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필리핀의 바다를 찾았다. 늘 멋진 추억을 안겨주는 곳이기에 여행에 대한 기대가 새로운 무언가에 대한 갈망으로 부풀었다. 팔라완의 코론Coron은 그런 여행자의 달뜬 마음에 살포시 내려앉았다. 안식과 안도의 나날을 잉태했던 바다의 선물 코론, 그곳에서 보내온 긴 초대장.
숨어 있던 코론과의 조우

코론 타운은 실제로 코론 섬이 아닌 공항이 위치한 부수앙가 섬에 자리 잡고 있다. 코론 섬은 코론 타운과 바다 사이에 마주하고 있는 작은 섬으로, 코론 아일랜드 투어는 누구도 빼놓지 않는 필수 코스다.

코론 타운에서 방카를 타고 아침 일찍 떠나 보트맨들이 이끄는 대로 온종일 코론 섬을 누볐다. 기암절벽들 사이에서 저마다의 경이로운 모습으로 숨어 있는 라군과 해변, 그리고 바닷속 비경은 코론의 오래된 진실과 마주하는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

천국의 발견

일행을 태운 방카는 서서히 코론 섬으로 흘러들었다. 10여 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주위를 둘러싼 풍경은 몰라보게 변해버렸다. 좁아진 바닷길은 잔잔한 호수로 모습을 바꿨고, 호수를 둘러싼 웅장한 절벽들은 자신들의 틈 사이로 고요한 천국을 마련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천국을 즐겼다. 차분히 앉아 눈과 가슴에 천국의 모습을 담는 사람들, 재빠르게 물속으로 뛰어들어 또 다른 세상을 탐닉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 사람들을 살피며 자신들의 세상에 온 것을 즐거워하는 사람들. 천국은 오직 한 곳만이 아니었다.
방카가 있는 곳이 모두 천국이었 다. 호수의 크기와 물의 색과 절벽의 높이와 모양만이 다를 뿐이었다. 때로는 바다로 나가 하얀 백사장이 펼쳐진 해변에 머물렀다. 점심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잠시 낮잠을 청하는 순간에도 모든 곳이 여행자들에게는 같은 이름이었다. 물 위에서도 물 속에서도 그리고 해변에서도, 천국이라는 이름은 달라지지 않았다.
코론섬의 주요 포인트
▲스켈리튼 렉
코론 섬의 많은 다이빙 포인트 중 난파선 다이빙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스켈리튼이라는 이름은 난파선의 잔해가 해골처럼 뼈만 남아 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수심 약 5미터 정도만 내려가도 침몰해 있는 배의 잔해를 확인할 수 있고 다양한 색의 물고기 떼와 아름다운 산호초들이 난파선과 함께 어우러져 있어 스노클링과 체험 다이빙 포인트로 많이 찾는다.

▲비치91
웅장한 바위산 아래에 위치한 아주 조그마한 해변이다. 호핑 투어를 즐기다가 주로 점심 식사를 위해 들르는 곳으로 모래사장 위에 지어진 필리핀 식 오두막인 코티지에서 식사를 한다. 방카에서 오전 내내 조리한 음식들을 가이드가 코티지의 테이블에 차려주는데, 그림처럼 아름다운 해변을 바라보며 그런대로 낭만적인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식사 후 즐기는 낮잠은 코론 섬 여행에서 가장 여유로운 시간이다.

▲트윈 라군
코론 섬의 대표적인 스폿 중 하나로 대부분의 에이전시들이 투어 프로그램 에 포함시킨다. 비슷한 장관을 연출하는 두 개의 라군이 장엄한 기암절벽을 사이에 두고 존재하는 곳으로 물속에서 스노클링을 하거나 수영을 하며 두 라군 사이를 넘어 다닐 수 있다. 화산활동에 의해 높은 온도의 물이 올라오는 곳으로 따뜻한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는 포인트이다.

▲씨와이씨 아일랜드
새하얀 백사장과 코럴 가든으로 유명한 작은 섬으로 스노클링을 위해 들르는 곳이다. 수심이 얕아 방카를 먼 곳에 두고 걸어 들어가는데, 수정처럼 맑은 바다와 하얀 모래밭 그리고 맹그로브나무가 멋스럽게 어우러진 풍경이 일품이다. CYC는 Coron Youth Club의 약자이며, 코론 시내에 인접한 트윈피크 맞은편에 위치한다.
카양안 호수
코론 아일랜드 투어의 백미로 꼽히는 곳으로 필리핀에서 가장 깨끗하고 푸른 호수로 알려져 있다. 방카 선착장에 내려 계단으로 이루어진 언덕을 걸어서 10여 분 넘어가면 카양안 호수가 나타난다. 마치 태초의 비밀을 숨기기라도 한 듯 너무나 평온한 분위기에 모두가 잠시 숨을 죽이고 비경을 감상한다. 호수에 몸을 맡기고 바늘처럼 생긴 니들피쉬 떼와 함께 호 수를 떠다니는 즐거움도 색다르다. 선착장에서 호수로 향하는 언덕의 정상 부근에 코론 최고의 뷰 포인트가 있다. 한때, 아시아 10대 자연경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던 명소이다.

아프리카 체험
코론에서 가장 이색적인 여행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칼루잇 사파리 투어를 선택한다. 팔라완뿐만 아니라 필리핀에서도 보기 드문, 낯선 아프리카의 야생동물들이 눈앞에서 뛰어다니기 때문이다. 코론 타운에서 칼루잇 야생동물 보호구역을 다녀온 시간은, 코론에서 아프리카의 어딘가를 다녀온 듯한 기분 좋은 착각으로 남았다.

<info>
칼루잇 야생동물 보호구역
1970년대 아프리카에 가뭄과 기근이 들었을 때 아프리카의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으로 기린과 얼룩말 같은 동물들을 아프리카 케냐에서 코론으로 들여왔으며 1976년 이 지역이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면적은 약 3400헥타르에 달하고 이 구역에서는 지프를 타고 다니면서 초원을 뛰어다니는 야생동물들을 만날 수 있다. 기린, 얼룩말, 가젤, 육지거북, 악어, 원숭이 등 다양한 야생동물들이 살고 있으며, 기린에게 직접 먹이를 주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야생의 낭만
떠나기 전에는 사파리 투어 차량으로 동물들이 뛰어드는 한국의 사파리를 생각했다. 그리고 그보다 좀 더 생동감 넘치는 혈기왕성한 야생의 현장을 떠올렸다.

기대와 우려가 아무렇게나 뒤섞여 찾아간 칼루잇 야생동물 보호구역은 우물 안 개구리 식의 편협한 상상을 순식간에 뒤바꿔 놓았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펼쳐진 자연 그대로의 초원, 생각보다 너무나 평화롭던 그 광경에 야생에 대한 이미지가 무색해지고 있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어쩌면 그 풍경이 야생의 일상적인 모습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사람이 사는 세상도 그렇듯, 야생동물의 세계에서도 전쟁과 싸움보다는 평화의 시간이 훨씬 많을 거라는 생각, 비록 그곳 어딘가에서 싸움이 벌어지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내가 이곳에서 마주한 풍경이 모든 생태계의 진실이 아닐까.

TV에서만 보던 야생 동물의 터전에 와 있다는 사실에서, 그리고 야생동물을 직접 만지고 먹이를 주면서 그 광경을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미지의 세계에서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야생의 낭만을 알게 된 시간이었다.

칼루잇에 다녀오는 길
코론 타운에서 길을 떠난 방카는 3시간을 넘게 달려 칼루잇에 닿았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여정이지만 바다는 끊임없이 오묘한 풍경을 꺼내 놓았다.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과 가끔씩 흔들리는 방카 속에서도 가이드는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시간에 맞춰 식사 준비를 해줬고 따뜻한 커피 한 잔을 건넸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 또 다른 명소들이 이어졌다. 사람의 손을 거의 타지 않은 듯한 해변과 다채로운 다이빙 포인트에 들러 코론에서 조금은 먼 바다를 들여다봤다. 그리고 또 폭우가 쏟아지고 무지개가 뜨고 붉은 해가 넘어가니 어둠이 찾아왔고 드디어 멀리 코론 타운의 불빛들이 보였다. 아주 작은 시골 마을이라고 생각했던 코론 타운이 그토록 크게 보일 수가 없는 순간이었다.

<info> 잠시 들를 만한 곳
칼루잇 사파리 투어를 다녀오는 길에 아름다운 해변과 멋진 다이빙 포인트들이 있다. 화이트 비치로 유명한 디부투나이 섬. 코론의 난파선 다이빙 포인트 중 가장 인기가 높은 루송 건보트, 각양각색의 아름다운 색깔을 띤 산호와 해양생물을 볼 수 있는 루송 코럴가든을 추천한다.
코론 여행 정보
▲가는 법
인천에서 마닐라와 세부까지 항공으로 이동한 후, 다시 항공이나 선박을 이용해야 한다. 필리핀 항공사인 필리핀 에어라인, 세부퍼시픽, 스카이젯이 마닐라와 부수앙가 간 국내선을 운행하며 마닐라에서 2GO 페리를 이용할 수도 있다. 팔라완의 주도인 푸에르토프린세사나 엘니도에서 선박으로도 이동 가능하다.

▲기후
필리핀의 기후는 연중 기온과 습도가 높은 열대 몬순형 기후대에 속한다. 팔라완의 경우 남쪽은 날씨 변화가 거의 없으며, 북쪽 팔라완은 7월에서 8월 사이에 폭우가 자주 내린다. 3월에서 7월초까지가 팔라완 여행의 최적기다.

▲언어
따갈로그어와 영어를 공용으로 사용한다. TV와 학교에서는 따갈로그어와 영어를 사용하지만 주민들이 일상에서는 지역별 언어를 사용한다.

▲시차
GMT +8, 한국과는 한 시간 차이로 한국이 정오일 때 필리핀은 오전 11시다.

▲전압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전압은 220V다. 하지만 전기 기구를 전원에 연결하는 콘센트 모양이 달라 플러그를 110V용 어댑터에 연결해서 사용해야 한다.

▲화폐
필리핀의 화폐 단위는 페소이며 현지에서는 대부분 페소가 사용된다. 우리나라에서 달러가 아닌 페소를 환전하게 되면 달러로 환전해서 현지에서 페소로 환전하는 것보다 환율에서 손해를 보기 때문에 꼭 필요한 만큼만 환전하고 여분의 돈은 달러로 환전해가는 것이 좋다.

▲공항세
부수앙가 공항에서 출발할 때, 100페소의 공항세를 지불해야 한다.

▲교통
코론에는 택시나 버스가 없기 때문에 트라이시클이 유일한 대중교통 수단이다. 숙소에서 셔틀버스로 공항 픽업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많고 현지 여행사 등에서 비용을 지불하고 밴을 이용할 수도 있다.
<사진=여행매거진 GO-ON 제공>
<코론 추천 숙박시설>
▲허니무너을 위한 부수앙가 베이 랏지
엘레강스하고 부티크한 매력을 지닌 부수앙가 베이 랏지는 프라이빗 한 휴식을 원하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호텔이다. 특히 허니문의 달콤함에 젖은 신혼부부들이 그들만의 꿈같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다양한 타입의 객실은 럭셔리하면서 스타일리시하게 디자인됐고, 호텔 내부의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는 품격 높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부수앙가의 바다 위 절벽에 위치해 모든 객실에서 환상적인 경관을 감상할 수 있으며, 호텔 정상에 위치한 야외 풀 에서 바라보는 로맨틱한 전망은 코론 최고 수준이다.

부수앙가 베이 랏지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프라이빗 아일랜드 투어. 보석 같은 풍경이 펼쳐진 섬에서 완벽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초고속 보트는 순식간에 관광객들을 그들 소유의 작은 섬으로 인도해준다. 섬 안의 바는 올 인클루시브 서비스로 싱싱한 해산물 바비큐를 비롯한 맛깔스러운 음식과 음료를 무한정 제공한다. 호텔 내의 레스토랑에서는 인근 지역에서 유기농으로 재배한 채소와 과일을 공수해 최고의 요리를 선보인다. 부수앙가 공항으로부터 45분 거리에 위치한다.

다이버를 위한 엘 리오 이 마르 리조트
엘리오 이 마르 리조트는 매혹적인 푸른 바다와 아름다운 산이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내는 자연친화적인 리조트다.

때 묻지 않은 자연환경과 여느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동식물이 자연 그대로 보존돼 평화롭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리조트 앞으로는 500미터에 이르는 백사장과 해변이 펼쳐져 있으며 바다 위로 떠있는 이웃 섬의 모습이 맹그로브 숲과 눈부신 장관을 이룬다. 프라이빗하게 구성된 모든 객실은 해변가 앞에 위치하며, 베이를 향해 발코니가 설치돼 있어 편안하게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리조트 내에 위치한 두공 다이브 센터에는 수준 높은 강사들이 상주하고 있으며 체계적인 교육을 진행할 수 있는 강의실과 수영장을 갖추고 있다. 또 리조트의 앞바다에서 다이빙도 가능하고 코론 지역을 대표하는 다양한 다이빙 스폿에서 투어를 진행해 다이버들을 위한 최상의 조건을 제공한다. 부수앙가 공항에서 약 한 시간 거리에 위치한다.

▲가족 여행객을 위한 아시아 그랜드 뷰 호텔
아시아 그랜드 뷰 호텔은 코론 타운과 비교적 가까운 곳에 위치하며, 부수앙가 공항에서 약 20분 거리에 있어 코론을 찾는 여행객들에게 최고의 접근성을 자랑한다.

안락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이 호텔에는 가족들이 함께 머무를 수 있는 커넥팅 룸을 비롯해 다양한 타입의 객실이 준비돼 있다.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넓은 객실에는 냉장고, 미니 바, 커피 메이커 등이 구비되어 있으며 전망 좋은 발코니가 객실마다 갖춰져 있다.

호텔 내부의 레스토랑에서는 코론의 여느 유명 레스토랑 못지않은 깔끔하고 맛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직원들이 직접 악기를 연주하며 불러주는 아름다운 노래를 들으며 레스토랑에서는 식사를, 라운지 바에서는 가볍게 술 한 잔을 즐길 수 있다. 야외 수영장과 액티비티 룸, 다이브 센터와 스파 등을 갖추고 있으며 객실 내 무선 인터넷 사용도 가능하다.

프리랜서 김관수 기자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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