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니 나트륨 섭취 권고량 ‘기준치 넘어’

편의점 도시락 1일 나트륨 섭취 권고량의 68.3%
 
“나트륨 저감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편의점 도시락이 1인 가구 및 혼밥족(혼자 밥 먹는 사람들)의 증가세에 힘입어 식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에 소비자시민모임과 서울시는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도시락의 나트륨 등 영양성분 함량 정보 제공을 통해 건강한 식생활에 도움을 주고자 검수에 착수했다. 결과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특히 CU의 ‘백종원 도시락’이 하루 나트륨 섭취 권고량을 훌쩍 넘으며 상위권에 올라선 것. 일요서울은 지난 1174호에서 ‘[백종원 격정 인터뷰] “한쪽 입장만 부각하는 언론이 밉다”’를 보도했다. 당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골목 상권 침해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해당 본지 내용에는 보도되지 않았던 편의점 도시락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이번 나트륨 함량 초과에 대한 입장을 들여다봤다.

편의점 도시락은 1인 가구와 최근 ‘혼밥(혼자 먹는 밥 또는 그런 행위)’ 문화가 주목받으며 자연스럽게 편의점 도시락 등이 각광받고 있다.

이에 소비자시민모임과 서울시는 지난해 7월 14일부터 8월 22일까지 시중에 판매하고 있는 편의점 도시락의 나트륨 및 나트륨 배출을 돕는 영양성분인 칼륨 함량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시민의 식생활에 도움을 주고자 편의점 상위 4개사(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에서 판매하는 편의점 도시락 5종씩 총 20종을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했다.

지난해 12월 21일 발표된 시중에 판매 중인 편의점 도시락 20종의 나트륨 함량 조사 결과 도시락 1개 평균은 1366.2㎎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기준 1일 섭취 권고량(2000mg)의 68.3%에 이른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100g당 나트륨 함량이 가장 높은 제품 상위권은(도시락의 내용량에 차이가 커 100g당으로 나트륨 함량 비교) CU의 백종원 도시락 제품이 1위부터 4위까지 차지했다. CU의 ‘백종업 매콤불고기정식(429㎎)’이 1위를 기록했으며, ‘백종원 한판도시락(380㎎)’ ‘달콤달달해 소불고기(369㎎)’ ‘백종원 매콤돈까스정식(362㎎)’이 뒤를 이었다. 이들 제품은 조사 대상인 20개 제품의 100g당 평균 나트륨 함량인 314.7㎎을 넘어선 수치를 기록했다.

전체 나트륨 함량이 가장 높은 제품 역시 거의 CU의 도시락이었다. ‘백종원 매콤돈까스정식(2099.6㎎)’은 WHO의 하루 나트륩 섭취 권고량의 2000㎎을 넘으면서 1위를 차지했다.

또 ‘백종원 매콤불고기정식(1952㎎)’이 WHO의 하루 나트륨 섭취 권고량에 근접하며 2위에 이름을 올렸다. 3위와 4위는 각각 미니스톱의 ‘더푸짐한 트윈도시락’(1667.7㎎)과 CU의 ‘백종원 한판 도시락’(1653㎎)이었다.

편의점 도시락은 영양성분 표시 의무대상에 해당되지 않지만, 조사시점을 기준으로 GS25와 CU는 도시락 전 제품의 영양성분 표시를 하고 있다. 영양표시를 한 편의점 도시락 10개 제품 중 4개 제품 CU의 ‘백종원 매콤불고기정식’, ‘7첩 반상’, ‘백종원 매콤돈까스정식’, ‘백종원 한판도시락’은 나트륨 실제 측정값이 표시량 대비 131.2%~ 167.5%로 나타나 식품 등의 표시기준에서 정하고 있는 허용오차 범위(12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위한 도시락?

프랜차이즈 편의점 CU는 지난 2015년 9월부터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MOU(업무협약)를 체결해 편의점 먹을거리를 선보이고 있다. 3000원대의 ‘CU 백종원 한판 도시락’이 지난해 첫 10위권 안에 진입했고 지난해 초에는 약 3000여 개의 품목 중 매출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인기 품목이 늘어나며 편의점 도시락 시장 전체 규모도 급성장했다. 이에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1조3722억 원으로 지난 2015년 동기보다 13.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0.9% 늘어난 712억 원을 기록했다.

한편 일요서울은 백 대표와 지난해 10월 인터뷰를 진행했다. 당시 그는 프랜차이즈 외 편의점 도시락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당시 백 대표는 “CU에서 처음 의뢰가 들어왔을 때 조건이 김혜자 선생님(GS에서 판매되고 있는 김혜자 도시락)처럼 이름만 걸어서는 안 한다. 가격 결정이나 메뉴 결정에 있어서 내가 컨펌(confirm)할 때만 하겠다. 단순 모델로는 안 하겠다고 말했다”며 “매번 개발팀에서 (도시락 메뉴를) 보내주면 메뉴 바꿔주세요. 이건 안 됩니다. 이건 좀 간이 이렇습니다. 가격 이건 안 된다. 이건 출시 안 된다 이렇게 해서 시작 된 거다. 편의점 도시락 수준이 높아졌으면 하는 의미와 가격 경쟁력이 생겨 편의점끼리 경쟁이 생기지 않을까 해서(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직접 메뉴 관리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하지만 최근 시민단체의 검사 결과가 실망스럽게 나오면서 백종원 대표에 대한 믿음도 일부분 금이 갔다는 후문이다.

더본코리아 측에 백종원 도시락 나트륨 함량 조사 결과에 대한 질문을 남겼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그건 CU에 물어봐야 할 것 같다. 제조는 CU가 한다. 저희는 구성이나 가이드라인만 준다. 제품의 제조상 말씀하셨던 나트륨 함량이나 그런 것들에 대해서는 CU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타 브랜드와 다르게 백 대표가 직접 메뉴 선정부터 맛 도 보고 검수한 후에 나오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는 “그것은 약간 추측인 것 같다”고 답했다.

나트륨 검사 계속 돼

편의점 도시락 나트륨 초과 함량에 대해 BGF 리테일 측은 “가성비 중심의 제품 운영하면서 기존 제품 대비 중량과 소스류의 중량을 증가하게 됐다. 국물 및 소스의 경우 소비자들의 기호에 따라 양을 조절할 수 있도록 제품 리뉴얼을 검토하는 등 나트륨 저감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고 해명했다.

소비자시민모임에 차후 도시락 나트륨 검사 일정이 잡혔는지 문의하자 “구체적인 일정은 잡히지 않았지만 편의점 도시락이 다양화될 것 같고 시장도 확대될 것 같아서 저희가 이런 부분을 계속해서 모니터링 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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