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에는 계절적 특성과 연관이 깊은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유난히 많았다. 낮은 기온 탓에 평소 어깨 주변 근육과 인대의 유연성이 갑자기 떨어지면서 급작스러운 움직임이 어깨에 무리를 주는 경우가 가장 흔한 경우다.

특히 어깨 통증은 더디게 회복되는 경향이 있어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다른 신체 관절부위와 달리 어깨는 해부학적으로 복잡한 구조로 돼 있기 때문에 통증이 시작되면 만성화되거나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된다는 특이사항이 있다.

무릎이나 발목처럼 보행 장애와 관련성이 적다보니 신체의 다른 부위와 달리 어깨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도 문제다. 그러다 보니 MRI(자기공명영상)촬영이 필요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엑스레이와 비교해 비용이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검사를 거부하는 사례도 많다.

또한 대부분 어깨 환자들이 찜질을 하거나 마사지기를 활용하거나 파스를 붙이는 등 홈 케어나 보조요법으로 시간을 끌다가 병을 키우기도 한다. 이런 방법들은 단순 근육통에나 적용될 뿐, 어디까지나 통증을 일시적으로 덜어주는 효과에 그친다. 어깨 환자들의 상당수는 통증을 무시하고 생활하다가 잠을 잘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르면 병원을 찾는다. 제때 치료하면 간단한 시술과 물리치료만으로도 해결될 일인데 문제를 키워 내원하는 경우가 태반인 것이다.

이처럼 어깨 통증을 유발하는 메카니즘은 생각보다 복잡해서 무관심으로 방치하면 큰 병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회전근개질환, 유착성관절낭염(오십견), 석회화건염 등의 질환으로 많이 알려진 어깨병은 실제 유병률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이 가운데 가장 높은 유병률은 전체 어깨병 환자의 60~70%를 차지하고 있는 ‘회전근개질환’이다. 주로 50대 이후에 어깨 회전근개 힘줄의 노화로 중장년층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최근에는 무리한 운동이나 사고가 원인으로 젊은 층에서도 발생빈도가 증가하는 추세다.

회전근개 파열은 어깨를 올리고 돌리는 역할을 하는 어깨에 위치한 네개의 힘줄이 끊어진 상태를 말하는데, 중장년층의 경우 관절막 외상 혹은 과다사용, 당뇨 등의 원인으로 염증이 생겨 발생하는 질환인 오십견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두 질환마다 각각의 통증 시그널이 존재한다. 회전근개 파열은 누운 자세에서 통증이 심하고 앉거나 서있을 때는 통증이 감소하는 특징이 있다. 특히 팔을 90도 각도로 들어 올릴 때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고, 그 이하나 이상의 각도에서는 통증이 오히려 줄어들기도 한다.

이에 반해 오십견은 팔을 나란히 한 상태에서 45도 이상 올라기자 않고 뒷짐을 지기 힘들다. 통증의 경우 회전근개 파열보다는 통증이 다소 약한 탓에 일반 근육통으로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방심은 금물이다. 회전근개가 파열된 상태를 오래 방치하면 힘줄 끝이 너덜너덜해지고 짧아져서 봉합이 어려워질 수 있다. 또한 제 기능을 완전히 상실됐다고 판단되면 인공관절치환술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이들 질환 말고도 어깨 질환의 종류는 수십 가지에 이른다. 최근에는 ‘어깨충돌증후군’ 환자들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어깨충돌증후군은 어깨를 처마처럼 덮고 있는 견봉과 위팔뼈인 상완골 사이가 좁아져 어깨를 움직일 때마다 어깨를 둘러싼 힘줄과 충돌, 통증과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어깨충돌증후군 가운데 특히 가시뼈(견봉하 골극)가 자라나 힘줄을 자극하는 질환은 팔을 들어 올릴 때 뾰족한 가시뼈가 회전근개를 압박해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럴 경우에는 자연치료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가시뼈를 다듬어주는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홈케어식 보조요법에 매달리거나 약물요법으로 시간을 끌다가는 회전근개 파열이라는 더 큰 화를 초래할 수 있는 셈이다. 약물 복용을 무턱대고 오래하는 것도 어리석은 처사다. 자칫 소화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한편 어깨 통증은 해부학적인 원인으로만 생기는 것은 아니다. 당뇨병 환자들의 경우 혈액 속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이 늘어나는데, 이 과정에서 어깨 관절낭의 염증을 초래해 어깨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심장병요인이 있는 사람들도 어깨 통증이 생길 수 있다는 연구보고도 있었다.

어깨는 사용량이 많은 만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신체부위다. 기본적으로 과사용으로 인해 질환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시간이 날 때마다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굳어있는 인대과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어깨질환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부천하이병원 원장>

정리=김정아 기자  jakk3645@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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