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 외자 유치 지지’ 표명으로 LG 인수 의지에 찬물부당 내부거래조사 과정서 LG에 대해서만 계좌추적권 발동하나로통신 인수를 둘러싼 정부와 LG간 대립 구도가 심화되고 있다. ‘엄정 중립’을 선언했던 정통부가 최근 하나로통신 경영정상화 방안의 일환으로 SK텔레큼 등이 제안한 ‘외자유치’에 지지입장을 표명, LG그룹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LG그룹 측은 사활을 걸고‘하나로통신 인수’에 나설 방침을 강조하고 있어, 정부 대 LG간 힘겨루기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 여기에 최근 공정위가 계좌추적권까지 발동하며 LG에 대한 부당내부거래 혐의를 조사하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된다.LG가 하나로통신 주식을 대규모로 매집,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그룹은 지난 9일까지 LG투자증권을 통해 하나로통신 600만주를 매집, 지분율을 18%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이를 두고 ‘하나로통신 외자유치’에 대해 찬성을 보이고 있는 정부에 대한 LG의 본격적인 반격이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LG그룹측은 “이번 매집은 외자유치를 부결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또 다른 안건을 통과시키기 위해 사들인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LG는 SK텔레콤 등이 제안한 외자 유치안과 별도로 국내와 외국자본이 결합한 제2 외자 유치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는 하나로통신 인수를 반드시 이루겠다는 LG그룹의 의지의 반영인 셈이다. LG로서는 그룹의 사활을 걸고 하나로통신을 인수, 통신 3강의 위치를 확고히 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정통부 등 정부에서 LG의 이런 시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정부와 LG’간 충돌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진대제 장관은 최근 “외자유치가 어려운데 외자유치안이 통과돼 11억달러가 들어오면 국가신인도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SK텔레콤의 주도로 추진중인 하나로통신의 외자유치방안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취했다.이에 LG그룹이 반발하고 나섰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외자유치안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며 제 2의 외자유치안을 내놓는 등 다각도의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 특히 주총에서 외자 유치안을 저지하기 위해 보유지분의 추가 확대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이와 함께 LG측은 정통부 등 정부가 ‘특정업체를 봐주고, LG는 죽이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고 강한 반발을 하고 있다.

LG로서는 그간 엄정 중립을 외쳤던 정부가 최근 LG의 ‘하나로 인수작업’에 대해 딴지를 걸고 나선 것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실제로 일부에서는 이같은 정통부의 자세에 대해 “하나로통신 경영권 문제에 대해 정부는 엄정중립을 지키겠다”고 여러 차례 불개입 의사를 밝힌 것과 크게 어긋난다며 편파성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도 사실. LG는 사실 참여정부 집권초기, ‘노 대통령의 아들의 LG 근무’등으로 인해 일정부분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LG는 “최근 정부가 노골적으로 LG에 대해 칼날을 곧추 세우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최근 일련의 사태도 LG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 사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6월9일부터 7월말까지 50여일동안 6대그룹(삼성, LG, SK, 현대차, 현대, 현대중공업)의 부당내부거래를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유독 LG그룹에 대해서만 계좌추적권을 발동, LG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재벌그룹에 대해 계좌추적권이 발동된 것은 99년 5대그룹 조사 이후 4년만에 처음으로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공정위가 계좌추적권을 발동한 것은 LG그룹 계열사(LG전자 화학 건설 증권 데이콤 등 5개 조사대상 계열사) 중 2곳의 회사채 발행 및 인수 과정에 의혹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 이런 사태에 대해 재계에서는 최근 하나로통신 인수 좌절에 이어, 공정위 계좌추적 등으로 LG그룹이 앞으로 상당기간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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