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의 김태리가 숨겨논 또다른 가능성에 '주목'

▲ <사진제공=KT&G상상마당>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단편 ‘너에게 가까이(2009)’와 ‘너는 거지란다(2011)’ 등을 통해 다양한 시각을 작품으로 소화해내고 있는 김소연 감독이 첫 장편영화 ‘문영’을 통해 상처받은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특히 지난해 영화 ‘아가씨’를 통해 주목을 한 몸에 받았던 배우 김태리와 다양한 작품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는 배우 정현이 그려내는 상처를 마주하는 방법은 신선한 자극제로 다가온다.

오는 12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문영’(김소연 감독·KT&G상상마당 배급)은 3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KT&G 상상마당에서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를 열고 개봉을 위한 첫발을 내딛었다.

영화는 카메라를 통해 사람들의 얼굴을 담는 말 없는 소녀 ‘문영(김태리 분)’이 술주정하는 아버지를 피해 뛰쳐나와 우연히 연인과 울며 헤어지는 희수(정현 분)를 몰래 촬영하다 들키게 되고 두 사람은 문영이 담고 있는 카메라 속 영상을 통해 서로의 곁을 채워가게 된다.

하지만 이들은 각각의 상처에 대한 시선이 마주치며 서로에 대한 감정역시 요동치게 되며 겪는 성장이야기를 담았다.

이번 작품에 대해 김 감독은 “이미 5년 전 이야기인데 글을 써야겠다하고 시작했다. 잘 알고 있는 이야기를 쓰자고 해서 만든 영화가 ‘문영’이었다”라며 “조금 상처도 있고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는 방식이 치기 어리지만 희수를 만나면서 어떤 대화를 만나게 될지, 둘이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하는 궁금중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문영’을 통해 성장이나 치유를 말하고 싶은 의도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만 김 감독은 “영화가 끝났을 때는 한발 짝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그것이 관객들과 나누고 싶은 소통이라고 전했다.

캐스팅에 대해 김 감독은 “문영역의 김태리는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제가 만났을 때만해도 소속사도 없었고 그저 극단에서 활동하는 배우였다. 처음부터 태리를 염두 해 둔 것은 아니었다”며 “캐스팅 과정이 순탄치 않던 중에 생각했던 것과 다른 배우와 함께 하는 과정이 신선할 것이라는 판단이 들어 캐스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 희수역의 정현에 대해서는 “대학생 때부터 알았다. 대학 때 스태프로 참여했던 영화에서 굉장히 날 것 같은 연기를 선보여 인상적이었다며 함께 하면 든든하겠다는 생각에 부탁을 드렸다”고 전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꼭 두 여자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의도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문영은 잘 아는 캐릭터였고 희수도 어릴 적 알던 언니에게서 유사한 이미지를 가져왔다 며 “나누는 교감이나 정서가 좀 더 서로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유사하기도 하고 좀 더 편안하게 잘 안고 가고 싶었기 때문에 그저 편안하게 했다. 성별을 정해놓고 하고자 하는 의도는 없었다. 알고 있는 것을 담고자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의 안목처럼 두 사람이 그러내는 상처와 그에 대처하는 방법은 묘한 대비를 이뤄냈다. 문영은 상처를 거부하며 입을 다 물었고 그를 통해 자신이 상처받았음을 세상에 알리는 의미도 담겨있다.

반면 희수는 상처로부터 도망치는 것을 극대화시킨 긍정의 힘으로 숨기면서 살아간다. 다만 문영을 만나면서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되고 자신을 알게 되는 것이 괴로웠을 것 같다는 게 정현의 생각이다.

이처럼 영화 ‘문영’은 어떤 결론이나 성장을 상징하지 않는다. 그저 두 사람이 만나면서 변화되는 미묘함을 담아냈을 뿐이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 자체가 사건이고 그것이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영이라는 사람과 희수가 만났다는 것이 사건이라고 생각했다”며 “두 사람이 그간 하지 않았던 행동, 사건, 상황을 담아보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특히 그는 “두 사람의 만남을 통해서 궁금해지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한편 독립영화로서 1만 관객의 돌파 공약에 대해 묻자 김 감독과 정현은 “1만 관객돌파가 된다면 이는 영화를 비롯해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에 대한 관심과 지지해준 분들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출연진과 함께 GV행사를 마련해 관객들과 집적 소통하고 싶다”며 바람과 함께 공약을 내 걸기도 했다.

영화 ‘문영’은 오는 12일 스크린을 통해 관객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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