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정치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에 신경작용제 VX가 사용된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말레이시아 경찰이 "VX가 말레이시아로 반입된 경로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24일(현지시간) 더스타에 따르면 탄 스리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이날 말레이시아 국제공항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VX가 반입된 경로는 아직 모른다"며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극소량이었다면 감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김정남의 죽음을 "화학물질로 인한 죽음"이라고 강조하며 북한의 소행이라고 특정하기를 피했다.

신경성 독가스인 'VX'(C_11 H_26 N O_2 PS)는 지금까지 알려진 화학무기용 물질 중 가장 독성이 강하다. 미국 질병관리본부(CDC) 홈페이지에 실린 설명 등에 따르면 VX는 농약으로 쓰이는 메틸파라티온 등 유기인산염 살충제와 독성 작용 원리는 비슷하지만, 훨씬 독성이 강하고 작용 속도도 빠르다.

대표적인 신경작용제 독극물인 사린가스(GB)와 비교하면 피부 노출시 독성은 VX가 훨씬 더 강하며, 흡입시 독성도 VX가 약간 더 높다. 치사량은 쥐에 대한 정맥 주사시 7㎍/㎏이다. 사람의 경우 피부 접촉시 치사량이 1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눈에 보일 정도의 액체 VX가 피부에 닿으면 즉각 씻어내지 않는 한 치명적일 가능성이 있다는 게 CDC의 설명이다.  특별한 냄새나 맛은 없으며, 실온에서는 주로 호박색(amber)의 유성 액체로 존재하며 자동차 오일과 비슷한 수준으로 매우 느리게 기화한다. 물론 온도를 높이면 비교적 빨리 기체가 된다

이날 오전 바카르 청장은 성명을 통해 김정남 시신의 입과 얼굴 부분에서 중추신경계에 손상을 입히는 신경작용제 VX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앞서 김한솔을 만나기 위해 말레이시아 경찰이 마카오에 팀을 파견했다는 설도 제기됐다. 이에 바카르 청장은 "앞으로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유족이 시신의 몸을 직접 보고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암살된 김정남 사건과 관련, 말레이시아 경찰은 현재까지 베트남·인도네시아 국적의 여성 용의자 각각 1명, 북한 국적자 리정철 등 3명을 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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