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지난해 tvN 드라마 ‘굿 와이프’와 영화 ‘그물’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대중들에게 확고히 한 배우 이원근이 새해벽두부터 문제의 화제작 영화 ‘여교사’로 파격변신을 시도했다. 특히 그는 베테랑 연기자인 김하늘과 유인영 등 쟁쟁한 선배들 속에서도 스스로의 청순매력과 함께 상남자의 모습까지 선보이는 등 차세대 기대주로서의 보폭을 넓히고 있어 영화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금의 행보보다 앞으로의 성장이 기대되는 이원근의 매력을 만나봤다.

영화 ‘여교사’에서 무용특기생인 재하 역을 맡으며 첫 영화에 도전한 배우 이원근은 지난달 26일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일요서울]을 만나 개봉소감을 전했다.

그는 아직 첫 영화인만큼 스스로의 바뀐 환경이 마냥 신기하다는 듯 표정을 지으며 “인터뷰를 하게 된 것만으로도 재미있다. 같은 얘기를 반복하는 것도 있는 데 듣는 분이 다르다. 실제 말이 많은 편이라서 더 즐겁게 홍보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작품에 대해 “일단 ‘여교사’를 1년 반전에 촬영을 시작했다. 이후 얼마 전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완성본을 처음 봤다. 그 자리가 떨렸고 특히 첫 데뷔작이기도 해서 두렵기도 했다”며 여러 감정들로 심경이 복잡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그는 언론배급시사회 자리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조차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엄청 떨렸다며 모든 순간이 신세계라고 말했다.

이원근은 “’여교사’는 저에게 많은 작품을 할 수 있게끔 도와준 작품이다. 정말 너무 감사한 작품이고 첫 완성본을 보면서도 표현력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지만 어떤 배우가 만족을 하겠냐”며 “1년 반 사이에 진짜 너무 많은 경험들을 했다”고 털어놨다.

더욱이 그는 지난 부산국제영화제 때 영화 ‘환절기’의 완성본을 보니 ‘여교사’ 때보다 성장한 모습을 발견해 감사했다고 귀띔했다.

이렇게 배우로서 성장해 가는 모습을 이원근은 김태용 감독과의 지도와 호흡에서 찾았다. 그는 “불과 1년 반 만에 작품을 많이 하게 됐고 현장에서 느낀 것도 많았다. 하지만 당시 모니터를 못 봤다. 그 안에 갇힐까봐 하는 우려도 있었고 그저 선배님들이 하시는 모습만을 지켜볼 뿐이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스스로 열심히 했다는 점은 인정했다.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다. 감독님의 믿음에 대해서 부합하지 못하는 것은 게을리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 번도 게을리 한 것 없었고 설렁설렁했던 적도 없다”면서 “김 감독님이나 이경희 안무 선생님이 열의를 가지고 저를 봐주셨기 때문에 어려운 부분도 매끈하게 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 같은 신뢰 덕분에 그는 무용특기생 고등학생인 재하 역을 완벽하게 구현했다. 실제 여러 어려움이 있다는 이원근은 “점프나 동작들을 크게 할 수 없어 촬영 내내 허리 피는 것부터 신경 썼다. 걸을 때도 무용하는 학생답게 허리를 구부리고 있는 것도 허용되지 않았다”면서 “또 감독님은 재하라는 캐릭터에 있어서 흔히 보이는 고등학생처럼 보이길 원했다. 그런 에너지도 갖길 원하셨기에 어린 말투와 톤에 신경을 많이 쓰셨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이원근 스스로도 고충이 컸다. 성인이나 남자처럼 연기를 하려하면 일단 혼났다며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배우 이원근이 완성해 낸 재하의 묘하고 다소 울퉁불퉁한 감정 표현들은 차갑고 섬세한 효주(김하늘 분)와 톡톡 튀는 혜영(유인영 분) 두 사람의 감정을 억누를 수 있었던 김 감독의 신의 한수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원근에게 마지막 날 촬영한 마지막 장면은 잊을 수 없는 감동으로 남아 있었다. 그는 “계속 잠도 못 자고 피곤한 상태였지만 촬영할 때는 모두가 프로였다”며 “모든 분들에게 정말 너무나 감사했다. 찍으면서도 사소한 것에도 감사했고 끝나고 나서는 되게 섭섭하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더욱이 이원근은 “그날은 마지막 날이라 잊을 수 없다. 하나가 끝났다는 게 아쉬웠다”며 만족감 한편에 남은 섭섭함을 아쉬워했다.

이와 함께 같이 연기한 선배들에 대한 아쉬움과 감사함이 교차했다. 그는 “처음에 김하늘 선배님을 봤을 때는 슬로우 모션이었다. 머리칼이 흩날릴 때도 슬로우 모션으로 보일 정도로 아름다우셨다”며 “걱정을 많이 했는데 촬영 때 먼저 다가와 주시고 셀프 카메라도 찍었다”며 자랑을 늘어놨다.

이 때문에 이원근은 촬영장이 다른 세상이었다며 “선배님들의 모습과 자세가 프로의 모습이었다”고 강조할 정도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처럼 새로운 경험으로 가득했던 이번 작품의 합류까지는 그의 작은 허점에서 시작됐다.

캐스팅 과정에 대해 묻자 이원근은 “오디션용 대본이 3~4장면 페이지 밖에 안됐지만 그 장면들을 준비해 오디션을 봤다. 특히 잘보이기 위해 말끔하게 차려입고 감독님 앞에 섰는데 감독님이 아무말씀없이 훑어보시다가 저의 양말을 보시고서야 질문을 시작하셨다”고 털어놨다.

당초 그는 깔끔한 복장에 양말까지 맞춰 신으려 했는데 찾지 못해 알록달록한 양말을 신었던 것이 감독님의 흥미를 끈 단서라고 설명했다.

결국 이원근은 잘못신은 양말 덕 ‘여교사’라는 작품에 참여할 수 있는 열쇠를 쥐게 됐다.

하지만 김 감독은 이원근의 허술함 만을 본 건 아니다. 그가 가지고 있는 알 수없는 표정들과 목소리 톤 하나하나가 재하라는 캐릭터를 완성하는데 충분하다는 판단이 담겨 있었다.

여러 관문을 지나 새 작품을 시작했지만 이원근은 여전히 교복신세를 면치 못했다. 이에 대해 “2018년이면 27살이 된다. 자연적으로 나이가 들면 교복을 못 입는 시점이 올 것이고 곧 기성복을 입는 역할들을 하게 된다. 그래서 시간이 다 해결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생 역할에 큰 거부감은 없다. 장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입고 싶어도 보이는 이미지 때문에 못 입을 수도 있다. 그런 것에 대해 열등감이나 조급함을 안 느끼려고 한다”고 솔직함을 전했다.

다만 그간 연기 생활이 순탄하게 걸어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그는 “더 고생하신 분들도 있지만 기회라는 게 정말 갑자기 왔다”며 “‘해를 품은 달’에서는 준비가 하나도 안 된 상태에서 하다 보니 다음 작품에서 문제가 많았다”고 당시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또 “아직 배울 것도 많았고 저보다 뛰어난 분들도 있는데 덜컥 캐스팅이 되니 막중한 책임감이 들었다. 결국 부족함에 직면할 수 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 때문일까 이원근은 “저에게 재능이 있다고 생각은 안 한다”며 “노력을 하지 않으면 성장이 더디다. 실제로도 그렇고 노력을 해 나겠다”고 겸손한 모습으로 일관했다.

더욱이 그는 “걸어온 길에 대해서도 노력이 맞게끔 평가를 받았고 작품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그냥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며 “계속 고민하고 싸우고 채찍질하고 성장하고 배울 수 있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원근은 “저는 정말 재능이 없다. 너무나 잘하시는 분들이 많고 그분들을 보면서 굳이 시기질투보다 배울 점을 짚어보면서 성장을 한다. 형식적일 수 있는데 좋은 말씀 해주시는 것도 감사하다. 않 좋은 말씀도 결국 다 양분이 되고 더 상장할 수 있는 계기인 것 같다. 저는 처음부터 경험하고 속상해하고 그러면서 계속 성장하고 싶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이 같은 성장의지에는 노력하면 다 될 것이라는 긍정적 자세와 부딪쳐 보겠다는 용기에서 출발한다. 그는 “아무것도 안하면 후회도 안한다. 그것은 저에게 마이너스만 된다”며 “노력해보고 결과에 상관없이 노력했으니깐 힘내자고 다짐한다. 배우면서 경험하고 발판삼아 성장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번 작품에 대해 관전 포인트를 묻자 이원근은 “우리 영화가 1차원적으로 제목도 그렇고 선생과 제자라는 명분이 논란거리가 된다고 생각하는 데 그런 얘기가 아니다. 열등감과 질투심으로 시작된다. 열등감이 끝에 다다르면 어디까지 가는지 보시면 좋을 것 같다. 베드신이 있지만 장치일 뿐이다. 대신 효주의 섬세한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강한 여운이 있다”고 당부했다.

2017년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원근은 “저는 어디서건 변했다는 얘기를 듣기 싫다. 2017년에도 제 자신이 안변했으면 좋겠다. 매년 하는 약속인데 늘 확인한다”며 “이 모습이 예전에도 2년 전에도 지난해에도 동일했다. 이런 모습을 2017년에도 가지고 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특히 그는 “조금은 베풀 줄 알고 겸손할 줄 알고 그러면서 제 그릇을 만들어 가고 싶다. 누군가를 비하하면서 그렇게 깨진 그릇은 되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이원근은 “그냥 목표는 제 스스로가 배우로서 계속 성장할 수 있는 기회나 자세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면 참 감사한 한 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 또 자기에 대해 만족하지 않고 솔직히 저는 지금 만족하면 큰일난다”면서 “선배님들처럼 큰 작품도 해봐야 하고 폭 넓은 것도 보여드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의 모습 그대로 꾸준히 배울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저로서는 큰 축복일 것”이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송승진 기자>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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