액을 부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면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준척급 선수의 경우 협상 순수가 한참 뒤로 밀리고 다소 헐값에 계약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도 우려된다.

더욱이 해외진출 가능성이 있는 FA를 보유한 구단에서는 해당 선수가 해외 진출 여부를 확정된 뒤 나머지 선수 계약이 진행될 가능성도 제기되는 등 FA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최근 어려워진 경제사정으로 구단의 모기업들이 얼마나 투자할 지도 변수로 떠올랐다. 특히 최근 국정혼란과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구단들이 큰돈을 쓰기에는 눈치가 보이는 상황이다.

한편 올해도 FA 시장규모를 두고 엇가린 전망이 나온다. 최대 18명의 FA선수가 나온 만큼 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이 이뤄질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지만 지난 3년간 FA시장에서 약 456억 원을 쏟아 부었던 한화가 올해 다소 소극적인 자세를 보일 것으로 점쳐져 다소 김이 빠진 상태다.

이에 대해 관계자들은 "한화 같은 구단을 찾기 쉽지 않다"며 대신 올 시즌 세대교체에 성공한 KIA가 외부 FA 수혈로 당장 정상권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공세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또 LG 역시 올 시즌 극적으로 가을야구에 진출했던 만큼 팀 재건을 위해 FA시장에 눈을 돌릴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특히 올해 FA시장에는 LG가 원하는 거포 3루수와 수준급 좌완 선발이 등이 존재한다는 점이 LG 구단의 구미를 당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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