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알고는 계십니까?

<뉴시스>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4차 산업혁명’이 강조되고 있다. 기업은 물론 대선주자들도 앞다퉈 ‘4차 산업’을 미래 먹거리라며 꼭 이루어야 할 분야라고 말한다.

그런데 4차 산업을 설명하라 하면 단순하게 ‘인공지능 산업’이라고 말할 뿐 더 이상이 없다. 누리꾼 사이에선 잘 알지도 못하는 4차 산업혁명을 들먹인다고 비난하는 글도 있다.

제대로 된 정의를 내리지 못하고 누군가하니깐 따라한다는 불평이다. 도대체 4차 혁명이란 무엇이고 대선주자와 기업들이 선점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 대신 인공지능 로봇이’ 설명에 의문만 키워
‘경쟁 과열’양상…대선후보도 사용 방식 놓고 이견 


우선 4차산업혁명부터 알아보자. 포털 백과사전에 따르면 ‘4차산업혁명’은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으로 이루어낸 혁명 시대를 가리킨다.

이 혁명은 물리적, 생물학적, 디지털 세계를 빅 데이터에 입각해서 통합시키고 경제 및 산업 등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신기술로 설명될 수 있다. 가상현실, 증강현실도 물리적 세계와 디지털 세계의 접목에 해당된다.

여기서 의문이 제기된다. 그동안 이런 일들이 연구되지 않았는가 하는 것이다. 일부 학자들은 제4차산업혁명의 실체가 정확히 무엇이며 디지털경제의 속성과 어떤 차별성이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는다. 관점에 따라선 새로운 개념으로 삼을 만큼 설명이 완벽하지 않지만 대중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지난 김대중 정부 시절 IMF 금융위기를 극복하고자 벤처가 급성장했지만 얼마 가지 않아 벤처 기업들의 무더기 몰락으로 엄청난 후폭풍을 겪어야 했다. 4차산업을 국가 성장 동력의 기폭제로 활용해야 한다는 데 이견은 없지만 주도면밀하지 않은 제2벤처붐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대선주자들도 이러한 이유 등으로 접근 방식에 차이를 보이며 갑론을박 중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지난 1일 4차 산업혁명 선도 전략을 공개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은 문 전 대표의 전략에 대해 ‘박정희식 패러다임’이라 비판하면서 “4차산업혁명은 민간이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주자들도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나름의 복안을 내놓고 있지만 이견 차이는 분명하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신융합산업과 연구개발(R&D) 분야를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대기업 간 내부거래 및 지식재산권 침해 등 문제점을 바로잡아 4차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환경을 만들어놓겠다는 생각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기술 진보로 발생하는 일자리 감소 등 성장의 반대급부 대비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때문에 이 시장은 기본소득을 내세우고 있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4차산업혁명 시대에 일자리 감소에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남경필 경지지사는 단기 일자리에 따른 불안정성을 해소하기 위해 사회보험 적용 확대 및 계약관계의 공정성 강화 등을 강조하고 있다.

일각에선 지난 대선에서 최대 공약이었던 경제민주화가 현 정부 출범 이후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4차산업혁명도 ‘표몰이’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언론 매체는 이것을 녹색성장이니 창조경제라는 용어처럼 유권자의 지지표를 얻기 위한 내용 없이 공허한 정치적 수사일 뿐이라고 비판적인 기사를 내기도 했다.

그렇다면 4차산업혁명을 쉽게 풀어보자. 공상과학 영화에서 나올 법한 인공지능 로봇들이 사람 대신 어떠한 행위를 하는 것이다. 자율주행차량을 예로 들어보면 사람이 운전대를 잡지 않고 기계에 저장된 데이터를 통해 차량 스스로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것이다. 

신규 아파트에도 ICT 기술 발달로 건설사 고유의 특화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아파트가 등장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들이 층간소음 예방, 에너지 절감 등 신기술을 적용한 아파트를 잇따라 분양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제로에너지 시범사업 단지로 선정된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에 태양광과 수소연료전지 등 재생에너지로 각 가구와 공용부에 활용하고 있다. 

스마트 BEMS(빌딩에너지관리시스템)로 다음날 재생에너지 생산량과 사용량을 미리 분석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한다. 또 각종 에너지 절감 기술을 투입해 국내에서 공동주택 처음으로 가장 높은 에너지 효율등급인 ‘1++’ 인증을 획득했다. 

삼성물산이 분양한 ‘래미안 베라힐즈’에는 웨어러블 원패스 시스템을 적용했다. 입주자가 스마트카드를 가지고 있으면 공동현관 자동열림, 엘리베이터 자동호출, 내 주차 위치 확인, 비상호출 등이 가능하다. 현대산업개발은 사전 제작한 콘크리트와 단열재를 하나로 합쳐 단열 성능을 40% 이상 높인 고단열 복합 PC 외벽 시스템을 아이파크 브랜드에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전의 모든 산업혁명이 그랬듯이 4차산업혁명도 장미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직업군의 변화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2020년까지 사라질 직업 자료를 내놓았다. 

그 자료에서 가장 크게 사라질 직업은 화이트칼라 사무직(67%)이었다.  다음이 제조업으로 22.4%이었다.

이 보고서에서 주목된 것은 앞으로 변화에 가장 취약한 직업이 아이러니하게도 제조 노동자가 아닌 한때 선망이던 화이트칼라 근로자들이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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