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세계금융경제 트렌드와 대한민국 미래

전광우 초대금융위원장

우리나라가 IMF 외환위기 20주년을 맞은 2017년 새해는 세계정치경제 패러다임의 격변을 예고한다. 미국 신정부의 보호무역정책은 국제 통상 마찰을 촉발하고 금년 중 예상되는 금리인상은 슈퍼달러시대를 열고 있다.

중국은 성장둔화세가 본격화되고 과도한 부채 부담과 부동산 버블로 경착륙 우려가 재부각되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은 높은 변동성의 파고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여건은 더 도전적이다. 최근 IMF,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들은 금년도 세계경제성장률을 3%대 중반으로 전망하면서 유독 한국에 대해서는 낮게 평가하고 있다.

탄핵정국 와중에 3년 연속 2%대 성장이라는 저성장 기조의 고착화로 급속히 식어가는 한국경제 엔진에 대한 경고음은 더 커지는 현실이다.

지난 20일 출범한 트럼프 행정부의 키워드인 ‘미국 우선주의’는 신고립주의에 따른 기존 안보체제의 급변과 반(反)세계주의적 정책으로의 회귀를 의미한다. 아울러 트럼프식 ‘힘의 외교’는 G2(美中)의 긴장관계를 악화시키고 한반도 역학구도 재편을 야기할 개연성이 크다.

높은 대외의존도로 트럼프노믹스에 가장 취약한 국가로 지목받는 우리나라는 심각한 도전의 한 해를 맞은 셈이다. 힘이 없으면 도태되는 각자도생 시대에 국력을 키우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국방력, 외교력 그리고 무엇보다 경제력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에 우리 미래가 달려 있다.

국제 질서 변화를 예고하는 트럼프시대는 이미 금융시장에도 충격을 가하고 있다. 향후 금리인상 가능성 고조로 투자자금이 채권에서 주식으로 이탈되는 가운데 미국 주가지수는 역대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금년도 세계주가는 미국과 일부 신흥국 경기개선, 주요국 통화정책 완화기조 유지, 그리고 국제유가 회복 등에 힘입어 상승세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높은 정책 불확실성, 무역 및 통화전쟁 우려와 함께 지정학적 리스크 요인으로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 압력이 커지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금리인상은 2~3차 예상되고 외환시장은 강(强)달러 기조의 영향권 하에서 큰 진폭을 보일 전망이다.

극단적이며 상충적인 트럼프 선거공약의 미세조정은 불가피하겠지만, 주요정책의 불균형과 외환금융시장의 변동성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향후 정책 방향을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초(超)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선제적 전략이 필수적이다.

20년 만에 처음으로 국내 경제성장률이 선진 미국 수준에도 미달하는 최악 시나리오를 맞고 있다. 경제 활력 회복은 국가 미래가 달린 절체절명의 시대적 과제다. 쏠림현상이 심각한 우리사회에서 절제된 균형감각과 분명한 미래 비전은 더더욱 중요한 리더십의 덕목이다.

대한민국은 역사적 교차로에 섰다. 2017년 대선 정국을 맞아 인기 영합적 포퓰리즘의 유혹을 떨치고 국익을 앞세우는 올바른 지도자를 선택해야할 책임을 우리 국민 모두가 절감해야 할 때다.

전광우 초대 금융위원장 이력 ▲미국 미시간주립대학 교수역임▲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국제금융센터 원장▲우리금융그룹 부회장▲포스코 이사회의장▲금융위원장▲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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