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의학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원인불명의 질환으로 고통을 겪는 환자들이 있다. 암, 중풍처럼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질병도 있지만 관절, 근육 등에서 발병해 뚜렷한 호전결과 없이 생활에 지속적으로 불편을 주는 질환도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질환이 류마티스 관절염(Rheumatoid arthritis)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완치가 어려운 근골격계 질환 중 하나로 사지관절의 통증, 종창, 변형 및 기능 상실 등이 주된 증상인 자가면역성 질환이다. 지역의 차이는 있으나 세계 인구의 약 1%가 이 질환은 겪고 있으며 사회적, 경제적 및 개인적으로 삶의 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질병으로 인식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관절의 염증, 종창, 통증, 기능 상실 등을 수반하며 만성화되면 활막조직의 과대 증식과 뼈 및 연골의 파괴를 초래하는 전신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까지 그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면역조절의 이상에 의해 연골과 골막을 손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유전적 요인과 함께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 인스턴트 식품의 과다섭취, 환경 오염, 운동부족 및 과도한 스트레스, 기후 및 도시화 등이 발병 요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 발병 요인에 따른 치료방법을 분자생물학적 측면에서 심층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면역학적 기전 중심으로 연구되고 있다.

한의학에서 류마티스 관절염을 직접 언급한 바는 없지만 문헌에 기록된 증상으로 미루어 볼 때 비증(痺證), 비통(痺痛), 역절풍(歷節風)과 같은 병증과 매우 흡사하며, 발병 원인은 풍(風)·한(寒)·습(濕) 등 외사(外邪)의 침입과 간신(肝腎)의 허손(虛損)을 주된 요인으로 간주한다. 사기(邪氣)의 침입은 대체로 생체의 정기(精氣)가 허약한 경우에 발생한다. 정기는 인체의 정상적인 생리기능을 영위하는 필수적인 조건이며, 사기에 저항하는 기능을 수행하므로 면역기능을 대변하는 한의학적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과로, 정신적 손상, 습기가 많은 데서 생활을 하거나, 잘못된 식습관 때문에 풍한습이 피부를 침입하고 경락을 통해 관절과 근육에 침입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행비, 통증이 심한 통비, 거동이 힘들고 감각이 둔한 착비 그리고 역절풍 등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즉 통증 부위가 발생한 부위만의 이상이 아니고 전신적인 증상으로 나타나며 혈액을 타고 전신적으로 발병하는 것으로 것으로 판단한다.

난치성 질환 중 하나로 남아 있는 류마티스 관절염은 아직까지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확실한 치료방법이 없다. 그동안 류마티스 관절염의 면역학적 병인은 중요한 작용기전으로 인식되었지만 이에 대한 각종 견해차이가 존재하며 염증, 통증, 부종, 활액막 손상, 골파괴 등 증상도 다양해 발병 원인을 밝히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국내외에서 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한 소염 진통, 면역 조절 치료제의 개발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확실한 효과를 보지 못하고 다양한 부작용에 노출되기도 했다. 이에 대한 비용 부담도 적지 않아 새로운 대안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그 일환으로 천연물에 대한 탐색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 한약이 류마티스 관절염의 항염, 진통, 면역조절 등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려는 시도가 도처에서 진행되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사상체질이 류마티스 관절염과 상관이 있는 것으로 임상실험 결과 드러났다. 태음인(太陰人)과 비교해 볼 때 소양인(少陽人) 및 소음인(少陰人)이 류마티스 관절염에 이환될 위험이 더 높게 관찰됐다. 또 류마티스 관절염 발병의 혼란변수로 알려진 연령, 성, 흡연력, 음주력, BMI 및 경제 수준을 보정해본 결과로 소양인 및 소음인이 관절염에 이환될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 결과를 살펴보면 류마티스 관절염에 소음인이 가장 민감한 체질로 분석되었다.

소양인의 체질을 살펴보면 대체로 비위(脾胃)가 강하므로 음식소화를 잘 시키지만 방광이 약해 신장(腎臟)의 기운이 약하므로 관절에 혈액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며 팔다리의 혈액순환은 잘 안 되는 반면 성격은 급하고 활동량은 많아서 관절에 손상이 온다고 볼 수 있다. 태음인의 경우는 기혈의 순환이 안 되고 피가 탁한 경우가 많아 비만, 동맥경화 등의 혈액 계통의 병이 발생하듯이 류마티스 관절염도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소음인은 식욕부진과 약한 심장박동으로 맥박이 느린 경우가 많은데 찬 곳에 많이 있거나 혈액순환이 잘 안 되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관절을 쓰면 류마티스 관절염이 발생할 수 있다.

체질을 불문하고 과도한 스트레스는 면역력 저하와 관련이 깊기 때문에 각 체질에 따른 심성의 변화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각 체질에 따른 장부의 대소에 따라 병이 유발되므로, 류마티스 관절염 역시 동반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류마티스 관절염 역시 기타 관절염과 마찬가지로 관절에 생기는 병변이다. 때문에 관절에 관한 치료를 병행해야 하나 면역력 저하로 전신에 합병증을 유발하는 것이 문제다. 따라서 체질에 따라 발병 원인을 진단하는 것이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의 첫걸음이다.
<참보인 한의원 원장>

정리l=김정아 기자  jakk3645@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