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위태’ 감정싸움 속 자신감 ‘쑥’

▲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정대웅 기자>
[일요서울 | 신현호 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날선 신경전이 갈수록 예리해지고 있다. 당 대(對) 당의 감정싸움으로 번질 우려마저 제기되는 등 아슬아슬한 줄타기다. 한쪽이 공세에 나서면 다른 한쪽은 강한 일침으로 맞받아치는 식이다. 이런 가운데 안 전 대표의 부쩍 높아진 자신감이 눈에 띈다. 문 전 대표와의 싸움에서 자신이 이길 이유가 100가지도 넘는다는 안 전 대표는 최근 이색 행보로 또 한번 승리를 자신했다. 지난 설 연휴 부인인 김미경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방송을 통해서다.

안 전 대표는 지난 1일 대구시의회 기자간담회에서 문 전 대표에게 일침을 놨다. 안 전 대표는 “지금도 지난 18대 대선에서 안철수가 안 도와줘서 문재인이 졌다는 흑색선전이 나돌고 있다”며 “40번 이상 지원유세와 3번의 공동유세 등 후보직도 양보하고 전국에 지원유세 다닌 걸 하늘도 알고 땅도 알고 온 국민이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에 대해 ‘피하지 말고 분명하게 밝히라’며 문 전 대표를 압박했다.

군대가 뭐길래…설왕설래

두 사람의 ‘설전(舌戰)’이 최근 하루가 멀게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5일 문 전 대표는 자신의 군 복무기간 단축 공약을 비판한 안 전 대표에 대해 ‘군대를 잘 안 겪어봐서 모른다’고 비꼬았다. 문 전 대표는 이런 발언을 하기 일주일 전 출간한 대담집에서 “군 복무 기간을 1년으로 단축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안 전 대표는 이를 두고 진의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사실상 실현이 어렵다는 취지에서다. 문 전 대표는 이에 대해 ‘군대를 안 겪어봤다’고 했고, 안 전 대표는 “구태정치 흑색선전”이라고 되받았다.

김경록 국민의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안철수 전 대표는 해군장교로 39개월 군 복무했음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린다”고 강조했다.

당 대 당의 신경전도 날카로워지고 있다. 자칫 당끼리 감정싸움으로 번질 우려도 나온다. 안 전 대표가 지난달 30일 정운찬 전 국무총리와 회동을 하자 사실상 연대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른바 ‘친문’을 제외한 여야 세력들이 개헌 등의 고리를 통해 뭉칠 기미가 보이자 더불어민주당은 이들을 향해 견제구를 던졌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 간담회에서 “단언컨대 빅텐트는 사막의 강한 바람에, 민심에 날아가 버릴 것”이라며 “기둥도 못 박고 날아가 버릴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장진영 국민의당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당 빅텐트가 바람에 날아갈 일은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받아쳤다.

장 대변인은 “설 민심은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도 안되지만, 패권주의에 매몰된 문재인 전 대표도 안 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라며 “국민의당은 기둥을 튼튼히 박고 개혁의 빅텐트로 패권주의를 극복하고 국민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당이 공세를 주고받으면서 향후 제3지대 중심세력과 민주당 간 기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안철수-김미경 부부 ‘소통’ 행보

이런 가운데 안 전 대표는 대선에서의 자신감을 계속해서 드러내고 있다. 앞서 지난달 리베이트 사건이 무죄로 결론이 나면서 자신감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안 전 대표는 현재의 낮은 지지율에 대해서도 “지지율은 여러 가지 정치 상황에 요동치기 마련”이라며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고 묵묵히 해야 할 일 하면 국민들이 믿어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차기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표보다 젊고, 개혁적이고, 정직하고, 깨끗하고, 정치적 책임을 지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고, 정권 교체적 성격이 분명해야 하는데 거기에는 제가 적임자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 설 연휴에는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통해 부부의 모습을 보이는 등 소통의 접점도 늘렸다. 지난달 29일 아내인 김미경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와 함께 ‘안철수 부부의 설날민심 따라잡기-올 댓(글) 퍼포먼스’를 통해 누리꾼들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보냈다. 방송은 큰 반향을 일으켜 문 전 대표를 긴장케 했다.

이 방송에서도 안 전 대표는 기세등등했다. 지난 대선 당시 선거 당일 미국으로 떠나 논란이 된 것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제가 투표를 안했느니, 중간에 갔느니 하는데 투표가 끝날 때까지 한국에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선거 당일 미국행은 문 후보 측과 이미 상의한 일정이었고, 투표가 끝난 후 떠났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선 지난 대선 때 문 후보(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후보)를 안 도왔다는 것은 흑색선전”이라며 “당시 제가 전국유세를 다닌게 40회가 넘는다. 문 후보와 저하고 공동유세한 것만 3번”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육아와 출산 정책에 대해 육아는 부부 공동의 책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출산율을 높이기 급급한 저출산 대응 대책이 아닌 성평등을 위한 ‘돌봄사회’로 바꾸는 정책이 핵심이라고 했다.

또 교육 정책은 4차 산업혁명에 따라 정부 조직체계 개편, 초중고와 대학교육을 창의적 인재를 만드는 교육으로 개편, 중장년과 노년층을 위한 평생교육 강화 등 3대 교육개혁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경제 정책 역시 4차 산업시대에 맞는 경제개혁이 필요하다며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도록 산업구조 개혁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과학기술 분야 개혁 ▲교육혁명 등을 3대 개혁 과제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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