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2월17일 구속됐다. 이 회장은 특검으로부터 뇌물공여 등의 혐의를 받아왔다. 뇌물 수뢰 의혹의 대상은 박근혜 대통령이다.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인용 시계가 빨라질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이 탄핵될 공산이 높아지면서 정치권은 조기대선정국에 대비하고 있다. 진보 진영은 정권 교체에 대한 기대감이 넘쳐나고 있다. 보수 진영은 탄핵인용 시 대선 후보도 못 내는 최악의 상황도 상정해야 한다. 반면 탄핵 기각 시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당장 촛불 세력과 태극기 세력 정면충돌이 불가피하다. 경찰 등 공권력이 동원돼 폭력 집회에 폭력 진압도 불보듯하다. 바야흐로 2017년 3월 대한민국은 탄핵 인용과 기각 사이 위태롭게 서 있는 형국이다.

- 인용시 태극기 보수 ‘동정론’ 확산 총결집
- 기각 탄핵 정국→하야 정국 촛불혁명론·보수해체론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은 곧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죄 혐의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은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하도록 문형표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과 청와대 보좌진들에게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삼성은 그 댓가로 미르·K스포츠 재단에 총 204억 원을 출연했다. 또한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독일에서 설립한 코레스포츠와 220억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도 체결해 37억 원을 송금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재용’잡은 특검, 헌재 대통령 탄핵인용↑

또 최 씨의 딸 정유라 씨가 말을 구입하는 데 43억 원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부정한 청탁’과 ‘대가성 뇌물’로 이어지는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뇌물 정황이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됐다. 당장 국회 소추위원단은 남은 탄핵심판 변론과정에서 삼성과 관련된 박 대통령의 탄핵사유가 확인됐다는 주장을 펼치겠다고 벼르고 있다. 또한 박 대통령을 향한 특검 수사도 한층 더 탄력을 받게 됐다. 박 대통령 대면조사 역시 금명간 이뤄질 공산이 높아졌다.

박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헌재는 이미 2월24일을 최종 변론기일로 잡았다. 변론기일 이후 선고까지 최대 14일이 소요된다. 법조계에서는 선고일을 3월10일 전후로 예상하고 있다. 탄핵이 인용될 경우 60일내 조기대선이 열린다. 당장 큰 수혜자는 야권 잠룡 그중에서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다.

문 전 대표는 당 경선만 남겨두고 있다. ‘대연정’을 제안한 안희정 충남지사가 가파르게 추격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지지층을 대상으로 하는 경선이라는 점에서 문 전 대표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된다. 오히려 탄핵 인용 후폭풍은 2위 자리를 바꿀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탄핵심판 과정에서 주목받은 이재명 성남시장이 안 지사를 제끼고 2위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민주당에서는 탄핵인용 결정시 누가 후보가 되건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정권교체에 대한 자신감이 팽배하다. 광장의 성난 촛불 민심은 다소 누그러지겠지만 탄핵인용 후 박근혜 대통령의 구속을 촉구하는 촛불 집회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보수 진영은 박 대통령의 탄핵인용으로 위기의식과 함께 동정론도 높아질 전망이다. 광장은 촛불 대신 탄핵인용에 항의하는 태극기 물결이 뒤덮일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박 대통령 구속을 주장하는 촛불세력과의 충돌도 예상된다. 특히 조기 대선정국에 보수의 상징적 인물이 사라진 이상 ‘포스트 박근혜’를 외치며 보수층 결집에 나서는 여권 잠룡은 더 많아질 전망이다.

‘태극기세력=한국당’,‘촛불세력=민주당’ 양분

이미 국정 농단 세력으로 공격당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이지만 후보군이 최대 11룡까지 늘어날 수 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부터 이인제, 김문수, 원유철, 안상수 전현직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까지 출마선언을 한 상황이다. 최근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홍준표 경남지사, 김관용 경북지사, 정우택 원내대표, 김기현 울산시장, 조경태 의원 등이 예비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하지만 ‘문재인 대세론’에 맞설 대항마는 부재하다시피한 상황이다. 이에 보수층내에서는 불출마를 선언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회군론도 대두되고 있다. ‘반기문을 사랑하는 모임’(이하 반사모)이 반기문 마포 캠프에 모여 불출마 철회 촉구결의대회를 개최한 배경이다.

또한 특검의 역할은 끝났지만 헌재가 박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을 할 경우 검찰 수사는 불가피하다. 박 대통령이 구속될 개연성도 있다. 여당 잠룡군은 너도 나도 ‘박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선거막판까지 박근혜 수호천사를 자청할 공산이 높다. 박 대통령 구속에 대한 ‘동정론’과 정권교체 위기감으로 보수진영에서는 보수후보 단일화 요구가 봇물처럼 터져나올 전망이다.

한편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바른정당의 경우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 바른정당은 탄핵 기각 시 ‘32명 전원 국회의원직 사퇴’를 결의하며 배수진을 쳤다. 하지만 인용될 경우도 크게 정치적 이득을 기대하기 힘든 처지다.

일단 탄핵인용 시 ‘태극기 세력=한국당’, ‘촛불 세력=민주당’으로 민심이 양분될 공산이 높은 상황이다. 대선 후보군도 열악해 60일간 대선 기간 내내 존재감 없이 보낼 가능성도 있다. 유승민 의원은 5%를 넘지 못하고 있는 데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 포함되지도 않고 있다. 바른정당 일각에서는 탄핵이 인용될 경우 이번 대선을 포기하고 차기를 준비하자는 자성론과 한국당과 재합당을 통한 보수층의 재결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안철수 전 대표 역시 탄핵 정국에 수혜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촛불 정국에 안 전 대표는 촛불 민심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주지 못해 진보 진영으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또한 박 대통령에 실망한 보수 세력도 중도·보수 이미지를 갖고 있는 안 전 대표에 ‘쏠림현상’도 미미한 상황이다. 안 전 대표는 탄핵이 인용될 경우 박 대통령을 지지했던 보수층이 자신에게 올 것을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보수층으로부터 지지를 받지만 정권교체가 확실한 마당에 투표장에 안 나올 가능성도 상존한다.

다만 불가능에 가깝지만 대통령 탄핵 인용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후보를 내지 않을 경우 중도,보수 대 진보 양강 구도로 해볼 만하다. 또 하나는 국민의당, 한국당, 바른정당 3당이 단일화 과정을 통해 보수 단일 후보로 나설 수 있다. 하지만 호남을 기반으로 한 국민의당이 국정농단 세력과 함께한다는 비판에 대응할 마땅한 명분이 없다.

반면 박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기각되는 경우 대한민국은 ‘탄핵 정국’에서 ‘하야 정국’으로 급랭해 총체적 혼란이 예상된다. 촛불민심은 ‘대통령 즉각 하야’와 ‘헌법재판소 해체’를 외치며 광장으로 뛰쳐나올 공산이 높다. 촛불 세력과 태극기 세력, 집회를 막는 공권력과의 유혈 충돌도 예상된다. 일부 촛불 과격파 내에서는 ‘혁명론’도 제기될 수 있다.

유혈충돌 속출 ‘촛불 혁명론’ 과격파 등장

민주당을 비롯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역시 조기대선 정국이 물 건너간 상황에서 경선 일정을 접고 장외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 대선은 원래대로 12월에 치러지지만 정권교체는 시간의 문제로 간주될 것이다. 탄핵심판에 대한 찬성 여론이 80%, 반대 여론이 20%인 상황이 탄핵 정국 내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야3당은 힘을 합쳐 문화계 블랙리스트건을 추가해 탄핵안을 재상정할 가능성도 있다. 이래저래 박 대통령의 임기말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오히려 2선 후퇴냐 자진 사퇴냐의 갈림길에 놓일 공산도 높다. 여당 역시 박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으로 맞서겠지만 ‘면죄부’를 받은 박 대통령이 응할지는 미지수다. 박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여당은 탄핵 정국에 흩어져 있던 보수 진영을 결집해 새로운 인물을 내세워 대반격을 노릴 수 있다. 박 정권은 사정 정국으로 하야 정국을 덮을 공산도 예상된다. 국정 운영을 발목잡은 세력에 대한 보복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정치적 생명 연장이 부메랑이 돼 보수 세력의 생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질 수있다. 국민적 공분은 12월 대선에서 정권교체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차기 정권이 ‘적폐청산’이라는 명분하에 보수진영에 대해 대대적인 반격을 가할 것은 불 보듯 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보수 진영에서조차 “장기적인 관점에서 탄핵기각 결정이 최악의 시나리오”라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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