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 등 해외의 여러 국가들과 유엔 등이 이를 막기 위해 다양한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북한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미사일을 쏘아대고 있다. 북한은 지난 12일 ‘북극성-2호’를 발사했다. 중·장거리 전략탄도탄으로 알려진 북극성-2호는 북한의 새 전략무기체제로 분석되고 있다.

탄핵과 대선이라는 민감한 시기에 북한이 도발을 한 이유는 새롭게 들어선 미국 트럼프 정부를 향한 도발이기도 하다. 대북관계에 있어 미국의 역할은 상당히 중요하다. ‘영원한 우방’이자 ‘동반자’인 미국은 유사 시 대한민국의 방어권도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정권이 들어서면서 한반도를 바라보는 시각도 전 정권과 달라지고 있다. 그 시작은 코리아 시나리오다.

‘북극성-2호’ 발사 후 6차 핵실험 임박 추측
‘북한 자극·군사적 압력 가해서는 안 된다’ 주장도


북한이 지난 12일 발사한 중장거리탄도미사일 ‘북극성-2호’는 과거 발사됐던 미사일과 비교해 탑재 능력이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기권 재진입 기술, 핵폭탄 소형화 기술만 확보되면 북한도 핵보유국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도 현지 시간으로 13일 군사전문가 이고르 코로첸코 ‘내셔널 디펜스’ 편집장 인터뷰를 통해 “북한이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화학이나 공업 등 면에서는 미사일과 핵 분야의 강대국으로 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정부
국방전략 변화 예고


코로첸코 편집장은 “북한의 (핵) 능력에는 한계가 존재하지만 ‘핵 주권’을 유지하기에는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에 보여주기 위한 군사 정치적 시위”라고 정의를 내리면서 “미국은 북한을 자극하거나 군사적 압력을 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반응들과 함께 북한의 6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추측이 제기되면서 한반도에 다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과거 미국의 오바마 정부는 전통적인 국방전략을 폐기하고 새로운 국방전략을 운영했었다. 오바마 정부의 국방전략 기조는 ‘군살이 빠진 날렵하고 유연한 군대’였다. 자연스럽게 국방예산도 감축에 나섰다.

냉전체제 붕괴 이후 미국의 전통적인 국방전략은 ‘두 개의 전쟁에서 동시에 승리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는 미국의 지역 분쟁 대응전략으로 중동과 다른 한 곳 등 두 지역의 전쟁에서 모두 승리할 수 있도록 막강한 전력을 유지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 전략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하지만 이후 오바마 정부가 들어서면서 사실상 폐지됐다. 그런데 최근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다시 과거의 국방전략이 거론되고 있다.

바로 지난 8일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군사 대비·지원 소위 청문회장에서다. 이 청문회에서는 오바마 정부가 들어서면서 사라졌던 ‘두 개의 전쟁 전략’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짐 인호프 소위원장이 “현재 미국은 동시에 (두 지역의 충돌에 개입해) 싸울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장 신경 쓰이는 곳 중 하나가 한반도”라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지적은 두 개의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짐 인호프 소위원장은 재차 “미국은 유럽·아프리카 또는 중동 등 다른 지역을 방어하면서 동시에 (한반도 내 군사적 충돌을) 치러낼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대니얼 앨린 육군 참모차장, 윌리엄 모런 해군 작전차장, 글렌 월터스 해병대 부사령관, 스티븐 윌슨 공군 참모차장 등 4군 수뇌부가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개의 전쟁 전략 부활
시간 필요하다


‘강한 미국’ ‘힘의 미국’을 주장하는 트럼프 정부는 ‘두 개의 전쟁 전략’을 부활시킬 가능성이 높다. 미국 영토 내에서는 반이민정책 등으로 폐쇄전략을 쓰고 있지만 세계무대에서는 ‘강한 미국’을 바탕으로 각종 분쟁 발생 시 적극적인 군사 개입을 할 확률이 높다.

문제는 부시 정부 때보다 한반도에서의 전쟁 발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상원보다 하루 앞선 7일 하원에서도 ‘두 개의 전쟁전략’관련 유사한 논의가 있었다. 당시에는 한반도 내에서 군사적 충돌을 의미하는 ‘코리아 시나리오’라는 표현이 직접적으로 거론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의회에서 조차 한반도 내 군사적 충돌을 우려한다는 것은 그만큼 북한의 미사일과 핵 위협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얘기했듯이 러시아 등에서는 이미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있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커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손 쓸 방법이 마땅치 않다. 사드배치 문제도 찬반 여론 충돌로 인해 지지부진한 상황인 데다 대선 결과에 따라 재논의될 확률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독자적인 방어책을 마련해 놓은 것도 아니다. 결국 미국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미국도 새로운 군사전략을 짜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7일 있었던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장에서 트렌트 프랭크스 의원은 월터스 부사령관에게 “미국의 현 전력 수준으로 방어전략을 이행할 수 있는가”라고 물었지만 “아니다”라는 답변이 나왔다. 이어 프랭크스 의원은 한반도를 지칭하며 “실례를 들어 현 병력 수준으로 다른 지역방어와 동시에 코리아 시나리오에 대처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월터스 부사령관은 “코리아 시나리오에 대응할 수 있다”고 대답했지만 “하지만 계획대로 하려면 다른 지역에서 (전력을) 빼와야 한다”는 전제를 깔았다. 현실적으로 한반도 내에서 전쟁이 벌어질 경우 다른 지역에서의 전력 차출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미국의 도움 외에 마땅한 대응전략이 없는 우리나라는 난감한 입장이다. 우방이라 믿고 있는 미국조차 전쟁이 날 경우 확실한 도움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지속적으로 미사일을 쏘는 이유는 전쟁을 하겠다는 의미보다는 협상의 도구 개념이 크다. 미국이나 우리나라와의 대화·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일종의 전략이다. 하지만 이러한 의도를 알고도 마땅한 대응책이 없다면 결국 협상에서 질 수밖에 없다.

트럼프 정부는 출범과 함께 오바마 정부에서 감액시켰던 국방예산을 증액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두 개의 전쟁’을 위한 국방력 증강이 언제쯤 가능할지는 현재로서 확실히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오두환 기자  odh@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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