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환 청와대 민정수석(가운데)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12월 9일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이 통과된 직후 박 대통령은 직무권한이 정지되기 직전 마지막 인사권을 행사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어느 누구도 박 대통령의 행동을 예상치 못했다. 박 대통령이 행사한 인사권 대상은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다.

당시 최재경 민정수석이 사의를 표명했던 만큼 후임 인선이 필요한 상황이긴 했다. 하지만 청와대에서는 최 수석의 사표를 반려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탄핵 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박 대통령은 새로운 민정수석으로 조대환(60·사법연수원 13기) 변호사를 임명했다. 일요서울에서는 신임 조대환 청와대 민정수석의 주요 행적과 함께 발탁 배경을 살펴봤다.

검사 출신 변호사로 박근혜 대통령 방패막이설
조대환 수석 “업무는 권한대행을 보좌하는 것”

조대환 신임 청와대 민정수석은 검찰 출신 변호사다. 박근혜 대통령이 의원 시절이던 2010년 싱크탱크 ‘국가미래연구원’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또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전문위원 등으로 활동했던 만큼 ‘친박’ ‘박근혜 라인’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런 만큼 조 수석 임명은 헌법재판소 판결을 앞둔 방패막이용이라는 분석이 많다. 대통령으로서의 직무권한이 정지된 상황에서 국정운영을 위한 인사라기보다는 대통령을 위한 인사라는 뜻이다.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
특검보 역임

조대환 민정수석은 경북 출신이다. 서울 경북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과대를 졸업했다. 제23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사에 임용됐다.

지난 1986년 광주지검 순천지청 검사를 시작으로 대전지검, 인천지검, 서울지검, 서울고검에서 근무했다. 광주지검 순천지청, 대구지검, 서울지검 서부지청, 수원지검에서 부장검사를 맡았고 제주지검 차장검사, 서울고검 검사를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났다.

지난 2007년 조대환법률사무소 변호사로 일하다 이듬해 법무법인 하우림 대표 변호사로 자리를 옮겼다. 2008년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 특검 당시 특검보를 역임했다.

지난해에는 새누리당 추천으로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당시 조 수석은 극우성향 게시물을 SNS에 퍼나르고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반대했던 전력 때문에 야당으로부터 비판을 받았고 활동 기간 내내 특조위 안팎에서 갈등을 빚었다.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대책회의)는 당시 “진상규명 의지와 능력이 있는 인사라고 보기 어렵다”며 “삼성특검보를 맡으면서 삼성 관련 사건을 수임해 특검에게 부여된 책임을 훼손하고 이해충돌을 일으켰던 사람”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최근엔 대우조선해양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돼 낙하산 인사라는 논란을 일으켰다. 이후 일신상의 이유로 후보직을 사퇴했다. 민정수석 임명 전까지 법무법인 대오 고문변호사로 일했다.

조대환 민정수석이 임명되자 새삼 황교안 국무총리와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세 사람의 인연이 주목받고 있다.

조대환-황교안-박한철
연수원 동기

세 사람 모두 23회 사법시험을 합격한 사법연수원 13기 동기다. 자연스럽게 검찰에서 오랜 인연을 맺어왔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연수원 동기들은 고등학교 동창과 마찬가지’라는 말을 자주 한다.

조 수석은 황 총리와 함께 근무한 경력이 있다. 황 총리는 1992년 8월부터 1994년 9월까지 서울지방검찰청 검사로 재직했는데 당시 조 수석도 검찰청에서 근무했다. 두 사람은 2004년에도 서울고등검찰청에 발령받아 함께 근무했다.

박 소장과는 ‘삼성비자금사건’으로 인연을 맺었다. 2007년 박 소장은 ‘삼성비자금사건’ 특별수사·감찰본부장을 지냈고, 조 수석은 2008년 삼성 비자금 의혹 특검 수사 때 특별검사보로 활동했다.

황 총리와 박 소장의 인연은 더욱 더 깊다. 검사 재직 시절 3년가량 같이 근무했다. 황 총리는 2000년 2월부터 7월까지 대검찰청 공안3과장을 지냈고 7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대검 공안1과장을 지냈다. 이 시기 박 소장은 1999년부터 2001년 6월까지 대검찰청에서 총무부 기획과장을 지냈다.

황 총리와 박 소장은 2001년 6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서울중앙지검에서 같이 근무했다. 황 총리는 컴퓨터수사부장, 박 소장은 형사5부장으로 근무했다. 이후 2005년 황 총리와 박 소장은 각각 형사사건을 전담하는 2차장을 박 소장은 3차장을 맡았다.

박근혜 대통령의 조 수석 임명에 대해 많은 의혹의 눈초리가 있는 이유는 이들 세 사람의 인연 때문이다. ‘탄핵 소추안 가결’이라는 커다란 사건 속에서 비난을 무릅쓰고 인사권을 행사한 이유가 결국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함이 아니냐는 여론이 이는 이유다.

박 대통령이 조대환 민정수석을 임명하자 부정적인 여론이 들끓었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 이유는 앞서 밝혔듯이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활동 당시 세월호특별법을 반대한 전력 때문에 야권 등으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과거에 했던 부적절한 발언들 때문이다. 개인적인 소신을 밝힌 것들이긴 하지만 변호사로서 그리고 국가적인 사건에 대한 발언 치고는 논란의 여지가 많은 발언들을 쏟아냈었다.

실제 조 수석이 임명되고 나자 민주당과 국민의당 측은 즉각 논평을 발표했다. 민주당은 지난 10일 조 수석 임명에 대해 “세월호 진상을 끝까지 은폐하려 ‘법률 방패’를 마련한 것은 할 테면 해보라는 식의 민심 저항의 결정판”이라고 발표했다.

세월호 특조위 당시
진상규명 방해 논란

강선우 민주당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세월호 특조위 진상규명을 방해하던 여당 쪽 부위원장을 민정수석 자리에 앉힌 것은 촛불민심도, 탄핵 표결도 거스른 막 나가는 인사”라고 말했다.

또 “조 변호사는 현직 부장판사가 오피스텔에서 성매매를 하다 적발된 사건에 대해 인간은 성적 충동을 해결할 권리가 있다며 성매매금지법은 폐지돼야 하고, 성매매하는 사람 누구도 처벌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했던 인물”이라며 “세월호 특조위 활동을 ‘세금 도둑’이라는 막말로 유가족의 가슴에 난도질을 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은 9일 당일 “직무가 정지되는 마지막까지도 자격 미달의 인사를 내정하고 갔다”고 비난했다.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조 변호사는 세월호 특조위 부위원장 당시 문제가 많았던 인물”이라며 “특조위의 정치편향 인사 개입 의혹을 제기하자, 특조위 해체를 주장하다 못해 결근 투쟁을 하다 사표를 낸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사표를 내면서 특조위 위원들에게 이메일로 ‘세월호는 기울어진 운동장이었으며 전리품 잔치를 하는 곳’이라는 막말을 했던 인물”이라고 비난했다.

정체성 의문?
김기춘 전 실장도 비판

청와대 민정수석 자리는 대통령과 국민 그리고 각 정당 간 의사소통을 위해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는 자리다. 그런 만큼 행동 하나하나 말 한마디 한마디가 큰 파장을 미치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

하지만 조대환 민정수석은 과거 거침없는 발언과 직설화법으로 논란이 된 적이 많다. 세월호 특조위 당시에도 그랬고 현직 부장판사 성매매 사건 당시에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언론과 국민이 민정수석의 발언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 수석의 직설적이고 편향적인 발언은 문제의 소지가 많은 게 사실이다.

조 수석이 민정수석에 임명되자 야권인사들과 언론들에서는 앞 다퉈 과거 그가 소셜네트워크에 올렸던 글들을 문제 삼기도 했다.

조 수석은 11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제 와서 32명까지 보강, 뇌물(그것도 공갈성)을 직권남용으로...아직도 멀었다. 전두환 비자금 사건 기록을 참고하면 바로 답 나올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검찰이 뒤늦게 최순실 국정농단 수사팀의 인원을 보강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이 글에서 조 수석은 “뇌물을 직권남용으로...”라고 표현하며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에 대해 ‘뇌물죄로 봐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

하지만 이 글이 문제가 되자 조 수석은 “자신의 뜻과는 정반대로 잘못된 해석을 했다”고 해명을 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이후 언론에는 이와 관련된 조 수석의 또 다른 글이 공개되면서 조 수석의 말은 설득력을 잃었다.

이 글 외에 조 수석은 11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기춘 전 비서실장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김기춘 “여성대통령에게 결례라 생각, 세월호 7시간 못 물어”’라는 중앙일보 기사 스크랩과 함께 “이런! 일반 국민이라면 모두 뭐가 이상하다 생각했는데…수십 년간 관계를 맺어 오면서 상당기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사람이 전혀 몰랐다? 뭐니 뭐니 해도 모르고 짓는 죄가 더욱 크나니…”라며 “7시간 그때 당신이 대통령과 같이 있었다고 가정하자. 세월호 침몰 및 구조와 관련하여 무엇이 달라졌을 것인가에 대하여 먼저 말해 보세요”라고 적었다.

박근혜 대통령을 보호해야 하는 민정수석이 오히려 김 전 비서실장을 비난하는 글을 올리자 정체성에 의문을 표하는 사람이 많았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X맨’이라는 비유까지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과 정권의 입장을 대변해야 하는 민정수석이 오히려 대통령·정권 인사와 연관된 사안에 대해 비판을 하자 결국은 이것 또한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 실패’라는 비판이다.

개인의 생각은 언제나 바뀔 수 있다. 틀렸다면 바로잡으면 된다. 하지만 공직자라면 비판을 피할 것이 아니라 올바른 해명으로 맞서야 한다. 그리고 책임을 지면 된다. 조 수석은 국가가 가장 혼란스러운 시기에 민정수석에 임명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아닌 “권한대행을 보좌하는 것”이 업무라고 밝힌 만큼 그에 걸맞은 활약을 기대해 본다.

오두환 기자  odh@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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