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신현호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찬성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영본부장이 임용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순실 국조 특위(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인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수한 ‘지원자별 경력점수 산정표’에 따르면, 홍 전 본부장은 경력점수(60점 만점에 43.43점)에서 지원자 22명 중 8위에 머물렀다.

지원자별 경력점수는 자산운용 경험년수와 운용자산의 내용 및 성과를 나타내는 수치로 객관적 지표로 평가된다. ‘지원자 제출서류 검토 의견서’에서는 ‘상’ 평가를 받은 8명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면접심사대상로 선정됐다.

홍 전 본부장은 면접심사 평가에서 면접관 6명으로부터 평균 87.00점을 받아 2위를 했다. 1위는 온기선 후보자(87.67점)가 차지했다.  온기선 후보자는 전 동양자산 운용 대표로 경력점수에서도 1등을 기록했다.

최종 낙점은 홍 전 본부장의 차지였다. 박영선 의원은 “시장 분위기는 외국계 금융사에서 근무하며 영어 소통에 무리가 없고 실무 경험도 많다는 평가를 받은 정재호 본부장이 많이 거론됐고, 기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한다면 국민연금 운용역 출신으로 기금 특성을 잘 아는 온기선 후보가 거론됐다”며 “하나은행 법인영업 총괄본부장, 하나대투증권 부사장 등을 지낸 홍 전 본부장은 기금운용 측면에서 내세울 경력이 없었기 때문에 당시 시장 반응은 의외라는 평가였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하면서 삼성이 국민들의 노후자금을 도둑질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사건이 발생했다”며 “500조 원에 달하는 국민의 노후자금 운용을 책임지는 자리인 기금운용본부장 자리에 최경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의 대구고 동창인 홍완선 전 본부장이 선임되는 과정, 안종범 전 경제수석의 고등학교 대학교 선후배 사이인 강면욱 본부장이 선임되는 과정에서 부당한 외압이 없었는지 철저한 규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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