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송승진 기자>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최근 한국형 비리 또는 범죄를 소재로 다양한 작품이 등장하는 가운데 영화 ‘내부자들’을 통해 강한 인상을 남긴 배우 이병헌과 강동원, 김우빈이 조합된 새로운 범죄물이 등장했다. 화려한 캐스팅만으로 압도적인 무게감을 드러낸 영화 ‘마스터’, 한국형 선악의 공식을 완성할 지 또는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화 ‘마스터’는 지난 12일 서울 성동구 CGV 왕십리점에서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를 열고 첫 선을 보이며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11월 들어 극장가 비수기를 맞아 다양한 작품이 쏟아진 반면 굵직한 작품들은 방학시즌을 기다리며 일정을 조율하고 있어 이렇다 할 한국영화 대작들을 찾아보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12월에 접어들며 본격적인 개봉성수기를 앞두고 대작들이 속속 개봉을 서두르고 있다.

이미 지난 7일 영화 ‘판도라’가 개봉해 관객몰이에 나섰고 오는 21일 영화 ‘마스터’가 화려한 캐스팅과 탄탄한 시나리오로 관객들을 찾아온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영화는 화려한 언변과 사람을 현혹하는 재능, 정관계 인맥 등으로 수만 명의 회원들에게 사기를 치며 승승장구해 온 원네트워크 ‘진 화장(이병헌 분)’과 반년 간 그를 추적해 온 지능범죄수사팀장 ‘김재명(강동원 분)’의 쫓고 쫓기는 대결을 그리고 있다.

특히 진 회장의 측근이자 수차례 배신을 반복하는 ‘박장군(김우빈 분)’이 가세하며 극의 긴장감을 높였고 진 회장의 또 다른 측근인 ‘김엄마(진경 분)’까지 엮이며 돈의 주인이 되고자 물고 물리는 복잡한 게임을 이어간다.

더욱이 극은 결말에 이르면서 비리로 얼룩진 한국 사회의 경종을 울리며 다소 현실과 동떨어진 판타지적인 요소를 더해 공감대를 자극하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 악의 근원인 진 회장은 그간 대한민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실제 조 모 회장과 여러 다단계 사기꾼들을 조합해 만들어낸 덕분에 언뜻 보면 익숙하면서도 때로는 극악무도함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마치 종합선물세트처럼.

여기에 이미 '내부자'를 통해 악역을 도맡았던 이병헌이 진 회장을 맡으면서 화려한 입담과 행색은 누구도 그의 사기 행각을 믿을 수밖에 없는 구조를 선보이며 조의석 감독의 치밀함을 드러냈다.

다만 이 같은 치밀함이 현실과 다른 점은 진정한 정의를 위해서 싸우는 김재명 수사팀장이 등장한다는 것. 요즘 같은 시국에서 극중 김재명 팀장을 바라보는 관객들의 심정은 판타지로 느끼기에 충분할 정도로 정의로 똘똘 뭉쳐 있다. 거기에 스마트한 말솜씨와 감성은 뭇 여성들의 가슴을 흔들어 놓기에 부족함이 없다.

조 감독 역시 기자간담회에서 결론까지 이어지는 과정에 대해 일종의 판타지라고 소개할 정도로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과연 극중 정의가 실현될 수 있을 지를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 그려진다.

물론 감독의 순수한 의도처럼 영화는 더 이상의 비약이나 왜곡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저 상상하기 쉬울 정도로 검거 과정이 살짝 밋밋하다는 점이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리기에 다소 헐겁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는 액션이 헐겁다기보다 치밀한 심리전을 크게 반영하지 않은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극의 내용 전개나 인물들의 구성에서 높은 완성도를 엿볼 수 있다. 캐릭터 하나하나를 살려가면서 진행되는 극의 전개나 출연진 누구도 어색함 없는 매끈한 연기는 칭찬받기에 충분하다.

특히 이병헌과 강동원, 김우빈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출연진을 두고 어느 한쪽으로 쏠림 없이 극의 균형을 맞춰 간다는 점은 매력적이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다만 잘 차려진 밥상이지만 특별한 메뉴가 없다는 점이 옥의 티다. 올해 개봉한 '내부자들'이나 '아수라' 같은 경우 저마다의 악의 공식을 선보였다. 영화 ‘마스터’ 역시 조 감독이 추구하는 악과 선의 공식을 잘 담아내려는 노력은 보이지만 인상 깊은 반전이나 결말이 약하다는 점은 관객들의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같이 현실세계가 답답한 시점에 악당을 일망타진하는 통쾌감을 만끽하기에는 충분한 감성을 전달한다. 또 속고 속이는 관계들을 정직함으로 일망타진하는 모습과 법의 판단과 함께 현실적인 해결책을 실행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한편, 배우 이병헌, 강동원, 김우빈, 엄지원, 오달수, 진경 등이 출연하는 영화 ‘마스터’는 오는 21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