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뉴시스>

[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문화계 블랙리스트’ 존재를 폭로한 유진룡(6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3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 “블랙리스트 작성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주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출석한 유 전 장관은 “지금 블랙리스트가 없다고 하는 사람은 대한민국에 거의 없다. 유일하게 김 전 실장 혼자 아직 없다고 하는 것 같다”며 “조윤선 전 장관도 있었다고 했기 때문에 블랙리스트는 분명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와 동료, 후배들이 목격하고 경험하고 모든 정보를 취합해 볼 때, 그건(리스트) 분명 김 전 실장이 주도한 것”이라며 “김 전 실장이 취임한 이후로 그런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특히 유 전 장관은 “정권에 반대하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조직적으로 차별하고 배제하기 위해 좌익이란 누명을 씌운 것이기 때문에 범죄행위라고 생각한다”며 “유신시대부터 전두환 정권 때까지 이러한 리스트가 존재했다가 없어진 것으로 아는데 민주주의 역사가 30년 전으로 되돌아간 것”이라고 일침을 날렸다.

유 전 장관은 2013년 3월부터 2014년 7월까지 문체부 장관을 역임했다. 유 전 장관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14년 6월 블랙리스트가 문건 또는 서류 형태로 청와대에서 문체부로 내려왔다”고 밝힌 바 있다.

특검팀은 유 전 장관을 상대로 블랙리스트 작성 및 집행 과정, 청와대의 문체부 직원에 대한 부당 인사 조치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이와 관련, 조윤선(51·구속) 전 문체부 장관, 안종범(58·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관주(53·구속) 전 문체부 1차관 등을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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