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4일. 엄동설한의 크리스마스이브에 시청과 광화문 일대는 보수의 태극기 물결과 좌파의 촛불 군무로 뒤덮였다. 광장은 ‘탄핵반대’와 ‘박근혜 구속’의 성난 구호로 갈라졌다. 태극기 물결은 남대문에서 대한문을 지나 프레스센터까지 꽉 메웠다. 프레스센터에서 동아일보사까지는 양 진영의 충돌을 막기 위해 경찰차로 방어벽이 처졌다. 마치 남북 분단의 상징인 휴전선 비무장 지대처럼. 광화문 일대는 여전히 촛불 세력의 해방구가 돼 있었다.

정확히 참석 인원은 보수 쪽이 좌파 쪽보다 3배 정도 많았다. 수십만이 넘는 거대한 애국시민의 물결이었다. 그동안 침묵하고 있던 42%의 보수가 결집한 것이다. 행동하는 보수가 역사의 반동(反動)을 막기 위해 광장으로 나선 것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선동 언론은 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여전히 보수의 숫자를 축소 조작하고, 촛불에 대한 보수의 ‘맞불 집회’라고 격하시키고 있다.

전국 160여 개 언론사의 사시(社是)는 정론직필, 불편부당, 진실보도, 책임 등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탄핵 정국에 선동 언론이 공정보도의 의무를 하고 국민의 알권리 충족에 부응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일인전허 만인전실(一人傳虛 萬人傳實)’, 즉 한 사람이 거짓된 말을 전하면 수많은 사람이 사실처럼 전하게 된다. 최순실 사태로 지난 두 달 동안 얼마나 선동 언론이 잘못했으면 한 독자가 “조중동이 신문이면 우리집 화장지는 팔만대장경이다”라고 조롱했겠는가. 선동 언론은 국민에게 석고대죄(席藁待罪)하고 개과천선해야 한다.

보수 측의 태극기 집회 참가 이유는 명확하다. 첫째, 촛불 뒤에 숨어 체제 전복을 획책하는 종북좌파 세력들의 ‘붉은 혁명’을 막기 위해서다. 둘째, 위기의 대한민국을 지키고, 신음하는 헌법을 지키고, 인민재판 당한 박근혜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서다. 셋째, 백척간두(百尺竿頭)에 선 국가정체성을 수호하고 피 흘려 얻은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서다.

대한민국은 지금 존망지추(存亡之秋)의 기로에 서있다. 역사상 우리나라는 국력이 약했을 때는 940회나 침략을 받았고, 국력이 강했을 때는 고구려가 만주와 연해주까지 장악한 강성대국이었다. 그런데 세계 10위권의 국력을 갖춘 대한민국이 국권을 상실했던 구한말처럼, 공산화 직전의 자유 월남처럼 바람 앞의 등불처럼 흔들리고 있다. 왜 그럴까. 그것은 바로 국가정체성이 뿌리 채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근본으로 한 건국이념에서 나온다.

그러나 지난 김대중-노무현 좌파 정권 10년 동안 대한민국은 ‘국가 정체성과 정통성의 위기’에 빠지게 됐다. 양 정권이 ‘햇볕정책’ ‘남북 화해·협력 정책’을 추진하여 북한의 대남적화전략이 강화됐고, 핵과 미사일 등 군사력이 증강됐으며, 남한 내 종북좌파 세력이 득세하였기 때문이다. 국가정체성이 무너지면 경제도 안보도 다 무너진다. 사상누각(砂上樓閣)이 된다.

1967년 월남 대통령 선거에서 2위로 낙선한 변호사 출신의 야당 후보 쭝딘 주는 훗날 월맹의 고정간첩으로 밝혀졌다. 그는 “동족상잔으로 시산혈해(屍山血海, 시체가 산같이 쌓이고 피가 바다같이 흐름)가 되었으니 조상들이 얼마나 슬퍼하시겠는가”하며 반전(反戰)·반미운동을 주도 했다. 그해 하원의원 선거에서 친북용공 의원이 18%나 당선됐다. 우리 국회로 치면 54명이나 됐다. 의회가 간첩의 놀이터가 된 것이다. 이들은 민족주의자·평화주의자로 가장하여 국민의 자유수호 의지를 무너뜨렸다. 그 결과 1973년 파리 평화협정으로 미군이 철수하고, 자유 월남은 75년 4월 30일 ‘내부의 적’ 때문에 적화통일 됐다. 우리가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한다.

김정일은 “남한의 종북세력이 노동당 통일전선부 보다 일을 더 잘한다”고 했다. 실제로 우리 사회의 정치, 법조, 언론, 노동, 교육, 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에 종북세력들이 똬리를 트고 암약하고 있다.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적’이 더 위험하다. 종북세력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보다 더 무서운 존재들이다.

작금의 대통령 탄핵사태는 종북좌파가 뒤에서 조종하는 촛불 세력이 앞장서고, 선동 언론이 ‘고발-소추-재판’한 것에 대해 정치 검찰과 좌편향된 국회가 굴복한 마녀사냥·인민재판이다. 헌법재판소의 정의로운 결정을 믿고 있지만, 만약 탄핵이 인용된다면 한반도는 ‘악몽의 시나리오’가 전개될 수도 있다. 그것은 김정은이가 내년 6~7월 경 6차~7차 핵실험을 하고, 국제사회로부터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고, 트럼프 대통령과 ‘미북 평화조약’을 체결하고, 주한 미군이 철수하고, 종북좌파 정권이 들어서면 연방제 통일을 합의하고....

지금 종북좌파가 주도하는 촛불 세력의 내란선동은 김정은만 이롭게 하는 이적행위(利敵行爲)다. 애국 태극기 세력과 촛불 세력의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승부는 자유수호 세력과 헌법파괴 세력과의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이다.

우종철 자하문연구소 소장  ilyo@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