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국회의원들이 평소 좋아하거나 술 한잔 같이 하고 싶은 연예인은 가수 이효리와 탤런트 이영애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스포스 선수로는 프로야구 이승엽 선수를 가장 선호했고, 영입하고 싶은 대중스타로는 영화배우 안성기를 꼽았다. 즐겨보는 드라마는 ‘무인시대’와 ‘대장금’이 단연 앞섰고, 가장 인상깊게 본 영화는 ‘공동경비구역 JSA’인 것으로 조사됐다.이 같은 결과는 <일요서울>이 지령 500호 특집으로 지난 15∼20일까지 6일간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이색 설문조사’를 통해 나타났다.

“골프· 축구선수 인기가 제일”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 선수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62명)중 30%가 프로야구 이승엽 선수를 꼽았다. 이승엽 선수가 올해 아시아 홈런 신기록을 세웠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위는 골프여왕 박세리 선수(19.4%)가 차지했다. 이어 현주엽 최경주 선수가 각각 3, 4위를 차지했고, 안정환 홍명보 선동렬 황영조 김도훈 선수가 그 뒤를 이었다. 이밖에 이천수 김성한(감독) 조재진 김미현 박지성 황선홍 등이 좋아하는 선수로 거론됐다. 조사결과 국회의원들은 골프와 축구선수들에 대한 애정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국내 골프선수들의 연이은 국제대회 우승과 2003년 한·일 월드컵의 영향이 컸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효리· 이영애 인기 속 고두심· 김혜자도 좋아”

국회의원들은 평소 가장 좋아하거나 섹시하다고 생각하는 또는 술 한잔 같이했으면 하는 연예인을 묻는 질문에 대부분 난색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젊은 세대들의 의식성향에 맞춘 응답을 비교적 많이 했다. 최근 젊은 세대들의 폭발적 인기를 모으고 있는 가수 이효리가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1위를 차지한 것이 그 단적인 예. 응답자(105명)중 17.1%가 이효리를 가장 좋아하거나 섹시하게 생각, 또는 술 한잔 같이 하고 싶은 연예인으로 꼽았다. 이와 관련 L모 의원은 “젊은 친구들이 참 많이들 좋아하는지 언론에서 자주 나오니까 한번 만나고 싶더라”며 “요즘 젊은 세대들의 생각을 잘 대변하는 연예인이라는 생각이 들어 관심이 가더라”고 말했다.

드라마 대장금의 인기와 함께 급상승하고 있는 탤런트 이영애는 이효리에 이어 2위(13.3%)를 차지했다. 양미경도 대장금 인기가 반영된 듯 3위를 차지했다. 또 남자연예인으로는 가수 송대관, 영화배우 송강호가 4위를 차지했고, 가수 현숙, 탤런트 주현, 전인화, 고두심이 그 뒤를 이었다. 특이한 답변도 상당했다. 국악인 손심심 김준호 부부나 비틀즈라고 답한 의원도 있었으며, J모의원은 재답변 요구에도 불구, 초지일관 ‘와이프’라고 응답해 취재진을 웃게 만들었다. K모 의원은 “편안한 느낌이 좋다” 며 탤런트 고두심을 꼽았고, Y모 의원은 고두심을 “섹시하다고 생각하는 연예인”이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중진의 L모 의원은 “전원일기의 김혜자씨의 연기를 평소 높이 평가한다”며 탤런트 김혜자씨와 술 한잔 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또 다른 K모 의원은 “남궁옥분의 목소리를 평소 좋아했다”며 서슴지 않고 가수 남궁옥분을 가장 좋아하는 연예인으로 꼽았다. 이밖에 신인·중견을 막론하고 50여명에 달하는 연예인들이 거론됐다. 장나라 하지원 이승연 김희선 전지현 엄정화장진영 김현주 등 젊은 연예인들과 조영남 유동근 박근영 박정수 장미희 김미숙 심혜진 서인석 등을 비롯, 김미화 심형래 임백천 김병조 등이 그들이다.

“정치적 영향력은 안성기가 최고지”

당이나 선거캠프로 영입하고 싶을 만큼 정치적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대중스타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76명)중 21%가 영화배우 안성기를 선호했다. MBC 손석희 아나운서는 14.5%를 얻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중견 연기자인 최불암 이순재가 3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안성기를 꼽은 C모 의원은 “뛰어난 연기력을 평가받는 연기자로서 존중하기 때문”이라며 “좀 도와줬으면 좋겠지만 오라고 한다고 해서 올 사람은 아닌 것 같다”고 희망사항임을 강조했다. 최불암이라고 답한 L모 중진 의원은 “중량감 있는 연기자이고, 연배도 비슷해 평소 알고 싶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선호하는 연예인 설문에서 1·2위를 차지한 이효리와 이영애는 이번 항목에서는 많은 표를 얻지 못했다. 나란히 4위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이어 서태지, 김무생, 최수종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서태지는 386 소장파 의원들이 선호했다. 서태지를 영입하고 싶다고 밝힌 한 386 의원은 “지금도 제일 좋아하는 가수가 누구냐고 물으면 서태지라고 말한다”며 “자신의 음악철학이 확실한 가수이기 때문에 정치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밖에 재담꾼인 개그맨 김제동 영화배우 박중훈 최종원 문성근, 아나운서 박찬숙씨 등이 영입하고픈 대중스타로 꼽혔다.

“국회는 지금 사극열풍 중”

국회의원들은 뉴스나 시사프로그램을 제외하고 ‘무인시대’와 ‘대장금’을 가장 즐겨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72명)중 31.5%가 무인시대를 즐겨보고 있다고 답했으며, 그 뒤를 대장금(29%)이 바짝 이어갔다. 정치인이기 때문에 권력투쟁을 그린 사극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대장금은 국회의원들 역시 많이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종영된 ‘왕건’을 꼽는 의원도 있었다. 또 ‘동물의 왕국’이나 ‘MBC 느낌표’도 거론됐다, 일부 의원들은 “뉴스 외에는 아무 것도 보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밖에 ‘KBS 인간극장’ ‘야인시대’ ‘왕의 여자’ ‘달려라 울엄마’ 등도 자주 보는 프로그램으로 꼽혔다.

JSA · 살인의추억 감동작

인상깊게 본 영화로는 응답자(48명)중 31%가 ‘공동경비구역 JSA’를 꼽았다. 이어 올해 히트작인 ‘살인의 추억(18.8%)’ 이 2위를 차지했고, ‘반지의 제왕’과 ‘집으로’가 그 뒤를 이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고전임에도 불구하고 4위를 차지해 역시 명작임을 과시했다. 이밖에 뷰티풀 마인드, 벤허, 아이엠샘, 싱글즈, 사토라레, 쉰들러 리스트, 죽은 시인의 사회, 매트릭스3 등의 응답이 나왔다. ‘싱글즈’라고 응답한 K모 의원은 “여성의 당당함을 그린 영화라서 인상이 깊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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