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16대 총선에서는 참여연대, 녹색연합 등 전국 460여개 시민단체가 참여한 ‘2000년 총선시민연대’가 낙선운동을 벌였고 대상자 86명 중 59명(68.6%)이 낙선했다.이처럼 낙선운동이 큰 성과를 거둔 이유는, 후보자 개개인이 ‘알려주는’ 정보 외에는 확인하기 어려웠던 기존의 선거와는 달리, 시민단체들이 이면의 정보까지 유권자들에게 ‘속속들이’ 제공함으로써 참정권 행사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준 측면이 적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특히 스스로 자정기능을 발휘하지 못한 채 구태에 머물러 온 정치권에 대한 시민세력들의 심판이라는 성격 또한 강했던 것.이와 관련 이민원 광주대 교수는 “당리당략의 작은 승리를 노린 정치권의 국민에 대한 배신의 결과는 국가의 미래에 너무나 큰 피해를 끼친다”며 “당선운동 혹은 낙선운동을 통해 반복적으로 상과 벌을 충분히 내려 다시는 배신자가 설 땅이 없게 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취해야 할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 같은 시민단체들의 낙선운동 성과를 두고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한 비정부조직(NGO)의 성과’로 평가하는 이들도 있다.일반적으로 NGO란 다의적이며 포괄적 개념으로서 비정부 또는 비국가 조직체로서 자발성을 바탕으로 하는 비영리집단이나 결사체, 기구 또는 단체, 그리고 운동세력을 포함한다.20세기를 마감하는 11월에 미국의 시애틀에서 국제무역기구 회의-이른바 뉴 라운드-가 열렸다. 21세기의 국제무역질서를 결정할 이 회의는 세계 각국의 NGO들이 격렬하게 반대하는 가운데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못한 채 끝나고 말았다. NGO의 성장을 전세계가 주목하게 만든 사건이었다. 마찬가지로 1987년 6월 민주화 운동 이후 빠른 속도로 성장해 온 국내 NGO들이 낙천·낙선운동이라는 운동방식을 통해, 사회적으로도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 ‘제 5의 정부’이자 ‘제 3 영역(제 3 섹터)’으로 불릴만한 지위에 올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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