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발, 수비력에도 불구 ‘슬로우 스타터’ 성향에 발목 잡히나
-스프링캠프 경쟁 생존 시 KBO 출신 선수 진출 확대 발판 마련
<뉴시스>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KBO FA시장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황재균이 꿈을 위해 국내리그 잔류를 포기하면서 빅리그 진출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의 바람처럼 샌프란시스코와 계약을 맺으며 가능성을 나타냈다. 하지만 황재균은 스프링캠프에서 경쟁자들과의 치열한 전쟁에서 살아남아야만 진정한 메이저리거로 거듭나게 된다. 제2의 이대호를 목표로 승부수를 던진 황재균의 도전과 과제를 만나본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을 맺은 황재균은 지난 25일 LA다저스에서 뛰고 있는 류현진과 함께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해 도전을 위한 첫 발을 내디뎠다.
앞서 황재균은 롯데가 제시한 거액의 러브콜을 거절하면서까지 꿈을 향해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황재균은 샌프란시스코와 1년 스플릿 계약을 맺으며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초청받아 25인 로스터 입성에 성공하면 연봉 150만 달러와 인센티브 160만 달러를 합해 총 310만 달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황재균의 행보는 지난 시즌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인상적인 경기를 선보인 이대호를 연상시킨다.

이 때문에 황재균은 치열한 경쟁에서 이겨야만 하는 최대 관문을 넘어서야 하는 절실함이 남아 있다. 지난해 이대호의 경우 빅리그 입성을 확신할 수 없었던 처지였지만 스프링캠프에서 가능성을 보여 개막 25인 로스터에 합류하며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다.
<뉴시스>
불완전한 계약
절실함으로 넘어서야

결국 황재균도 자신이 바라던 꿈을 위해서는 시범경기에서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또 짧은 기간 개막 전까지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이에 대해 황재균은 “도전하는 입장이다. 꿈을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것이며 밑에서 위로 치고 올라갈 수 있도록 죽기 살기로 해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황재균은 스프링캠프에서 3루수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에 돌입한다. 우선 그의 경쟁자는 주전인 에두아르도 누네스, 코나 길리스피로 압축된다.

2010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누네스는 지난해 14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8, 16홈런, 73득점, 40도루의 만만치 않은 실력을 갖고 있다. 2008년 데뷔한 길리스피는 백업요원으로 지난 시즌 101경기에서 타율 0.262, 6홈런, 25타점, 24득점을 기록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만만치 않은 상대들이라는 평가를 내놓지만 황재균의 실력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상대라는 엇갈린 전망도 나온다.

황재균도 “구단에서는 지난해 홈런수를 유지하면서 삼진수를 낮춘 것을 좋게 평가해 줬다. 한 해 한 해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해줬다.

파워를 더 키우고 도루도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겠다. 양쪽(파워, 기동력) 모두 동일하게 잘 할 수 있어야 한다. 같은 포지션에 있는 선수들이 몇 명 있다. 그 선수들이 어떤 장점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고 내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어필할 것이다. 자신감이 없으면 도전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25일(한국시간)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에반스 샌프란시스코 단장 역시 황재균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아직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황재균 영입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인정한 가운데 에반스 단장은 “한국에서 온 많은 선수들의 성공을 기쁘게 생각한다. 올해는 우리 샌프란시스코에 도움을 주는 차례이길 희망한다”며 황재균이 종전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처럼 팀에 기여했으면 하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강정호 시나리오
최적의 성공모델 주목
강정호 선수<뉴시스>
다만 여러 우려점도 제기된다. 황재균은 한국프로야구(KBO) 시범경기 타율이 0.232 (293타수 68안타)인데 반해 정규시즌 통산 타율 0.286으로 큰 차이를 나타낸다. 이는 황재균이 ‘슬로 스타터’라는 점이다.

문제는 KBO는 이런 황재균의 가치를 알고 충분히 기회를 준 것과 달리 메이저리그는 철저한 성적으로 평가하기에 자칫 시범경기에서 적응이 늦어질 경우 진출의 기회가 여유롭지 않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노출됐다.

반면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우선 황재균은 지난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노크했다가 ‘무 응찰’아라는 뻐 아픈 결과를 받아들었다.

하지만 이후 꾸준히 영어와 문화 등을 학습하는 등 적응하기 위해 유리한 조건을 스스로 만들었다. 또 황재균은 지난해 우투수에게 강한 면모를 보인 만큼 이대호의 반쪽짜리 타자라는 편견을 떨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빠른 발과 수비력도 황재균이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이다. 그는 지난해 20-20(27홈런-25도루)를 달성했을 정도로 빠른 발을 가졌다. 수비력에서도 황재균은 2루수까지 소화할 수 있고 어깨도 강하다. 특히 샌프란시스코가 풀타임 주전이 가능한 3루수를 보유하지 못했다는 점도 황재균의 메이저리그 연착륙을 기대케 하는 부분이다.

이 때문에 황재균 최상의 메이저리그 진출 시나리오로 강정호가 제시되고 있다.

황재균과 강정호는 1987년생 동갑내기로 넥센 히어로즈에서 한솥밥을 먹은 사이다.

또 포지션이나 플레이스타일도 엇비슷하다. 이와 더불어 최근 황재균이 최근 장타력이 부쩍 좋아진 것도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강정호는 미국 진출 이후 훈련을 거듭하며 홈런포를 펑펑 터트리는 장타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 힘을 키워 장타력을 끌어올리면서 선구안도 좋아져 ‘중장거리 타자’로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만약 황재균이 강정호의 전철을 밟아 나간다면 1년으로 끝난 이대호와 달리 중장기를 내다볼 수 있는 기회를 손에 쥘 것으로 보인다.

결국 황재균의 성공여부에 따라 KBO출신 선수들의 빅리그 진출하는 폭이 달라질 것으로 보여 황재균에 대한 기대 역시 커지고 있다.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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