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토끼’인 진보와 보수 진영 표심 겨냥

[일요서울ㅣ고정현 기자] 대선 주자 지지율 경쟁에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5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이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에서 열린 신영복 교수 1주기 추모식에서 기자들을 만나 “사드 배치를 다음 정부로 넘기는 것이 옳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사드 배치를 그대로 강행하겠다거나 또는 반대로 사드 배치 결정을 취소하겠다거나 하는 방침을 갖고 그렇게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다음 정부에서 충분히 공론화 과정을 거치고 또 외교적 노력도 기울이고 해서 합리적인 결정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반 전 총장은 이날 경기 평택시 해군2함대사령부 천안함기념관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한반도 현실이 거의 준전시(準戰時) 상태 같은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가 (사드 배치 결정) 조치를 취한 것은 마땅하다”며 “안보에 관해서는 국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정부를 지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중국의 반발에 대해서는 “주변국과의 문제는 외교적으로 잘 해결해 나갈 수 있다”며 유엔 사무총장과 외교부 장관 출신으로서 자신감을 보였다. 반 전 총장의 이날 발언은 문 전 대표를 정조준하는 동시에 보수층 표심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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