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조기대선 정국에 차기 대통령으로 유력한 문재인 전 대표와 국정 운영을 함께할 인사들의 면면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차기 총리로 지역 탕평을 내세워 ‘호남 총리론’에 힘을 싣고 있다. 반면 측근.참모 그룹은 청와대, 전현직 국회의원들은 장관, 전문가 그룹은 공공기관장으로 갈 공산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DJ정부와 참여정부에서 복무했던 장차관 인사들까지 영입한 문 전 대표는 ‘준비된 대통령’의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총 60여 명에 달하는 이들은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에서 일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권 교체를 넘어 정권 운영을 고민하는 문재인 캠프를 알아봤다.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 文 캠프 = 예비내각 자리다툼 치열, 兩哲 갈등설도
- 문측, 고위공직자 명단 입수 ‘차관’두고 성향 파악중?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이 임박한 가운데 ‘문재인 대세론’은 지속되고 있다. 따라서  문재인 캠프는 ‘준비된 대통령’으로서 ‘예비내각’ 구성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의도에서는 청와대, 장차관, 4대 사정기관 등 공공기관장까지 인선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는 소문도 그럴듯하게 돌고 있다. 특히 문 캠프 내에서 “정권 교체는 이미 됐다. 이제부터 국정운영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며 자신감에 찬 목소리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 공신록 최상위는…

실제로 대선 후보들 중에서 문 전 대표가 매머드급 캠프를 구성해 인력이나 규모에서 다른 후보에 비해 압도하고 있다. 또한 ‘캠프 구성=예비내각’이라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인재가 몰려 경선캠프 구성 과정에서 최측근들 간 자리와 역할을 두고 과잉 경쟁까지 벌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경선 캠프에 참여하는 청와대 출신 측근·참모들의 경우 공신록 명단의 가장 윗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일단 문재인 경선캠프에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윤철 전 감사원장,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 박병석 의원과 선거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 송영길 의원은 총리, 부총리급 자리에 갈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국회의원 위주로 구성된 본부장급 인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대표적인 인사가 강기정 상황실장, 전병헌 전략본부장, 홍종학 정책본부장, 김용익 민주연구원 원장과 진성준 부원장이 대표적이다. 장관행도 노려볼 만한 인사들이다.

하지만 본선 캠프가 당 위주로 꾸려진다면 경선 캠프가 문 전 대표의 최측근 및 참모들로 구성된다는 점에서 다수는 청와대에서 근무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비서실의 경우에는 임종석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양정철 부실장 등이 중심이 돼 인적 구성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대변인실 경우에는 김경수 대변인을 비롯해 공보에서 실무를 총괄하는 김종천 김근태재단 사무처장, 조한기 서산태안 지역위원장이 근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메시지 팀장을 맡고 있는 신동호 전 당대표실 부실장도 대변인실 근무가 예상된다. 이밖에도 일정관리를 총괄하는 송인배 전 양산지역위원장, 백원우 전 의원, 노영민 전 의원 등이 청와대행이 점쳐지고 있다.

문 전 대표의 측근·참모 그룹의 청와대행이 점쳐진다면 싱크탱크 격인 ‘국민성장’ 멤버들의 경우는 공공기관장과 장관행을 내심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성장’을 이끌고 있는 조윤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의 경우 스탠포드대학원 경제박 박사출신이다. 경제통으로 경제관련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공산이 높다.

또한 박승 전 한국은행총재, 한완상 전 한성대 총장은 80이 넘는 고령이지만 각각 경제와 교육 분야에서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행이 점쳐진다. 반면 상대적으로 젊은 대다수의 교수들의 경우 경제(건국대 최정표), 외교안보(이화여대 서훈), 사회(서울대 조흥식), 정치·사법혁신(순천대 정순관), 과학기술(카이스트 원광연), 지역균형발전(대전대 안성호) 분야에 맞는 공공기관장으로 갈 공산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민성장은 각계 전문가 9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측근 ‘청와대行’ 정치인 ‘장관’, 전문가 ‘공공기관’

반면 문재인 캠프가 최근 출범시킨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 출신의 전직 장·차관 60여 명으로 구성된 국정자문단 ‘10년의 힘 위원회’도 주목받고 있다. 장관 출신의 경우 고령이 걸림돌로 작용하지만 풍부한 국정 경험과 경륜으로 인수위 없이 바로 국정운영을 해야 할 문재인 전 대표로선 즉각 부처의 수장으로 투입할 수 있는 든든한 우군인 셈이다.

대표적인 인사로는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을 비롯해 윤덕홍 전교육인적자원부 장관, 박봉흠 전 기획예산처장관, 추병직 전 건설교통부 장관, 권기홍 전 노동부장관, 최낙정 전해양수산부 장관, 변재진 전 보건복지부 장관, 이재용 전 환경부 장관, 안종운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김창순 전 여성가족부 차관, 서범석 전 교육부 차관, 이삼걸 전 행정안전부 차관, 박양후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서훈 전 국가정보원 제3차장을 꼽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문재인 캠프에서는 각 정부부처에서 근무 중인 고위공직자 명단을 입수해 능력뿐만 아니라 성향까지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예비내각이 가시화될 경우 이를 뒷받침할 차관급 인사들을 바로 투입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는 후문이다.

경선캠프뿐만 아니라 본선 캠프 내 분야별 수장이 바로 예비내각의 주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면서 자리를 두고 측근·참모들 간 갈등설도 흘러나왔다. 문 전 대표의 최측근 3인방으로 알려진 전해철 의원과 이호철 전 민정수석 간 갈등설이다.

‘3철’ 갈등설이 불거지자 문 전 대표는 2월9일 한 방송사에 출연해 “3철 가운데 어떤 ‘철’은 아예 여러 해 전에 지방으로 가서 정치도 떠나고 아예 서울에 없는 ‘철’도 있다”고 일축했다. 이호철 전 수석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어 문 전 대표는 지근거리에 ‘3철’은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전해철 의원에게는 제가 도움은 받는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정권 만든 자와 운영하는 자는 따로 있어”

나아가 문재인 캠프 내 비주류 그룹과 주류 그룹 간 인사 갈등도 표출되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한 인사는 “지금처럼 주류가 문재인을 둘러싸고 틈을 보이지 않는데 막상 인사 뚜껑을 열어보면 정권을 만든 자와 정권을 운영하는 자는 따로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될 것”이라며 “역대 어느 대선 때마다그래왔다”고 통합 행보를 보일 것을 주문했다.

한편 문재인 캠프가 곧 예비내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은 예비내각 명단 발표가 현 공직자선거법 하에서는 불법이기 때문이다. 당초 선거법 개정을 통해 총리와 장관 인선을 본선 과정에서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1등을 위한 선거법 개정’이라는 여야 반발에 부딪혀 발의를 해도 부결될 공산이 높아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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