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대통령이 헌정 사상 두 번째로 헌법상 탄핵 절차를 받아야 할 정체절명의 위기 상황에 봉착했다. 한반도 정세가 내우외환의 위기다. 최순실 게이트발(發) 외교·안보 공백이 현실화 되고 있다. 당장 사드 배치와 미국 차기 트럼프 대통령 정책에의 대응, 그리고 교과서 국정화 등 국가적 과제가 산적하여 풍전등화처럼 위태롭다.

최근 일본 <산케이 신문>의 노구치 히로유키 기자가 한국 상황을 ‘공산화 직전의 월남(베트남)과 같다’고 지적한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그는 ‘북조선 세포에 의해 무력화되고 있는 한국. 반일에, 종북에, 친중사대주의의 나라가 또 다시 일본에 국난을 초래할지도 모른다’고 갈파했다. 일본 우파의 강한 입장을 반영한 부분도 있지만 흘려들을 수 없는 지적이다.

지금은 정치적으로 난국을 타개해야 할 때이다. 그러나 정치권은 대통령의 불행을 국가의 재앙으로 확대재생산하고 있다. 마치 국가 존망의 위기를 맞고도 국가혁신을 못해 망국의 한을 초래한 구한말 조선의 전통을 이어가는 것은 아닌가 우려된다. 국민들은 작금의 암울한 국가 현실을 비통한 심정으로 걱정하고 있다.

지난 22일 남경필 경기지사와 김용태 의원이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분당(分黨) 세력은 대통령과 당 지도부를 향해 ‘탈당하라’‘퇴진하라’며 핏발을 세우고 있다. ‘당보다는 국가, 나보다는 당’을 위한 애국·애당은 어디에도 없다. 당을 안정시키고 국정을 수습하겠다는 책임 의식도 없다. 오직 진흙탕 싸움뿐이다. 자신만 살겠다고 대통령과 당 지도부는 배에서 뛰어내리라는 ‘선상반란’은 결국 자신도 배도 모두 침몰하는 대재앙으로 끝날 것이다.

김대중은 남북 정상회담 대가로 특정 기업의 돈 4억5천 달러를 북한으로 송금 했다.노무현은 다수 기업들로부터 사회공헌기금을 출연 받았다. 이명박도 미소재단을 세우는 데 기업들로부터 수천억원을 출연 받았다. 이것은 좌파건 우파건 역대 정부의 관행이었다. 야당은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지지불퇴(知止不殆, 멈출 줄 알면 위태롭지 않다)’의 교훈을 되새기기 바란다.

지금 권력은 광장에 있다. 그래서 검찰은 실체적 진실 규명보다는 군중에 굴복했다.말 없는 다수의 침묵은 외면했다. 검찰은 자신의 조직을 보호하기 위해 대통령을 제물로 바쳤다. 어차피 검찰은 헌법상 대통령을 기소하지 못한다. 때문에 대통령은 법원에서 주장을 할 수도 없다. 결국 특검과 탄핵절차에서 진실규명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국민은 누구나 법 앞에 평등하듯이, 대통령도 무죄추정의 원칙에서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

목하 언론은 적개심과 폭로심에 가득 차 있다. 불편부당(不偏不黨)을 버리고 대통령에대한 조롱 기사로 지면을 도배하고 있다. 마치 대중의 대통령 비난의 열기가 식어들까 노심초사하듯 말이다. 이런 인민재판식 보도는 자유민주주의를 퇴보시키는 일탈이요 폭민정치를 부르는 횡포다. 이제 모두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여당은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당을 환골탈태시켜야 한다. 잃어버린 보수의 지지를 회복할 수 있는새로운 지도력을 세워야 한다. 그리하여 초미의 안보·경제 위기를 타개해 나가야 한다. 야당은 촛불을 이용한 거리 정치를 멈춰야 한다. 더 이상 광화문 광장을 붉은 광장으로 물들이면 안 된다. 국정표류를 장기화하는 전략은 정권교체를 포기하는 하지하책(下之下策)이다. 언론은 더 이상 무분별한 폭로성 기사로 국익을 저해하고 국격을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제자리로 돌아와야 한다.

이제 박 대통령에 대한 특검과 탄핵절차가 예정되어 있다. 외길 수순이다. 탄핵 절차는 국정 공백과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 진실은 반드시 가려질 것이다. 진실 규명 후 그에 상응한 대통령의 책임을 물으면 될 것이다. 민중민주주의와 의회의 결합은 신독재로서 위험하다. 야당이 종북세력들과 함께 국정혼란을 부추기는 것은 북한과 중국만 이롭게 하는 이적행위다. 이제 산업화와 민주화에 성공한 대한민국의 위상에 걸맞은 국가적 성숙함을 보여야 할 때다. 이번 최순실 사태가 선진·통일 대한민국으로나아가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야당의 유력한 대선주자들이 반대하더라도 국민의 힘으로 ‘87년 헌법’의 개정을 성취해야 한다. 그리하여 실패한 대통령이 없는 제 7공화국을 준비해야 할 때다. 비온 뒤에 땅이 더욱 굳어지는 법이다. 위기의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에 국민은 인내심을 갖고 나서야 한다.

우종철 자하문연구소장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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