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ㅣ 이범희 기자]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가 2017년 산업기상도를 조사 발표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2017년 산업기상도’를 조사한 결과 IT·가전산업만 ‘맑음’으로 관측됐다면서 건설, 정유·유화, 기계 등 3개 업종은 ‘구름조금’, 철강, 섬유·의류 등 2개 업종은 ‘흐림’, 그리고 조선, 자동차 등 2개 업종은 ‘눈 또는 비’로 예보했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4차 산업혁명의 수혜가 기대되는‘IT·가전’, 산유국 설비투자 재개수혜 등이 기대되는 ‘기계’업종은 1단계 호전된 반면‘정유·유화’는 중국시장의 자급확대로, ‘건설’은 부동산경기 둔화 등으로 1단계 악화됐다.

올해 가장 쾌청한 업종은 IT·가전으로 분석됐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기존 PC, 스마트폰 위주에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드론같은 신기술·신제품으로 적용범위가 급격히 확대 중인 반도체 부문이 호조세를 견인할 전망이다.

고성능의 3D 낸드플래시 메모리 성장세도 빨라 지난해 773억$이었던 메모리 반도체 시장규모는 올해 853억$로 10.3% 증가할 전망이다.

건설산업은 호황을 보였던 부동산경기가 둔화될 전망이지만‘구름조금’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11월 3일 부동산 안정화대책, 올해 금리인상 전망,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대규모 입주 본격화 등의 영향으로 건설경기는 지난해보다 위축될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기존 수주계약 이행 등으로 주택건설투자 감소세는 제한적일 것인 점, 유가상승으로 중동 산유국들의 공사발주가 재개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건설경기는 구름 속 햇볕이 가능할 전망이다.

철강산업은 공급과잉과 주요국의 수입규제가 겹쳐 ‘구름’으로 예보됐다. 최근 미국이 한국산 철강에 50% 이상 고율의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가운데 태국, 인도, 대만 등 신흥국도 수입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이다.

조선은 구조조정과 수주절벽의 직격탄을 맞으며 ‘비 또는 눈’으로 전망됐다. 전세계 무역량 감소로 수주가뭄이 계속되고 구조조정으로 건조물량 취소와 계약취소 등 일감부족이 심화될 것이란 지적이다.

과당출혈경쟁과 구조조정 적기를 놓쳐 10년 전(2008년) 중국에 추월당한데 이어 작년에는 수주잔량마저 일본에 재역전당해 세계 3위로 내려앉았다.

자동차도 내수감소, 중국차 상륙, 미국내 투자압박의 삼중고가 겹치며‘비 또는 눈’으로 전망됐다.

올해 내수 감소폭이 3.5%로 지난해(0.4% 감소)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중국 자동차마저 내수시장 잠식에 나서 경쟁강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최규종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심리경기가 바닥인 데다가 대외상황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향, 매우 위협적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어 산업계의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렵다”며 “정부는 물론 정치권과 국민들이 글로벌시장에서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는 한국산업을 위해 관심 갖고 응원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상의 산업기상도는 업종별 실적과 전망을 집계하고 국내외 긍정적·부정적 요인을 분석해 이를 기상도로 표현한 것이다. 맑음(매우 좋음)-구름조금(좋음)-흐림(어려움)-비(매우 어려움) 4단계로 표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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