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통해 화려한 외모와 함께 얄미운 악역을 주로 선보여온 배유 유인영이 영화 ‘여교사’를 통해서 새로운 모습에 도전했다. 특히 그는 극 중 일명 황금수저로 불리는 혜영이를 맡아 악역인 듯 악역 아닌 악역 같은 다양한 면모를 선보여 눈길을 끓었다. 앞으로 배우로서 다양성에 방점을 찍고 싶다는 그의 삶을 만나봤다. 

영화 ‘여교사’를 통해 일명 ‘맑은 악역’을 소화한 유인영은 지난달 29일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여전히 앳띤 모습과 환한 미소로 인터뷰에 응했다.  

이날 [일요서울]을 만난 유인영은 “생각했던 것 보다 너무 기대를 해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셔서 한편으로 걱정된다. 떨린다”며 말문을 열었다.  

자신의 역할에 대해 그는 “사실 뭐 악역인지는 잘 모르겠다. 굳이 악역이라고 호칭이 붙는다면 ‘맑은 악역’이라는 새로운 캐릭터가 생기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유인영은 “근데 진짜 악역같았나요?”라고 반문하며 “사실 시나리오를 봤을 때고 그렇고 촬영을 했을때도 악역이라고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다만 완성본을 보고 나서 전체적으로 효주 입장에서는 혜영이가 얄미울 것 같아 충분히 공감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유인영이 그려낸 혜영이는 다양한 감정을 숨김 없이 드러내지만 그 안에 순수함도 간직한 복잡한 모습을 갖고 있다.

더욱이 그 스스로도 촬영 전부터 고심이 많았지만 “오히려 복잡하니 힘들 것 같아 다른 작품들보다 단순하게 다가서려고 했다”고 털어 놓을 정도다.  

그는 이번 캐릭터에 대해 “처음에는 감독님이 생각하는 혜영이에 대해 생각했다. 초반의 밝은 느낌은 저의 평소 모습을 담았다. 저의 연기로 시청자분들이 알고 있는 그간의 모습이 아닌 제가 친한 사람들을 만났을 때 보여주는 행복한 기분들을 담고 싶었다”면서 “의상이나 헤어스타일도 효주와의 대비적으로 특히 캐릭터적인 부분에 중점을 뒀다”며 혜영 특유의 느낌을 극대화한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좀처럼 평소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의견을 내지 않지만 이번 촬영에서는 중간 중간 의견을 내며 만들어갔을 정도로 공을 드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유인영은 “이번 작품을 하면서 처음 해봤다는 것들이 많이 있다. 그래서 더 애착이 많이 가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더욱이 배우 김하늘과는 촬영당시 남들 보기에 서먹했다고 말할 정도로 거리를 두기도 했다. 

그는 “시나리오 리딩 때 선배가 어렵고 서먹하고 불편한 감정이 들었다. 그 느낌으로 리딩을 했는데 표현이 좋았다. 억지로 친해지려고 하지 않고 촬영에 돌입하면 안 되나 싶은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이미 김태용 감독과 김하늘의 이해가 자리 잡고 있었다.

유인영은 “처음 경험하는 느낌이었고 너무 좋았다”며 “촬영장에서도 연기적으로 부딪치는 장면에 있어서 잘 섞어줬고 서로의 감정을 건드리지 않았다. 특히 김하늘 선배가 선배로서 부족해 보이고 아쉬운 점이 있어도 제가 만들어온 혜영이에 대해 존중을 해줬다”고 감탄했다.

특히 그는 “방관이 아니었다”고 강조하며 감사함을 전했다.

더욱이 유인영은 이번 촬영을 통해서 김하늘의 프로정신에 감탄했다. 그는 “한 가지 신기했던 것은 저는 제 연기를 보면 어색하고 창피하다. 모니터를 봤을 때도 많이 부끄럽다. 하지만 하늘 선배를 봤는 데 너무 객관적으로 자기 연기를 보시는 것 같아 너무 흥미로웠다”고 털어놨다.

이와 함께 이번에 호흡을 맞춘 이원근에 대해서는 “제 신인시절 생각을 많이 해주게 했다. 원근이는 첫 영화고 열심히 했다. 얼마나 어려웠겠냐”며 “여자 둘에 남자 하나인 상황을 고려해 많이 챙겨주고 싶었다. 너무 잘 해낸 것 같아서 기특했다”고 호평했다.

다만 유인영은 혜영과 재하가 만나게 된 이야기 등 세부적인 설명이 편집돼서 아쉽지만 감독님의 선택처럼 불친절한 느낌도 좋았다고 평가했다. 또 시나리오와 순서가 바뀐 부분들도 막상 완성본에서는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처럼 작품 만족도가 높았던 만큼 흥행이 잘 됐으면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그간 꾸준히 다양한 작품으로 대중들과 만나고 있는 유인영에게 데뷔 13년차 배우로서의 소감을 묻자 그는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한다”면서 “특히 올해(2016년)는 열심히 살면서 행복지수가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유인영은 “그전에는 일 부문만 열심히 했지만 올해는 일과 나에 대한 부분이 반반 잘 섞여 있다고 생각한다. 쉴 때나 내 시간을 가졌을 때 예전에는 불안하고 이렇게 쉬어야 하나 걱정도 들고 쉬어도 쉬는 느낌이 아니였다”면서 “하지만 이번에는 순간순간 알차게 재미있게 보냈다. 다른 해보다 잘 마무리하고 잘 보냈다고 칭찬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그는 처음으로 여행을 혼자 가봤다고 고백했다.  

유인영은 “그전에는 시간이 있어도 갑자기 미팅이 잡히면 어쩌지, 갑자기 촬영에 나가야 할 것 같은 불안감에 나 하나 안가도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이탈리아를 다녀왔는데 상상도 못했다. 언제든 돌아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 행복함을 느꼈다”고 활짝 웃었다.

더욱이 그는 “나머지 휴식시간도 짜임새 있게, 보람 있게 보낸 것 같다. 즐길 수 있는 것은 즐기고 놀 수 있는 것은 놀았다”며 배우가 아닌 인간 유인영의 삶을 되돌아 본 것에 흐뭇해했다.

이처럼 삶의 변화를 주기까지 그는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아왔다. 유인영은 “여행을 못 떠났던 건 제가 보여줄 수 있는 게 그것 밖에 없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런 생각들을 많이 했고 그저 아등바등 매달려 가면서 살았다. 물론 후회 되지는 않는다. 그저 감사하고 일할 때 만큼은 행복했다”며 “장시간 흐르다 보니 다소 지친 것 같다”고 지금의 심경을 전했다.

덕분에 유인영은 2017년 아무런 계획도 잡지 않았다며 화통한 웃음으로 대신했다.

그는 “제가 굉장히 계획적인 사람이다. 하지만 2017년은 아무런 생각도 안하고 있다”면서 “그저 흐르듯이 살아봐도 된다고 생각했다. 나머지는 모르겠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이에 유인영은 영화 ‘여교사’ 홍보가 마무리 되고 난 다음에 무엇을 할지 신중하게 고민해 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여전히 배우로서 성장하고 싶은 의지는 강했다. 그는 앞으로에 대해 “작품 내에서 다양한 변화를 줄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 내적이던 외적이던 올해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느꼈던 부분인데 제가 모델 일부터 시작한 덕분에 변화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이런 것과 연기적인 부분이 뭔가 합쳐질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생각하고 있다. 예전부터 영화 ‘화차’에서 김민희 선배나 최근 ‘미싱’을 보면서 공효진 선배가 그 안에서 변화를 준 것을 보며 그런 캐릭터를 앞으로 해보고 싶다”면서 각오와와 바람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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