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1000억 원 금융손실이 예상되는 인천검단스마트시티 사업이 지난해 말 무산되면서 조성사업 전반을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이미 금감원이 각종 의혹에 대해 감사에 착수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최순실 개입 의혹이 불거지면서 특검 수사도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하지만 실제 수사로 이어지지 않았다. 원인을 밝혀내기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도 여당 의원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결국 모든 진실은 수면 아래로 내려간 채 의혹만 키우고 있다.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고 있다는 소문만 무성하다.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석연찮다는 반응이 계속되면서 이달 말 나올 금감원 감사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팀의 수사 선상에도 올라
여·야 표결 후 무산…감사원 결과에 이목 쏠려


검단 스마트시티 사업은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470만㎡에 정보통신기술(ICT)·미디어 콘텐츠·교육 분야의 글로벌 기업을 유치해 업무·주거·교육 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이었으며 규모는 5조 원대였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2015년 3월 3일 박근혜 대통령 중동 순방에 따라나서 얻어온 성과라며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시와 두바이는 2015년 6월 양해각서(MOU), 2016년 1월 합의각서(MOA) 체결 후 토지가격 협상을 완료했지만 이행보증금 납부 시기와 협약 당사자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2016년 11월 최종 무산됐다.

이에 시민단체와 야당 정치권은 인천시가 철저한 준비와 검증 없이 투자유치에 뛰어들어 사업이 무산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시의 부실행정을 비판하고 나섰다.

또 인천시와 두바이 간 검단스마트시티 협상 지연으로 사업부지인 검단개발이 늦춰지고 1000억 원의 금융비용이 발생했다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감사원은 최근 이를 받아들여 오는 28일까지 감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또 검단스마트시티 부실 의혹은 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선상에도 오르면서 이목이 집중됐다.

시민단체 인천비상행동은 “시민혈세 1000억 원을 낭비 했다”며 최순실 연루 의혹이 제기된 검단스마트시티 사업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진실 규명 시작 못해

그러나 뚜껑은 열어보기도 전에 닫혔다. 사업 무산의 진상 규명을 위한 인천시의회 특위 출범이 여당 의원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인천시의회는 지난 7일 열린 239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안건으로 상정된 ‘검단 퓨처시티 및 스마트시티 백지화 관련 행정사무조사 요구의 건’을 부결했다고 밝혔다.
기명으로 진행된 투표 결과 찬성 10표, 반대 20표, 기권 1표로 집계됐다.

이날 반대토론자로 나선 손철운(새누리당·부평3) 의원은 “검단스마트시티 사업이 무산된 것은 두바이 측에서 무리한 협상 조건을 내세웠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백지화된 것”이라며 “매번 실패한 사업에 대해 특위를 구성해 책임을 추궁한다고 하면 누가 소신껏 일할 수 있겠냐. 진상규명은 감사원 결과를 지켜보면 된다”고 주장했다. 곧 발표될 검단 스마트시티 관련 감사원 감사 결과를 기다려 보자는 입장이다.

의혹만 눈두덩이처럼 커져

특위 구성이 물거품 되자 시민사회는 시의원들 스스로가 직무유기를 선언한 셈이라며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인천시당은 이날 각각 논평을 내고 “시민혈세 1000억 원이 공중으로 증발된 사건은 더 이상 인천시의회에서 진상 규명을 하기 어렵게 됐다”면서 “검단스마트시티 무산에 대한 진실 규명이라는 시민들의 요구를 짓밟은 채 유정복 시장의 호위무사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시의회는 행정을 감시하고 올바른 운영을 견인해야 한다. 새누리당은 행정사무감사를 정치공방이라며 정쟁구도로 몰아갔고 바른정당은 여기에 동조했다”며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시의원들은 자진사퇴로 시민들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새누리와 바른정당은 스마트시티 행정사무조사 건이 유 시장에 대한 흠집 내기라며 조사특위 구성을 반대해왔다. 특위 차원의 행정 사무조사가 단지 유 시장을 흠집 내기 위한 정치적 싸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일부는 특위 조사보다 검단 새빛도시 활성화 방안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한 시의회은 “외자 유치 과정에서 준비가 철저하지 않았던 부분은 비판받아야 하지만 행정사무조사까지 끌고 가는 건 정치적으로 흠집을 내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지금은 검단새빛도시를 활성화하기 위한 대안을 찾아야 하는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진실은 금감원의 조사 발표가 나오는 2월 말이 돼야 알 수 있다.

특검과 특위는 조사 조차 시작도 못했다. 이와 관련 일부 시민단체들은 보이지 않는 손 의혹을 제기한다. 현 정권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비선’인 만큼 이번 검증 과정에도 비선 움직임이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모든 의혹이 밝혀져 논란이 더 진행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며 “금감원 조사가 부실검증이 아니길 바란다”고 했다.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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