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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웅 기자>

수도권 소재 점포 평균 권리금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 간 점포거래소 점포라인이 자사 DB(data base)에 등록된 수도권 소재 점포매물 2만 4286개를 조사한 결과 평균 권리금은 2015년 대비 3.56% 하락한 851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점포라인이 점포DB 구축을 개시한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수도권 소재 점포 권리금은 국제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과 직후인 2009년에도 1억원 대 수준을 유지했으나 지난해 처음으로 1억원 미만으로 떨어진 데 이어 올해는 하락세가 심화된 양상을 보였다.

이 같은 권리금 하락세는 지난 2012년부터 시작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후 창업 열풍이 2015년 들어 사그라들면서 반짝 되살아났던 자영업 경기가 다시 침체기로 접어든 가운데 올해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금지법(일명 김영란 법)이 결정타로 작용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인천·경기 지역
경기침체 심화

염정오 점포라인 팀장은 “자영업 시장은 경기 변동 상황에 매우 민감하고 정책 이슈에 따른 심리 위축이 곧바로 권리금에 반영되는 특성이 있다”며 “은퇴한 베이비부머들의 창업이 줄어드는 등 점포 수요 감소로 인해 권리금 회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김영란 법 시행으로 연말 매물 수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점포라인에 매매 의뢰된 수도권 점포 매물 수는 전년대비 72.02%(1만168개) 증가한 2만4286개로 DB구축이 시작된 2008년 이후 역대 3번째로 많은 것이다.
역대 최고는 국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의 2만7908개, 2번째는 경기 침체가 심화된 2010년의 2만5311개였다. 올해 자영업 경기가 이 당시에 버금갈 만큼 어려웠음을 방증하는 기록이기도 하다.

지역별로는 서울에 비해 인천·경기 지역의 자영업 경기가 상대적으로 더 어려워진 모습이다. 올해 매물로 나온 서울 소재 점포는 전년대비 52.18%(5477개) 증가한 1만5972개, 평균 권리금은 전년대비 1.78%(158만 원) 내린 8691만 원으로 집계됐다.
권리금의 경우 수도권과 마찬가지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물건 수는 역대 최다를 기록한 2009년(2만568개)의 77% 수준에 그쳤다.

반면 인천·경기 지역은 역대 최다 매물이 쏟아진 가운데 권리금 낙폭도 서울보다 더 컸다.

올해 이 지역에서 매물로 나온 점포는 전년대비 129.47%(4691개) 증가한 8314개로 2008년 이후 가장 많았다. 권리금도 전년대비 6.77%(593만 원) 내린 8161만 원을 기록해 서울 대비 하락률이 더 높았다.

한식점·소형 학원
매물 급증

업종별로는 경기에 민감하면서 김영란법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한식점 매물이 급증한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올해 매물로 나온 수도권 소재 한식점 매물 수는 2559개로 전년대비 66.49%(1022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물이 몰리면서 권리금도 전년대비 18.82%(1819만 원) 감소한 7846만 원으로 떨어졌다.
학원으로 쓰이던 점포 매물이 전년대비 1100% 가까이 폭증한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학원 점포 매물은 지난 2015년 32개에 그쳤으나 올해 381개로 1090%(349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업종 매물의 평균면적이 150㎡ 미만인 점을 감안할 때 대형 학원보다는 소규모로 운영되던 보습학원이 운영난을 견디다 못해 영업을 그만두고 점포를 내놨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 밖에 자영업계 유행 업종으로 꼽히는 카페와 커피전문점은 희비가 엇갈렸다.
두 업종 모두 전년대비 매물이 늘었으나 권리금 등락에서 차이를 보였다.
카페 매물은 2015년 645개에서 지난해 1506개로 133.48% (861개), 커피전문점 매물은 같은 기간 1956개에서 2629개로 34.4%(673개) 증가했다.

매물 증가폭이 큰 카페의 경우 권리금도 8731만 원에서 8334만 원으로 4.55%(397만 원) 내렸으나 커피전문점 권리금은 오히려 9688만 원에서 1억1624만 원으로 19.98% (1936만 원) 올랐다.

<자료=점포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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