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예정인 미안마 롯데호텔. <롯데호텔 홈페이지>

명품관·베이커리 개장…일찌감치 실력 검증
비즈니스호텔 성공 맛보고 해외 진출에 집중

[일요서울 | 남동희 기자] 2016년에도 여풍이 계속 불고 있다. 각계 분야에서 여성이 리더 자리에 오르는 일이 계속 늘고 있다. 그동안 여성들의 사회 활동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결코 깨뜨릴 수 없는 장벽이란 의미의 ‘유리천장’에 가로막히는 일이 많았다.

능력과 자격을 갖춰도 고위직으로의 승진이 차단되는 상황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성 CEO, 여성 임원 등 유리천장을 깬 주인공들이 늘어나면서 ‘여풍당당(女風堂堂)’이란 신조어도 나타났다. 이에 일요서울은 여성시대를 주도하고 있는 주인공들을 살펴봤다. 이번 호 주인공은 장선윤 롯데호텔 해외사업개발 담당 상무다.

‘능력·배경·외모 3박자를 다 갖췄다’는 말은 장선윤 롯데호텔 해외사업개발 담당 상무에게 항상 따라붙는 수식어다. 장 상무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복지장학재단 이사장의 둘재 딸이다. 재벌가 3세라는 배경에 수려한 외모까지 갖춘 그는 미국 하버드대 심리학과를 졸업할 정도로 수재다.

장선윤 롯데호텔 상무.

특히 장 상무는 롯데백화점, 면세점을 국내 최고로 키워낸 신 이사장의 성격을 가장 닮았다고 알려져 그룹 경영에 참여하기 전부터 세간의 기대를 받았다.

뜨거운 관심 속에서 장 상무는 1997년 롯데면세점에 첫 입사를 했다. 2003년에 롯데호텔 팀장으로 승진, 롯데백화점의 야심작인 명품관 에비뉴엘(Avenuel) 설립 준비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에비뉴엘은 그가 2005 롯데쇼핑 해외명품팀 이사로 발령받은 시기에 오픈했다.

장 상무는 당시 롯데그룹 내 명품 전문가로 활동하며 에비뉴엘에 입점할 명품 브랜드 유치에 앞장섰다.

에비뉴엘은 개장 후 1년 매출이 1250억 원으로 당초 목표를 달성했고 하루 3000명씩 연간106만여 명이 다녀갈 정도로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에비뉴엘 개관의 일등공신인 장 상무가 당시 신 총괄회장에게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총애를 얻었다는 후문이 자자했다.

반응 좋았으나 대기업 빵집으로 찍혀

승승장구하던 장 상무는 2007년 롯데호텔사업부 마케팅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처음 호텔업에 뛰어들며 그는 호텔 마케팅 전반에 업무를 익혔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 아우디코리아 상무였던 양성욱 씨와 재혼 후 그룹 경영에서 물러나 홀로서기에 도전했다. 그는 남편과 함께  ‘블리스’라는 회사를 차려 프랑스 프리미엄빵집 ‘포숑’을 국내에 론칭했다.

포숑은 초기 롯데백화점에 입점해 큰 화제를 모았다. 당시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매장은  한 달 만에 2억1000만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전 매장의 월평균 매출은 1억 원 안팎이었다.

당시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장 대표(당시 블리스 대표)가 오랜 시간 롯데 그룹 내 명품 전문가로 활동했기 때문에 고급화 전략에 대한 남다른 안목이 있는 것 같다”며 “포숑은 국내에 없던 새로운 이미지의 베이커리”라고 지칭했다. 포숑을 론칭할 때만 해도 국내에는 프리미엄 제과점이 지금처럼 보편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얼마 안 가 포숑은 당시 호텔신라의 베이커리 ‘아티제’와 함께 대기업 빵집으로 찍히며 골목 상권 침해라는 비판을 받았다. 결국 장 상무는 오픈 8개월 만에 여론에 부응해 영유통과 매일유업에 포숑 지분을 매각했다.

장 상무의 야심찬 첫 홀로서기는 실패의 쓴맛을 봤다. 그 후 장 상무는 2년 동안 신 이사장이 있는 롯데복지장학재단에서 아동 복지를 도왔다.

2년의 공백, 더 큰 도약을 위한 준비

지난해 4월 롯데호텔은 면세점에 비해 호텔 부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자 장 상무를 불러들였다. 당시 롯데 관계자는 “해외사업에 박차를 가하며 장 상무가 능통한 외국어 실력과 강한 업무 추진력을 갖춘 적임자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장 상무는 복귀 후 롯데호텔의 취약점이던 세컨드 브랜드 격인 비즈니스호텔 확대와 해외사업에 뛰어들었다.

롯데호텔은 장 상무가 복귀하기 전인 2009년 이미 서울 마포 공덕동에 비즈니스호텔 형태인 ‘롯데시티호텔 마포’를 오픈했다. 이어 김포공항, 제주 연동과 대전 유성구, 서울 구로와 명동 등 총 7개 문을 차례로 열어 비즈니스호텔 영역을 넓혔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30대 중국인 관광객을 타깃으로 하는 부띠끄 호텔이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에 지난 3월 ‘L7 명동 1호점’을 열었다. 꾸준한 고객 유치와 관광객들의 호평으로 L7은 2017년 서울 동교동에도 2호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장 상무는 L7이 해외로 진출하는데도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7 1호점을 연 뒤 1년 만의 해외 진출이다. 첫 해외 지점은 미국 뉴욕이 됐다. 특히 내년 상반기 오픈하는 L7 뉴욕 지점은 위탁경영의 형태로 운영할 방침이다.

위탁경영은 건물을 사거나 임차하는 대신 현지 호텔 운영을 위탁받아 일정 수수료를 받는 식이다. 이런 위탁경영 방식을 확대하는 이유는 중국에서 타 계열사인 롯데백화점 등이 잇단 실패를 맛보며 투자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함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장 상무를 필두로 한 롯데호텔 해외사업은 2019년까지 일본 나가타현에 스키 리조트를 미얀마, 러시아, 중국에 호텔 체인을 준비 중이다.

남동희 기자  donghee070@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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