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변지영 기자] 영화 로건’(감독 제임스 맨골드)은 강력했던 힐링팩터 능력을 잃고 상처입고 과거를 후회하는 슈퍼히어로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켰다돌연변이 울버린이 아닌 그의 진짜 이름 로건을 제목으로 앞세운 이유다.

로건은 엑스맨 시리즈의 인기 캐릭터이자 휴 잭맨이 연기하는 마지막 울버린이다히어로 물 최초로 제67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는 등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영화의 배경은 현재에서 10여년이 훌쩍 지난 2029능력을 잃어가는 로건(울버린)은 멕시코 국경 근처의 한 은신처에서 병든 프로페서X(패트릭 스튜어트)를 돌보며 살아간다강력한 힐링 팩터’(다친 몸을 극적으로 회복시키는 돌연변이 능력)를 잃은 로건은 지난 과거와 자신의 능력을 후회하는 듯 쓸쓸한 중년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는 힘겨운 몸의 고통을 잊고자 알코올에 의존한 채 콜 리무진 기사 생활로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 이런 로건의 모습은 과거 그의 화려했던 기억을 반추하면 할수록 처연하기까지 하다고단해 보이고몸 곳곳에 남은 흉터는 더 이상 그를 강력한 슈퍼히어로로 보기 어렵게 한다.

하지만 앵글은 고단하고 세상의 관심이 지친 인간’ 로건에 초점을 맞춘다기존의 울버린’ 시리즈에선 본 적 없던 쓸쓸하고 감성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실제로 영화의 연출을 맡은 제임스 맨골드 감독은 울버린의 새 영화를 만든다고 한다면 반드시 과거에 존재했던 가정에서 벗어나 분위기에도 변화를 이뤄야했다고 말했다또 울버린 역을 맡았던 휴잭민은 기존의 울버린 시리즈와 다르고 신선하면서 무엇보다 인간적인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마지막 영화인만큼 그의 인간적인 모습클로 이상의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해 새로운 스토리에 대한 기대감을 더했다.

영화의 클라이막스는 정체불명의 집단에게 쫓기는 소녀 로라(다프네 킨)가 로건을 만나게 되며 긴박감을 높인다로라는 로건의 DNA를 가져 강철 클로를 사용할 수 있는 돌연변이 소녀인데 스스로도 건사하기 힘든 로건이지만 프로페서X’의 설득으로 로라를 목적지 에덴 으로 데려다 주기 위해 기꺼이 그의 삶에 올라탄다. 그는 자신과 닮은 로라에게 서서히 마음을 열며 슈퍼히어로서 모든 걸 건 마지막 대결을 시작한다.

액션이 가득한 영화 특유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난 뒤에는 뭔가 모를 애잔함이 껴든다클로를 사용한 로건의 액션은 여전히 위압적이지만 고단함이 묻어나온다.

물론 클로를 사용한 강렬하면서도 사실적인 액션은 숨도 못 쉴 정도로 관객들을 몰입시킨다.

영화는 힘을 잃어가는 슈퍼히어로와 후회 속 구원을 갈망하는 양면이 로건에게 완벽하게 녹아들며 인생의 통찰까지 선사한다미국과 멕시코를 넘나들며 광대한 로드 무비의 매력 역시 한껏 살렸다.

로라 역으로 첫 영화 데뷔를 앞둔 신예 다프네 킨은 신선하다고난이도 액션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전했다길들여지지 않은 어린 맹수 같은 모습부터 로건에게 부녀관계와 같은 가족의 정을 느끼게 하는 존재로 영화에 특별한 감성을 더한다체조와 공중 곡예 경험이 있는 그는 휴 잭맨과 놀라운 호흡을 자랑한다.

휴 잭맨은 시리즈 중 가장 인간적인 울버린으로 장렬한 수퍼히어로의 생을 마감했다.

한편 울버린 시리즈의 마지막을 담은 '로건'은 지난달 28일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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