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의 불치병이라 불리는 만성 피로 증후군은 흔히 알고 있는 질병처럼 검사수치에 의해서 진단할 수 있는 질병이 아니다. ‘피로'라고 하는 주관적인 증상으로 질병의 발생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에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 수면장애, 근골격계 통증을 동반하는 복합적인 증상들을 6개월 이상 지켜봐야 한다.  

진료를 하다 보면 치료과정에 민감한 여성들이 이러한 만성질환으로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환자를 위해 최대한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해 환자를 치료하는 경우가 많다. 예약진료를 통해 미리 예약을 받고 1인 혹은 2인 치료실에서 침을 놓은 후에는 소등해 수면을 취하도록   해주기도 한다. 최대한 치료를 받는 동안만큼은 심신의 안정과 피로를 풀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이런 만성질환 환자들은  평상시에 ‘피곤하다’, ‘졸리다’, ‘만사 귀찮다’, ‘무력하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빠르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 발맞춰 나가야 하는 역할 분담이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다반사다. 골절이나 암처럼 혈액이나 호르몬에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대부분의 증상들이 예전과는 몸이 다르다는 의구심에서 시작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구체적인 증상을 호소하는 내용들을 다음과 같다.

가장 먼저 잠을 자도 잔 것 같지 않고 자고 나서도 피곤이 풀리지 않는다는 증상이다. 때가 되어도 배고픔을 못느끼기도 하고 먹고 난 후에는 더부룩함을 느낀다. 또 다른 환자는 이와는 상이하게 식사를 한 뒤 두 시간도 안 되어 찾아오는 배고픔에 과식을 하기도 한다. 감정상으로 조울증이 찾아오기도 하고 때로는 분노조절에 장애를 느끼기도 한다. 여성인 경우는 아무 이유 없이   생리주기나 생리양이 달라지기도 한다. 얼굴에 열이 자주 느껴지는데 반해 손발은 차가워 수족냉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안구충혈과 결막염 비염등이 찾아오기도 하고 변과 가스배출이 힘들어진다. 운동을 꾸준히 하고 식이조절을 한다 해도 체중이 늘어나는 증상들을 동반한다.

이 모든 것이 현대인의 대표 불치병인 만성피로 증후군의 예이다. 일이 끝나고  당장 할 일이 없음에도 마음 편히 휴식을 취하지 못하는 환자가 대부분이다. 무엇인가 끊임없이 자극받고 일을 수행해야 하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게 된다.

이러한 증상으로 내원하는 경우, 본격적인 치료를 하는방법은 대부분 비슷하다. 따뜻하게 온도를 올려둔 베드에 엎드린 상태에서 해부학적으로는 척추 기립근이자 한의학적으로는 오장육부의 대표 혈자리를 물리치료기와 부항 등의 시술로 자극해 긴장된 근육과 근막, 혈자리를 이완시킨다. 

이 과정에서 통증이 심한 부위는  피를 살짝 빼는 습부항을 통해 치료 자극을 올려주기도 한다. 이후 증상에 맞는 자세를 취하고 본격적인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시술을 진행하고 15~20분동안 복부에 뜸을 올리거나 복부나 손발 쪽에 적외선 치료기가 조사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심호흡을 강조한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심호흡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잠이 들기도 고 심신안정의 효과를 얻기도 한다.

사실 1등급 한약재로 처방하고 최고의 약침액과 침술로 치료를 한다 하더라도 만성피로증후군치료는 완벽하게 이뤄지지 못한다. 이러한   증후군과 같은 현대인의 불치병은 다행히 병(已病 : 이미 병이 된 것)이 아닌 병(未病 : 아직 병이 아닌 것)을 앓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 병이 병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治未病) 만성질환에 시달리기 전에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이 우선이며, 이미 증상을 겪고 있다면 신경써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

 

※ 실천하기 쉬운 만성피로 증후군 예방법

하나, 긴장과 화가 생기는 상황이 생길 때 심호흡을 통해 심신의 안정을 취한다.

둘, 기분 전환을 위해 장소를 옮길 경우 이 전 장소에서의 일은 되도록 잊도록 한다. 예를 들면 직장에서의 일은 직장에서 모두 끝내도록 한다. 스트레스를 주는 환경과 관계를 최소화 한다.

셋, 체력이 굴복하지 않도록 심폐기능을 향상 시킬 수 있는 활력 있는 유산소 운동을 주 3~4회 1시간 정도 한다. 

넷, 절대 아침 식사를 거르지 않는다. 저작기능이 활발해지는 음식 위주로 선택한다. 이는 위장이 모든 장기의 가장 우선 순위에 있도록 해야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두뇌 기능과 가장 도태되기 쉬운 비뇨생식기 기능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다섯, 일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휴대폰, TV, 컴퓨터 등의 전기기기를 최대한 멀리하고 사람의 손으로 조절 가능한 수동모드로 돌아가도록 한다.

여섯, 무엇보다 신체회복능력을 정상화 시키도록 12시에는 꼭 취침에 들도록 노력한다.

일곱, 해야만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의 비율을 비슷하게 만들도록 한다.

<김준정 미가람 한의원 원장>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