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신현호 기자] 부산 해운대의 초대형 건설사업 엘시티(LCT)가 거액의 비자금 조성과 정·관계 및 법조계 인사 연루 의혹이 잇따르면서 인허가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엘시티 땅은 토지 용도변경과 각종 인허가 문제 등으로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곳이었지만 이영복 청안건설 회장(66·구속)이 이 사업에 뛰어들면서 각종 규제가 풀어졌다.

이 회장은 ‘국정농단’ 사태를 일으킨 최순실(60)과 함께 월 1000만 원대의 친목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엘시티는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인근 옛 한국콘도와 주변부지 6만5934㎡에 초고층 복합건물을 짓는 사업으로, 총 사업비는 3조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부터 의문점이 많다고 지적한다. 당시 3개 컨소시엄이 신청서를 냈는데 다른 두 컨소시엄은 랜드마크 건물을 70층 높이로 설계했으나 트리플스퀘어는 애초부터 117층으로 짓겠다는 개발안을 내놓았다.

주거시설 없이 일반 상업용 시설만으로 100층 이상 랜드마크 건물을 짓는 것으로는 도저히 사업성이 보장되지 않는 구조라는 게 시민단체의 지적이다.

의문점은 또 있다. 이 회장이 사업에 참여한 후 부산시가 각종 규제를 풀기 시작했다.

공사가 사업 수익성을 위해 해운대구청에 주거시설 도입을 요구하자 부산시는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도입을 결정했다. 민간사업자 모집 당시 주거시설은 허용하지 않고 호텔·콘도 등 관광 위락시설 등 체류형 사계절 복합관광리조트를 만든다는 조건이었다.

2008년 11월에는 해운대구의회가 옛 한국콘도 자리를 편입해 달라고 청원을 하자 부산시는 도시계획변경을 통해 승인해줬다. 이 덕분에 엘시티 터는 5만10㎡에서 6만5934㎡로 31.8%나 확대됐다.

엘시티는 환경영향평가도 받지 않았다. 부산시 조례에 따라 도시개발사업은 사업면적 12만5000㎡ 이상인 경우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하지만, 엘시티는 연면적이 66만1134㎡나 됨에도 불구하고 사업면적은 6만5934㎡이라는 이유로 평가를 받지 않았다.

당시 부산시 건축위원회 산하 교통소위원회는 정식 교통영향평가가 아닌 약식 교통영향평가를 통해 사업을 최종 승인하는 등 졸속으로 진행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현호 기자  shh@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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