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충근·이용복·양재식·이규철 ‘국정농단 겨누다’

왼쪽부터 이용복, 박충근, 양재식, 이규철

박영수 특검 “특검보 적재적소에 배치할 예정”

특검보에 수사팀 하나씩 맡겨 의혹 파헤친다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박영수 특검팀의 특별검사보에 박충근(사법연수원 17기) 변호사, 이용복(18기) 변호사, 양재식(21기) 변호사, 이규철(22기) 변호사를 임명했다. 박 특검은 지난 2일 ‘최순실 국정농단’ 특별검사보 후보 8명의 명단을 행정자치부를 거쳐 청와대로 보내 임명해줄 것을 요청했고, 특검법에 따라 박 대통령은 4명의 특검보를 임명한 것이다. 박 변호사와 이용복 변호사, 양 변호사는 모두 검사 출신이며 이규철 변호사만이 판사 출신 특검보로 이름을 올렸다. 이에 박 특검은 “특검보와 파견검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요서울은 특검보로 임명된 특검보 4인의 주요 경력과 임명 배경 등을 살펴봤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5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은 박 특검이 임명 요청한 특별검사보 후보 중 박충근 변호사, 이용복 변호사, 양재식 변호사, 이규철 변호사를 특검보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박충근, 이용복, 양재식, 이규철 특검보는 지난 5일 특검보 임명 직후 박 특검의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강남 사무실로 모였다. 특검보들은 박 특검 사무실에서 간단히 차를 마신 뒤 사무실에서 나와 박 특검과 악수를 나눈 후 취재진 앞에서 각자의 각오를 밝혔다.

박충근 특검보는 “소명의식을 가지고 열심히 해보겠다”며 “박 특검이 말한 대로 특검 방침에 의해서 원칙과 정도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처음 특검보 제안을 받았을 때) 부담된 것은 사실”이라며 “특검이 어려운 일을 맡았다고 도와달라고 해서 승낙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양 특검보는 “최선을 다해서 진상규명을 하겠다”며 “어렵고 힘든 일이라 부담스러워 고민을 많이 했다. 박 특검을 잘 알아 잘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다 생각했다”고 승낙 이유를 설명했다.

이규철 특검보는 “특검을 잘 보좌해서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겠다”며 “저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국가적 중대 사안이기 때문에 힘을 합칠 의향이 있어서 합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영복 특검보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짧게 소감을 전했다.

특검보들은 지난 6일 맡고 있던 사건을 정리한 뒤 특검팀 업무에 합류했다. 특검보와 파견검사들은 검찰 특별수사본부로부터 수사기록을 넘겨받고 핵심 증거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강력 사건을 도맡은 ‘강력통’ 박충근 특검보

특검보로 임명된 박충근 변호사는 서울 태생으로 덕수상고와 건국대를 졸업하고 부산지검과 수원지검에서 강력 부장을 역임, 수원지검 마약·조직범죄 수사부장과 대구 서부 지청장을 지냈다. 박 변호사는 검사 시절 조폭·마약 등 강력 사건을 도맡은 ‘강력통’으로 꼽힌다. 검사 시절 강력수사 경험을 십분 발휘한 바 있어 검찰 내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한번 물면 놓지 않는다’고 할 만큼 지독하게 조폭 수사 등을 했던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박 변호사는 신창원 탈옥사건, 3인조 강도범 법정 탈주사건, ‘파주 S파’ 사건 등 강력사건을 담당했다.

또 박 변호사는 2003년 부산지검 강력부장 시절 대북송금 의혹 사건 특별수사팀에 파견된 바 있다. 당시 파견검사 3명 중 수장 역할을 맡아 깔끔한 수사로 역량을 인정받았다.

그는 2010년 7월 퇴임하면서 “사회를 지키는 빛과 소금이라는 명예와 자부심 때문에 살림은 쪼들렸지만 어느 부자 하나 부럽지 않았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당시 검찰 선·후배들은 ‘강력수사의 별’이 떠난다고 말해 ‘강력통’의 명성은 검찰 내부에서도 높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정의감과 사명감 투철한 이용복 특검보

특별검사보로 임명된 이용복 변호사는 대구 출신으로 양정고와 동국대학원 법학 학사·석사를 취득하고 서울, 부산, 대구, 의정부, 서산 지방검찰청 검사를 두루 거친 뒤 서울 남부지방검찰청 형사 제1부장 검사를 역임했다. 이후 그는 변호사사무실을 개업한 뒤 선거·언론분야 전문가로 활동했다.

특히 2012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디도스 공격 사건을 수사한 특검팀에서 이미 특검보를 맡았던 경력이 있다. 호탕한 성격에 특수수사를 잘해 검찰 내외 신망이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검사 시절 정의감이 투철했던 것으로 평판이 높다.

이 변호사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수사방향에 대해 뚜렷한 소신을 가진 인물로 최순실 사태가 벌어진 후 지인들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강력하게 피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그는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 비서관과 연수원 동기로 각별한 사이로 알려졌다. 이런 인연으로 조 전 비서관은 2014년 12월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을 당시 이 변호사의 조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검사보로 임명된 양재식 변호사는 전북 김제 출신으로 해성고(전주)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서울지방검찰청 검사, 대구지방 검찰청 김천지청 부장검사, 대구지방검찰청 형사5부장,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 남부지방검찰청 형사1부장, 법무법인 가교 변호사 등을 두루 거쳤다.

20년 박 특검과 호흡 맞춘 양재식 특검보

특히 양 변호사는 박 특검과 같은 법무법인 강남 소속으로 검사 시절부터 20년 가까이 박 특검과 호흡을 맞춰 온 것으로 알려져 박 특검의 뜻을 가장 잘 아는 인물로 꼽힌다. 이번 특검보로 임명된 배경에도 박 특검의 강력한 추천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 변호사는 박 특검이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대검찰청 중수부장일 때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입 의혹 사건 주임검사로 활동했다. 또 2013년 2월 박 특검이 맡은 대한변호사협회의 지방자치단체 세금낭비 조사특별위원회에서 조사2팀장을 맡았다. 사법연수원 교수를 지낸 양 변호사는 수사뿐만 아니라 법리에도 밝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1996부터 1997년 서울 중앙지검 근무 당시 상습 필로폰 투약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근혜 대통령 동생 박지만 씨를 수사하기도 했다. 양 변호사는 이번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사건의 특검보로 임명되면서 지만 씨에 이어 누나인 박 대통령마저 수사하는 악연이 이어지고 있다.

판사 출신으로 법리에 밝은 이규철 특검보

특검보에 임명된 이규철 변호사는 대구 출신으로 성광고(대구)와 고려대 법대 졸업 후 서울지법 서부지원 판사, 서울지법 판사, 서울지법 남부지원 판사, 서울고법 판사, 대법 재판연구관, 춘천지법 원주지원장 등을 거친 판사 출신으로 현 법무법인 대륙아주에서 송무 총괄을 맡고 있다. 판사 출신으로 법리에 밝아 박영수 특별검사가 추천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변호사는 박 특검이 대륙아주 대표변호사로 있을 때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다. 서울고법 행정부와 대법원 재판연구관 ‘조세조’에서 근무한 바 있어 조세법 관련 분야에도 정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변호사는 지난 2011년 7월 서울 강남지역에 내린 폭우로 발생한 우면산 산사태 사건과 관련해 피해 주민을 대리해 첫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평소 성격이 활달하고 타인과의 소통에도 능하며 늘 부드럽게 업무를 수행한다는 평판이 나 있다. 퇴직 후 코스닥 상장폐지 실질 심사위원과 서울 중앙지법 조정위원, 국세청 법령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GS건설, 삼성물산 등 다수 기업에서 법률고문 및 소송 업무를 수행했다.

한편 ‘재계통’으로 알려진 박영수 특별검사는 지난 11월 29일 임명됐다. 박 특검의 수사팀장 파견 요청으로 파견이 확정된 윤석열 검사(연수원 23기), 특검보 4인과 함께 ‘비선 실세’ 최순실를 둘러싼 의혹 전반을 수사할 전망이다. 박 특검은 검사 출신인 박충근, 이용복, 양재식 특검보에게 수사팀을 하나씩 맡겨 주요 의혹을 파헤친다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장검사인 한동훈(사법연수원 27기) 검찰 부패범죄 특별수사단 2팀장과 신자용(28기)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장, 양석조(29기) 대검찰청 사이버 수사과장을 각각 3명의 특검보와 짝을 이뤄 각 수사팀을 이끌게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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