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고정현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6일 경남 거제와 부산 등 PK지역을 돌며 민생 행보를 시작한다.

반 총장은 이날 오전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을 방문, 협력사협의회와 간담회를 갖고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에 대한 고충을 듣는다. 그는 이어 부산을 찾아 유엔 기념공원 묘지를 참배하고 부산지역 대학생들과 타운홀 미팅을 가질 계획이다. 또 부산 국제시장과 자갈치시장을 찾아 시민과 직접 소통할 예정이다.

반 전 총장이 귀국 이후 PK를 방문하는 것은 영남권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지난해 4·13총선 패배와 청와대 게이트로 PK 보수 결집력은 현저히 약화됐다. 여권도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으로 쪼개진 데다 PK 출신의 여권 후보군도 배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대구 경북(TK)과 충청권 연합'으로는 대선 승리가 어렵다는 현실 인식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반 전 총장은 이튿날 경남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할 에정이다.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조문을 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그동안 친노 진영으로부터 '배신자'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점을 고려한 행보로 풀이된다.

한편 반 전 총장은 PK 방문 외에도 대구 서문시장, 전남 진도 팽목항, 광주 5·18민주묘지 등 이념과 지역을 아우르는 '대통합 행보'에 나설 계획이다. 이는 특정 계파나 이념에 치우치지 않는 점을 부각하면서 친문(친문재인) 패권주의라는 비판을 받는 문 전 대표와의 차별성을 드러내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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