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랄라치킨 매장 내부.
본부 시스템 검증 필요· 매뉴얼 잘 갖춰져 있는지 파악
직영점 꼼꼼히 살펴보기·타 매장과 관계는 중요한 지표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저가 생과일 주스 전문점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는 김정미씨(가명,여·33)는 지난해 6월에 창업을 했다. 15년부터 저가 생과일 주스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직장생활 7년간 모은 총 1억 원을 투자해 창업한 것이다.

김 씨는 잘 알려진 브랜드 대신 가맹비 등 창업비용이 적은 본사에 가맹을 했다. 가맹점 이익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창업비용이 경쟁사에 비해 반밖에 안 든다는 달콤한 말을 믿은 것이다.

여름철은 그런 대로 장사가 잘됐다. 그런데 9월이 돼 찬바람이 불자 매출이 급격히 떨어졌다. 이미 주변 곳곳에 경쟁 점포들이 들어서 있었고, 기존의 커피전문점에서도 저가 주스를 팔기 시작했다.

김 씨의 점포는 한겨울이 되자 파리가 날릴 정도로 장사가 안 됐다. 본사에서는 올 여름철을 기대하라고 하지만 이미 과당경쟁에 빠진 저가 주스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믿을 수 없다.

그나마 본사가 튼튼한 브랜드는 메뉴 개발과 다양한 광고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어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지만 김 씨가 가맹한 본사는 재무구조가 부실해 시장의 분위기만 살아나길 기대하고 있을 뿐이다. 벌써 본사는 다른 유행 업종을 물색하고 있는 듯하다.

김 씨와 같은 사례는 몇 년 전 눈꽃빙수가 유행하던 사례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수십 개 되던 브랜드가 2년도 채 안 돼 지금은 설빙을 제외하고는 거의 다 사라져 버렸다. 다행히 유행 초기에 진입한 점포들은 어느 정도 수익을 냈지만, 유행 막바지에 뛰어든 창업자들은 수억 원을 날린 사례가 부지기수다.

마치 주식시장에서 상투를 잡은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자영업 창업시장은 진입과 탈퇴가 자유로운 완전경쟁시장에 가깝다. 아무리 유행하는 업종도 1년을 넘기지 못하고 금방 과당경쟁에 빠진다는 얘기다.

현재 창업시장은 ‘다산다사’의 대란이 일고 있다. 이러한 때일수록 가맹점 창업자는 원칙에 입각한 창업을 해야 한다. 창업 초보자들은 별다른 장사 경험이나 노하우가 없어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을 선호한다.

하지만 프랜차이즈가 창업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제대로 된 프랜차이즈를 고르는 일이 생각만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주먹구구식 운영으로 본사 운영이나 가맹점 관리의 효율성이 크게 미흡한 가맹본부가 많고, 직영점 하나 없이 가맹점 모집에 나서 절박한 창업자를 상대로 가맹점을 모집한 후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져 버리는 가맹본부도 적지 않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시스템 사업’이라 불린다. 가맹본부는 단순히 물류나 상품만이 아니라 점포 운영에 필요한 모든 경영 노하우를 가맹점에 제공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사업 운영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 가맹본부를 선택해야 한다.

프랜차이즈 본사의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사업운영에 필요한 매뉴얼, 즉 본사운영 매뉴얼, 제조·배송 매뉴얼, 가맹점 관리·감독 매뉴얼, 가맹점 교육·지원 매뉴얼 등이 얼마나 잘 갖춰져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중견 프랜차이즈 한솥도시락은 이러한 매뉴얼을 잘 갖추고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가맹점 관리 및 지원의 과학화로 가맹점 매출이 안정적으로 올라 창업시장에서는 ‘한솥도시락 창업은 과학이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유통 물류 시스템도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반드시 구축해야 한다. 유통 물류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야 가맹본부가 유통 상품의 노하우를 터득할 수 있고, 향후 가맹점이 확산됐을 때 원활한 상품 공급이 가능해진다.

국내 중견 프랜차이즈 (주)훌랄라는 특히 유통 및 물류 시스템에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사가 직접 제조 및 유통·물류를 하고 있어, 각 가맹점에 식자재를 경쟁업체보다 품질도 좋고 가격도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다.

가맹본부의 속을 들여다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의 관계를 살펴보는 것이다. 가맹점과의 관계에서는 슈퍼바이저가 큰 역할을 한다. 가맹점의 매출손익관리, 매장시설관리 등을 주로 하며, 상담이나 지도, 교육 등을 통해 점주의 경영 의욕을 향상시키고, 세무나 회계 등 운영상의 문제점을 발견하면 본부와의 의사소통을 통해 개선책을 제시하기도 한다.

가맹점과의 관계를 살펴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기존 가맹점들을 직접 방문해 가맹점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다. 본사의 체계적인 가맹점 지원 및 관리가 이루어지는 프랜차이즈의 경우라면 기존 가맹점주들의 만족도가 높고 평판도 좋을 것이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성공한 직영점의 복제사업’이라고도 불린다. 그만큼 프랜차이즈 사업에 있어 직영점의 성공적인 운영은 중요하다. 특히 브랜드 인지도나 가맹점주의 평판 등을 검증하기 어려운 신생 프랜차이즈 본사라면, 직영점 운영 기간이 가맹본부의 신뢰도나 건전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다.

직영점 운영이 중요한 이유는 이를 통해 성공 노하우를 터득하고 더욱 효과적으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맹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일정기간 직영점을 운영하면, 가맹본부는 시행착오를 거치며 구체적인 점포 운영과정을 표준화하고 이를 매뉴얼로 작성할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을 완성하는 데 있어 직영점 운영은 매우 중요하고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소장  ilyo@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