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커피인터내셔날 유기농콜드브루.

국내 커피 산업이 전 방위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커피 전문점뿐 아니라 RTD (Ready To Drink: 보드카, 럼 등의 양주가 소량 들어간 알코올 음료)시장과 인스턴트 원두커피 시장도 함께 성장하는 중이다.

특히 2015년부터 중소형 커피전문점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공정위 출점 규제안에 따른 대형 업체들이 매장 확산에 어려움을 겪는 동안 중소형 체인들이 공격적으로 매장 확산에 나섰기 때문이다.

경쟁업체의 증가로 커피전문점의 영업이익률은 점차 하락해 소상공인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전국 4만여 개의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저가 원두커피의 판매량은 전년도 동기 대비 3~4배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아메리카노 한 잔에 천 원 내외인 저렴한 커피가 소비자를 대거 유인한 것이다.

2015년부터 저가 커피전문점이 급증하면서 2015년 말 기준 국내 커피전문점이 4만9600여 개나 된다는 통계조사가 있다. 지난해에는 5만 개를 훌쩍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지금까지 자영업자들이 가장 많이 창업한다는 치킨집과 분식집 개수도 이미 과포화 상태라는 것이 중론이다. 여기서 커피전문점 시장규모는 4조 원 정도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편의점의 저가 원두커피 시장의 성장은 과히 폭발적이라 할 정도다. 지난해는 전년도 대비 세븐일레븐, GS25, CU 등 편의점의 커피 매출은 크게 성장했고, 그 추세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이는 편리한 소비자 접근성과 맞물려 커피전문점의 강력한 경쟁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또 커피의 인기는 커피 RTD 제품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믹스커피 대신 인스턴트 원두커피 시장도 크게 성장시키는 중이다.

장기불황은 소비의 양극화 현상을 부추긴다. 커피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기호식품인 커피는 그러한 경향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커피가 대중화되면서 편의점 커피, 빽다방 등 저가 원두커피와 커피 RTD 제품 시장은 당분간 성장이 계속될 것이다.

최근에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고객이 컵을 사서 직접 기계에서 커피를 내려 먹는 저가 커피전문점도 등장했다. 한편, 커피 본연의 맛을 즐기고자 하는 커피 애호가들도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콜드브루커피, 드립커피, 싱글오리진커피 등의 시장을 성장시켜나갈 것이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은 각자의 포지션에 맞는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과연 그 효과가 좋을 것인가에 대한 확신은 없다. 뒤처지지 않으려는 불가피한 수단인지의 의문이 든다.

이러한 진단은 스타벅스를 제외한 거의 모든 브랜드가 3.3㎡(1평)당 일평균 매출이 매년 하락세를 띠고 있다는 점에 연유한다. 따라서 과당경쟁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시간이 갈수록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유추할 수 있다. 그렇다면 커피전문점 창업자들은 어떠한 전략을 펼쳐야 할까?

프리미엄 커피숍 디저트에 집중

먼저 프리미엄 커피전문점이라면 다양한 디저트 메뉴로 돌파구 찾아야 한다. 스타벅스, 커피빈, 카페베네, 투썸플레이스, 탐앤탐스, 할리스, 엔젤리너스, 폴바셋 등이 견인한 프리미엄 커피는 이제 소비자들이 먹을 만큼 다 먹어 봤다. 지금부터는 가격이 문제다.

아메리카노 한 잔에 4000원 하는 커피를 마셔야 할 이유가 필요하다. 그런데 아쉽게도 스타벅스 외에는 그러한 이유를 제시하는 국내 토종 브랜드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소비자의 로열티를 형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 조사에 의하면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브랜드가 3.3㎡(1평)당 평균매출이 떨어지고 있다. 투썸플레이스의 경우 대기업이 운영하기 때문에 유명 연예인 모델과 디저트 메뉴 강화로 그나마 현상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이러한 포지션의 브랜드들은 스타벅스와 차별화 할 수 있는 카페의 기능을 살린 메뉴를 개발해야 한다. 한국인 입맛에 맞는 베이글 등 인기 있는 디저트 메뉴를 내 놓아야 편안히 앉아서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려는 고객을 유인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중국시장에서 중국인들의 기호를 사로잡은 ‘만커피’를 벤치마킹할 만하다. 카페베네도 지난해 워드마크와 엠블럼을 교체하는 등 B.I.를 새롭게 하면서 리모델링 매장을 선보였다. 가격은 기존대로 유지하되, 맛과 품질, 인테리어 분위기, 고객 서비스는 크게 향상시켜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한 것이 특징이다.

카페베네는 커피 맛과 향이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다. 에디오피아, 콜롬비아, 브라질 등 전 세계 최고급 커피 생두를 수입해 커피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선 로스팅, 후 블랜딩’ 하여 최상급 에스프레소를 추출한다. 게다가 126가지의 맛을 즐길 수 있는 베이글 등 다양한 디저트 메뉴는 커피 전문점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품질 적절한 가격으로 매니아 층 공략

또 고품질에 적절한 가격을 유지해 매니아층을 타깃으로 하는 것도 중요한 전략이 된다. 스타벅스 등 프리미엄 커피 맛에 뒤지지 않으면서 아메리카노 한 잔에 3000~3500원 하는 커피전문점이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

지난해, 소비자들은 가성비를 중요시해 저가와 대용량 커피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단순히 저가와 대용량이라는 키워드로는 한계가 있다. 커피가 대중화되고 애호가들이 증가하면서 소비자들은 이제 좀 더 세밀한 포지션의 커피를 찾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을 간파한 대표적인 업체는 연두커피인터내셔날의 ‘드립앤더치’다.

국내 3대 커피 장인의 한 사람인 여선구 대표가 20년 간 경험과 노하우로 커피 원두를 생산 공급하고 있다. 미묘한 커피 맛을 느끼는 고객을 타깃으로 품질은 최고급으로 인정받으면서 가격은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보다 20~30% 이상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이 시장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특히 유기농 콜드브루 커피의 인기가 높은데, 맛과 풍미가 좋은 데다 이 역시 가격은 시중가보다 30% 저렴하기 때문이다. 여 대표는 커피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직접 해외 커피 농가를 방문해서 품질 좋은 커피 생두를 수입하고 있는데, 지난해 10월에는 남미 커피 생산지에 20일간 돌아다니며 최상의 생두를 수입해오기도 했다.

중저가 커피는 객단가를 높일 수 있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어 커피 판매만으로는 수익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빽다방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사라다빵처럼 객단가를 높일 수 있는 커피와 어울리는 메뉴를 지속적으로 개발해서 내 놓아야 점포의 수익성을 보장할 수 있다.

이디야, 커피베이 등 아메리카노 가격이 2500~2800원 하는 커피전문점도 베이커리 등 디저트 메뉴 개발을 해야 지속적인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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