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서울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출석한 김기춘(78) 전 대통령 비서실장 <뉴시스>

[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기춘(78)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51)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17일 오전 9시46분 서울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낸 김 전 실장은 아무런 말을 남기기 않은 채 굳은 얼굴로 조사실로 향했다.

앞서 9시 16분에는 조윤선 문체부 장관이 출석했다. 조 장관은 특검팀 출범 이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 첫 현직 장관이다. 그는 “특검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라고 짧게 말한 뒤 서둘러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팀은 블랙리스트의 작성이나 실행 과정에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이 깊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김 전 실장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했다는 혐의뿐만 아니라 ‘왕실장’, ‘기춘대원군’ 등으로 불리며 정치, 사회 등 각 분야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문체부에서 벌어진 부당 인사 조치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블랙리스트라고 불리는 문화계에 대한 ‘정부 지원 배제 명단’이 나왔고, 그 배후에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이 개입된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리스트는 김 전 실장의 지시로 청와대 정무수석실 산하 국민소통비서관실에서 작성돼 교육문화수석실로 전달된 뒤 문체부에서 실행된 것으로 특검은 보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달 26일 압수수색 과정에서 명단 일부를 확보했다.

앞서 지난 15일 특검팀은 블랙리스트 의혹에 연루돼 구속 수감된 김종덕(60) 전 문체부 장관, 정관주(53) 전 문체부 1차관, 신동철(56)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특검에 출석한 조윤선(51)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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