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추위와 함께 전국 스키장들이 개장을 시작했다. 스키장에서 즐기는 스키와 보드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대표적 겨울 스포츠다. 눈 덮힌 언덕에서 즐기는 스피드는 그 어떤 스포츠보다 짜릿할 수 없다.  

하지만 스키장은 항상 부상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문화체육관광부  자료에 따르면 스키장에서 연평균 9688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무릎, 어깨, 팔과 같은 신체 관절 부위 부상이 많아 스키장 안전 관리 예방과 교육이 절실히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키장은 대부분 높은 산에 위치한 경우가 많다. 고도가 높아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기 때문에 근육과 인대의 유연성이 떨어져 가벼운 충돌에도 골절 등 큰 부상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잠시만 방심해도 크게 미끄러져 골반과 허리를 다치거나 손목을 잘못 짚어 다치기 일쑤다.

특히 스키장은 미끄러운 눈 때문에 스키와 보드를 즐기며 균형을 잡고 버티기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프로 선수들도 높은 기술을 선보이다 쉽게 넘어진다. 초보자들의 경우 무엇보다 관절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잘 넘어지는 방법을 익혀 부상 위험을 줄이거나 준비운동을 통해 신체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잘 넘어져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손목 부상 방지다. 보통 미끄러지거나 넘어질 때 반사적으로 손목에 체중을 실어 몸을 지탱하기 마련인데, 이 때 손목관절에 무리가 가면 연골과 인대가 손상될 가능성이 크다. 

충격으로 인해 손목관절을 지탱해주는 인대가 늘어나거나 찢어지면 심한 경우 손목부위가 퍼렇게 멍이 들고 통증과 붓기, 시큰거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만약 시간이 지나도 손목부위에 붓고 멍이 있고 가만히 있어도 통증이 느껴진다면 손목골절의 가능성이 크다. 또 골절이 되면 손을 전혀 쓸 수 없고 움직일 때 뼈를 비비는 것 같은 느낌이 들며, 간혹 손이 저리는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즉시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대부분 겨울스포츠의 공통된 특징은 두 발이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반사적으로 손으로 바닥을 짚을 수밖에 없는데, 스키나 보드를 타다가 넘어지는 순간 앉는 자세를 취하고 체중을 엉덩이 쪽으로 실리게 하면서 주저앉으면 손목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수차례 연습을 통해서 몸에 익히는 훈련을 반복해야 실전에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보드의 경우에는 스키처럼 몸을 지탱할 수 있는 폴이 없기 때문에 손으로 바닥을 짚는 경우가 많은데, 뒤로 넘어질 경우 손목을 가슴에다 모으고 엉덩이 쪽으로 체중을 이동해 주저앉는 것이 좋다. 일어설 때는 손바닥보다는 주먹을 쥐고 일어서는 것이 좋다.

또한 무리한 동작으로 인한 골반 및 허리 통증 역시 조심해야 한다. 스키와 달리 보드는 더욱 화려한 기술을 선보이기 위해 무리하게 점프를 시도하거나 갑자기 자세를 바꾸는 동작을 할 때가 많다. 이때 수직 방향으로 넘어지면서 허리나 골반 부위로 떨어지게 되는데 심한 허리나 골반 통증을 겪을 수 있어 무리한 동작은 삼가는 것이 좋다. 
‘준비운동’은 큰 부상을 방지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다. 겨울철에는 낮은 기온으로 근육이 이완되는 속도가 더디기 때문에 평소보다 긴 준비운동과 스트레칭으로 충분히 몸을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는 특정 동작보다는 제자리 뜀뛰기와 온몸 털기 등을 반복해 체온을 높여주는 준비운동이 훨씬 효과적이다. 아무래도 야외에서 두꺼운 옷을 걸치고 동작을 취하다 보면 동작이 굼떠서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제자리 뜀뛰기는 공간적인 제약을 받지 않고 빠른 시간에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관절과 근육을 이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지나치게 높이 뛰면 무릎인대와 관절이 상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여기에 손목은 몸 앞으로 두 팔을 길게 뻗고 살짝 주먹을 쥔 채로 손목을 시계방향과 반시계방향으로 천천히 돌려주고 손목을 바깥 쪽으로 꺾어 유연성을 확보하는 스트레칭을 병행하면 더 좋다. 

이 밖에도 겨울 스포츠에서는 헬멧과 용도에 맞는 보호대를 반드시 착용해야 충격이 흡수돼 부상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어린아이들의 경우에는 부모들이 헬멧은 물론 손목, 무릎, 팔꿈치 보호대 등을 통해 완전무장을 시키지만 정작 성인들은 장갑 이외에 별도의 보호 장구를 착용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부천하이병원 원장>

정리=김정아 기자  jakk3645@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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