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48경기에 그친 추추트레인, 현지 언론 몸값 논란 거세져

▲ 류현진, 추신수 선수(왼쪽부터)<뉴시스>
-주전 자리 놓고 다시 원점…빅리거 생존을 위한 건강·실력 입증이 변수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2월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는 가운데 올 시즌 이대호가 국내로 복귀하고 황재균이 스프링캠프 초청 자격으로 합류해 모두 7명의 한국인 선수가 빅리그에 도전한다. 특히 어깨수술로 2시즌 가까이 얼굴을 내밀지 못했던 류현진이 복귀를 서두르고 있어 한국인 선발 투수의 명맥을 이을지도 관심사다. 주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전쟁에 돌입해야 하는 선수들의 면모를 살펴봤다.
 
올해 ML 스프링캠프는 애리조나 지역의 캑터스리그와 플로리다 지역의 그레이프푸루트리그로 나뉘는데 애리조나에는 추신수(30·텍사스), 류현진(30·LA다저스), 황재균(30·샌프란시스크) 등 3명이 참여하고 플로리다에는 강정호(30·피츠버그), 박병호(31·미네서타), 김현수(29·볼티모어),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 최지만(26·뉴욕 양키스) 등 5명이 들어간다.

메이저리그는 각 구단마다 투·포수가 먼저 스프링캠프에 소집돼 훈련하고 야수가 며칠 후 합류해 풀 스쿼드 훈련을 진행하는 일정을 소화하게 된다. 특히 올해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관계로 예년보다 일찍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는 상황이다. 이에 한국인 선수들 중에는 오승환이 16일부터, 류현진이 17일부터 훈련을 시작하고 황재균과 김현수(이상 18일), 박병호와 최지만(이상 20일), 추신수(22일) 순으로 훈련에 합류한다.

 
추, 부상 경계령…
지명타자 전락위기


 
이처럼 본격적인 주전 경쟁에 들어가면서 선수들마다 처한 상황에 맞춰 다른 목표를 갖고 있다. 우선 메이저리그 맏형 겪인 추신수와 2시즌 재활에 힘을 쏟은 류현진의 복귀가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들 두 선수는 메이저리그 적응을 일찌감치 마쳐 괄목할 만한 상승세를 그려왔다. 하지만 이들의 앞을 가로막은 건 다름 아닌 부상 징크스다.

추신수의 경우 2014시즌부터 7년간 총액 1억3000만 달러라는 거액의 특급 계약을 맺으며 텍사스에서 뛰고 있다. 하지만 몸값만큼 성적 면에서는 신통치 않다. 지난 3년간 이런 저런 부상이 치명타였다. 추신수는 지난 시즌에도 4차례 부상자 명단에 오르며 고작 48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 같은 행보에 현지 언론들은 연봉 값을 해야 하다는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미국 텍사스 지역 매체 댈러스 모닝뉴스는 지난달 25일(한국시간) 텍사스 팬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에서 “추신의 반등이 오는 2017시즌 텍사스의 필수요소다. 추신수는 지난해 48경기에 출전하는 데 그쳤다. 오는 2017시즌에는 풀 시즌을 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이들은 “추신수는 오는 2017시즌에 2000만 달러(약 233억 원)의 연봉을 받는다. 그에 걸맞은 활약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추신수는 올해 부상만 없다면 톱타자의 몫을 충분히 할 것으로 평가된다. 통계전문 팬그래프스닷컴은 추신수가 올 시즌 팀 내에서 가장 높은 0.365의 출루율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 봤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추신수는 이미 풀타임 지명타자로는 뛰기 싫다는 의사를 피력한 바 있다. 그는 외야수로 뛰며 많은 경기에 나서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대해 구단은 부상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택할 것으로 보여 이견을 보이고 있다. 텍사스는 이미 추신수의 WBC 출전을 불허했고 지명타자 활용 비중을 높일 것이라고 공언해 구단과의 갈등을 넘어설지 이목이 집중된다.
류현진 선수<뉴시스>
류, 합리적 옵션 위해
5선발 급선무


 
지난 2년간 재활에 시간을 쏟은 류현진은 올 시즌 본격적인 복귀를 서두르고 있다. 앞서 류현진은 미국 입국 전 오키나와에서 가진 개인훈련에서 네 차례 불펜 투구(약 50투구)를 문제 없이 소화했다고 밝혔다. 특히 1월 중에 불펜 투구를 들어간 것은 지난 시즌보다 더 좋은 흐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류현진의 몸 상태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달리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지인 ‘LA타임즈’는 지난달 31일 다저스의 선발 마운드 전력을 언급하면서 류현진을 선발 경쟁 명단에서 제외한 바 있다. 해당 매체는 류현진에 대해 “류현진은 투구 부담을 감당할 수 있음을 증명하기 전까지는 합리적인 옵션으로 간주될 수 없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이번 스프링캠프를 통해 류현진은 5선발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일 것으로 보여 3년 전 굳건한 3선발이었던 때와는 큰 격차를 나타낸다. 그만큼 류현진이 스스로 몸 상태를 입중하기 전까지는 복귀까지 힘든 상황이다.

이에 대해 MLB.com은 지난달 31일 “다저스는 선발 투수가 너무 많다. 트레이드나 부상이 없다면 누군가는 선발 로테이션 외곽에 머물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저스의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은 “류현진이 몸 상태를 끌어올리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한 것은 긍정적이다. 시간을 두고 봐야겠지만 류현진이 건강하다면 팀에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류현진 역시 5선발 입성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25일 미국 출국에 앞서 그는 “아픈 곳은 전혀 없다.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예년의 100% 이상이다. 지난해 부상 복귀 당시보다 몸 상태가 더 좋다”고 전했다.

이처럼 자신감 넘치는 발언에도 불구하고 류현진은 당장 실력으로 입증해야 하는 입장이다. 야구 관계자들은 5선발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이 메이저리그 복귀를 판가름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더욱이 현지 언론과 팬들의 의문에 답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어서 이 파고를 넘어설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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